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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한국 대통령 "임기단축 등 국회 결정 따라 퇴진"


박근혜 한국 대통령이 29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실에서 제3차 대국민담화를 발표하고 있다.

박근혜 한국 대통령이 29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실에서 제3차 대국민담화를 발표하고 있다.

이른바 ‘최순실 국정개입 사건’으로 탄핵 압박을 받고 있는 박근혜 한국 대통령이 오늘(29일) 임기 단축을 포함한 자신의 대통령직 진퇴문제를 국회 결정에 맡기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대해 한국 여야 정치권은 상반된 반응을 보였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박근혜 한국 대통령은 29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제3차 대국민담화를 발표했습니다.

박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자신의 대통령직 진퇴문제를 국회의 결정에 맡기겠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박근혜 한국 대통령] “제 대통령직 임기단축을 포함한 진퇴문제를 국회의 결정에 맡기겠습니다. 여야 정치권이 논의하여 국정의 혼란과 공백을 최소화하고 안정되게 정권을 이양할 수 있는 방안을 만들어주시면 그 일정과 법 절차에 따라 대통령직에서 물러나겠습니다.”

박 대통령은 국내외 여건이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에서 나라와 국민을 위해 어떻게 하는 것이 옳은 길인지 숱한 밤을 지새우며 고민한 끝에 이같이 결심했다고 말했습니다.

박 대통령은 이어 이제 모든 것을 내려놓았다며 하루속히 대한민국이 혼란에서 벗어나 본래의 궤도로 돌아가기를 바라는 마음 뿐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박 대통령의 이번 담화 발표는 2차 담화 이후 25일 만으로, 퇴진을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박 대통령은 또 1,2차 담화에 이어 이번 담화에서도 다시 한 번 국민들에게 고개를 숙였습니다.

박 대통령은 자신의 불찰로 국민 여러분께 큰 심려를 끼쳐드린 점 다시 한번 깊이 사죄 드린다며 이번 일로 마음 아파하는 국민들의 모습을 보며 100번이라도 사과를 드리는 게 당연한 도리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최순실 국정개입 사건에 대해선 단 한 순간도 사익을 추구하지 않았고 작은 사심도 품지 않고 살아왔다며 무고함을 거듭 강조했습니다.

[녹취: 박근혜 한국 대통령] “지금 벌어진 여러 문제들 역시 저로서는 국가를 위한 공적인 사업이라고 믿고 추진했던 일들이었고 그 과정에서 어떠한 개인적 이익도 취하지 않았습니다.”

박 대통령이 자신의 퇴진과 관련해 국회가 일정을 정해주면 따르겠다고 함에 따라 공은 국회에 넘어갔다는 분석입니다.

국회 추천 총리 문제와 거국내각 구성, 조기 대통령 선거 일정 등 구체적인 퇴진 일정표를 여야가 논의해 달라는 뜻이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

이와 함께 이번 사건이 제왕적 대통령제 때문이라는 문제 의식을 갖고 있는 정치세력들이 차제에 개헌까지도 함께 논의하려는 움직임이 있어 정치권의 합의가 쉽지 않으리라는 전망입니다.

박근혜 한국 대통령이 3차 담화문을 발표한 29일 밤 서울 파이낸스 빌딩 앞에서 박 대통령의 퇴진을 주장하는 철도노조 조합원들과 시민들이 촛불집회를 열고 대통령 퇴진 구호를 외치고 있다.

박근혜 한국 대통령이 3차 담화문을 발표한 29일 밤 서울 파이낸스 빌딩 앞에서 박 대통령의 퇴진을 주장하는 철도노조 조합원들과 시민들이 촛불집회를 열고 대통령 퇴진 구호를 외치고 있다.

한국의 여야 정치권은 박 대통령의 담화에 대해 상반된 반응을 보였습니다.

집권여당인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는 박 대통령의 담화에 대해 자신의 거취를 국회에 백지위임한 것으로 사실상의 하야 선언이라고 평가하고 야권과 여당 일부 의원들이 추진 중인 탄핵 절차를 원점에서 재검토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정 원내대표는 서울 도심에서 열리고 있는 대규모 시민 촛불집회에 대해 광장의 함성, 광장의 요구는 국민적 요구로 대통령 퇴진에 있었다며 박 대통령은 국민에게 항복을 선언했다고 평가했습니다.

정 원내대표는 개헌이 이뤄지면 헌법 개정 절차에 따라서 대통령의 질서 있는 조기 퇴진이 이뤄질 수 있다며 지지부진한 개헌 논의를 어떤 형태로든 매듭짓고 다음 단계로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반면 야권은 박 대통령의 담화가 꼼수라고 비판하며 탄핵소추를 그대로 추진하겠다고 한 목소리를 냈습니다.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의원총회에서 한마디로 탄핵을 앞둔 교란책이고 탄핵을 피하기 위한 꼼수라며 탄핵절차에 한 치의 흔들림 없이 단일대오로 나아가겠다고 말했습니다.

추 대표는 조건 없는 하야가 민심이고 즉각 퇴진이 국정농단과 외교적 수치를 막고 국정을 수습하는 유일한 길임에도 박 대통령은 하야에 대한 언급 없이 국회에 그 책임을 떠넘겼다고 반발했습니다.

또 다른 야당인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은 사회관계망인 페이스북에 박 대통령은 촛불의 민심과 탄핵의 물결을 잘라버리는 무책임하고 무서운 함정을 국회에 또 넘겼다며 다른 야당들과 양심적인 새누리당 의원들과 계속 탄핵을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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