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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따라잡기] 로힝야족


지난 25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주재 미얀마 대사관 앞에서 '로힝야족 학살 반대' 집회가 열린 가운데, 이슬람 교도 여성이 아웅산 수치 미얀마 국가자문역 겸 외무장관의 가면을 쓰고 참석했다.

지난 25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주재 미얀마 대사관 앞에서 '로힝야족 학살 반대' 집회가 열린 가운데, 이슬람 교도 여성이 아웅산 수치 미얀마 국가자문역 겸 외무장관의 가면을 쓰고 참석했다.

뉴스의 배경과 관련 용어를 설명해드리는 뉴스 따라잡기 시간입니다. 최근 미얀마 정부가 이슬람 소수계인 로힝야족을 대상으로 이른바 ‘인종청소’를 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국제사회의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무국적자로 국제사회를 표류하고 있는 ‘로힝야족’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박영서 기자입니다.

"로힝야족은 누구인가?"

로힝야족은 불교국가인 미얀마에서 이슬람교를 믿으며 살고 있는 소수민족입니다. 로힝야 족은 로힝가족, 로힝기야족으로 불리기도 하는데요. 미얀마는 무려 130여 개가 넘는 종족들이 살아가는 다인종 국가입니다. 하지만 미얀마 정부와 미얀마 국민은 로힝야족을 소수민족으로 인정하지 않고 ‘로힝야족’이라는 용어 자체도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미얀마 정부는 로힝야족을 자국에 불법 입국한 벵골족, 즉 방글라데시인들로 간주하고 있습니다. 현재 미얀마와 방글라데시, 중국 등지에는 약 130만 명의 로힝야 족이 있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녹취: 유니세프 운영 학교 수업 현장음]

유엔아동기금(UNICEF)이 로힝야족의 집단거주지역인 미얀마 서북부 라카인주에 세운 임시 학교에서 로힝야족 어린이들이 공부하고 있습니다. 로힝야족 어린이들은 미얀마 정부의 인정을 받지 못하기 때문에 어떠한 교육 혜택도 받지 못하는데요. 유니세프 같은 국제기구의 도움으로 운영되는 이런 교육 시설이 있기도 했지만 그나마 지금은 거의 다 철거된 상황입니다.

[녹취: 로힝야족 여성 증언]

피를 계속 흘리고 있지만 응급치료를 전혀 받지 못하고 있는 한 로힝야족 여성입니다. 이 여성은 자신이 혹 잘못된 후 남겨질 아이들을 걱정하고 있습니다. 로힝야족 여성들은 먹을 것이 없어 진흙을 빚어 그것으로 끼니를 대신하는 게 일상입니다.

미얀마 정부는 2010년 총선 당시 이들에게 임시신분증을 발급하기도 했는데요. 하지만 지난해 이 임시신분증을 다시 몰수하면서 이제 아무런 신분증도 없는 처지가 됐습니다.

"로힝야족의 역사"

미얀마 정부가 로힝야족의 이런 참혹한 현실을 외면하는 이유는 로힝야족에 대한 역사적 인식 차이 때문입니다.

로힝야족들은 자신들이 7세기경부터 지금의 라카인 주 지역에 정착해 대를 이어 살고 있는 아랍 상인들의 후손들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수 세기에 걸쳐 살아온 소수민족이기 때문에 미얀마 국민으로 인정받을 자격이 충분하다는 게 이들의 주장인데요.

하지만 미얀마 정부의 주장은 다릅니다. 미얀마 정부는 영국이 1800년대 미얀마를 식민 통치할 당시, 역시 식민지배하고 있던 인도에서 대거 몰려들어온 이슬람 신자들, 즉 무슬림의 후예들이라는 겁니다. 당시 영국 정부는 식민지배를 강화하기 위해 정책상 이들을 준 지배 계층으로 대거 등용하고, 또 싼 노동력을 이용해 농사를 짓게 해 미얀마 농민들과 잦은 마찰을 빚기도 했는데요. 그러면서 이들에 대한 미얀마인들의 적대감이 커졌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참고로 인도의 무슬림들은 훗날 이슬람 국가인 방글라데시로 독립했습니다.

미얀마 정부는 지금까지도 계속해서 방글라데시에서 넘어오는 사람들이 있다면서 이들은 불법이주자일 뿐 미얀마의 소수민족, 미얀마 국민이 아니라는 입장입니다.

"2012년 라카인주 폭동 사건 "

역사적으로 차별대우를 받긴 했지만 그래도 비교적 평화롭게 공존해오던 로힝야족 문제가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게 된 건 지난 2012년 6월 라카인주에서 발생한 대규모 폭동사건때문입니다.

한 로힝야족 남성이 미얀마 여성을 성폭행했다는 소문이 돌면서 불교 승려들을 중심으로 성난 대규모 미얀마인들이 로힝야족 거주지를 습격했습니다.
사건은 유혈 충돌로 비화했고 100여 명이 숨졌는데요. 200명이 넘는다는 보도도 있습니다. 가옥 수천 채가 불에 탔고 1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피난길에 올랐습니다. 남아있는 로힝야족들도 라카인주 외곽에 따로 격리된 채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 사건 이후 미얀마에서는 로힝야족과 무슬림에 대한 혐오증이 본격적으로 표면화되기 시작했고, 핍박과 학대, 유혈충돌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미얀마 정부와 불교 승려들이 부추기고 있다는 의혹의 시선을 보내고 있습니다.

결국 정부의 탄압을 피해 탈출하는 로힝야 족의 행렬이 이어지고 있지만 어느 나라도 이들을 선뜻 받아주지 않고 있습니다.

[녹취: 로힝야 족 선상난민]

지난 5월, 수백 명의 로힝야족을 태운 배들이 동남아시아 인근 바다 위를 떠다니다 공해로 쫓겨 나는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먹을 것이 없어 소변을 마시며 버티다 결국 바다에 빠져 자살하는 사람들까지 나오는 상황에 내몰린 겁니다. 파르한 하크 유엔 부대변인은 이들이 타고 있는 배를 ‘떠다니는 관’이라는 말로 처참한 현실을 전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지난 10월 미얀마 국경수비대가 무장괴한의 습격을 받는 사건이 벌어지자 미얀마 정부는 배후로 로힝야족을 지목하고 이 지역을 봉쇄하고 대대적인 군사작전을 벌였습니다. 로힝야족들은 다시 이웃 나라 방글라데시나 중국으로 가기 위해 피난길에 올랐는데요. 하지만 이들 나라도 지금 국경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아웅산 수치 여사와 로힝야족"

[녹취: 로힝야족 탄압 반대 시위]

최근 로힝야족 사태와 관련해 아웅산 수치 여사를 비난하는 시위 소리입니다. 국가자문 겸 외무장관인 수치 여사는 미얀마의 사실상 최고 실권자이지만, 그간 로힝야족 문제와 관련해 특별히 언급하거나 문제 삼는 발언을 하지 않았습니다. 비판자들은 수치여사가 미얀마 전체 국민의 90%를 차지하는 불교도들의 민심을 잃을까봐 침묵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습니다.

인권운동가들은 미얀마 군사정권에 맞서 싸운 민주화 운동의 상징, 1991년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아웅산 수치 여사의 행동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현재 미얀마 정부는 로힝야족에 대한 조직적인 탄압이나 학살은 없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슬람권 국가들을 중심으로 국제사회의 비난이 고조되자, 최근 미얀마 정부는 로힝야족에 대한 인도적 실태를 조사하기 위해 국가 차원의 조사위원회를 구성하겠다고 발표해 향후 조치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미얀마 내 이슬람 소수민족 로힝야족에 대해 살펴봤습니다. 지금까지 박영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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