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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베니아 록밴드 평양 공연 다큐 '해방의 날' 공개


노르웨이의 모르텐 트라빅과 라트비아의 우기스 올테가 감독한 기록영화 '해방의 날(Liberation Day)'의 한 장면.
노르웨이의 모르텐 트라빅과 라트비아의 우기스 올테가 감독한 기록영화 '해방의 날(Liberation Day)'의 한 장면.

지난해 평양에서 열린 서양 록밴드의 공연을 다룬 기록영화가 공개됐습니다. 이 록밴드는 평양에서 공연한 최초의 서양 록밴드였습니다. 김정우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세계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암스테르담 국제다큐멘터리 영화제 (IDFA : International Documentary Film Festival Amsterdam)에 북한과 관련된 작품이 출품됐습니다.

노르웨이의 모르텐 트라빅과 라트비아의 우기스 올테가 감독한 '해방의 날'(Liberation Day)이란 기록영화입니다.

[녹취: 영화 예고편 가운데 일부]

이 기록영화는 슬로베니아 출신 록밴드 라이바흐가 지난해 8월 일제 치하에서 한반도의 해방 70주년을 기념해 평양 김원균 음악관에서 공연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서양 대중음악 밴드가 북한에서 공연한 것은 이 때가 처음입니다.

슬로베니아가 옛 유고슬라비아 연방의 일부이던 1980년 결성된 라이바흐는 나치 독일을 떠올리게 하는 도발적인 공연으로 여러 차례 논란이 됐던 록밴드 입니다.

기록영화 '해방의 날'은 라이바흐와 그 일행이 평양에 도착해 공연을 준비하기까지의 과정과 공연 당일 표정을 다양한 음악을 배경으로 재미있게 그렸습니다.

특히 공연 준비 과정에서 기술적인 어려움, 문화 차이, 그리고 북한 당국의 세세한 검열로 발생하는 어려움을 여과없이 보여주고 있습니다.

[녹취: 북한 관리가 공연을 불허한다고 통보하는 부분]

공연을 주선하고 영화를 감독한 모르텐 트라빅 씨는 언론 인터뷰에서 북한과 라이바흐가 둘 다 파시스트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면서, 영화를 통해 이런 비난이 편견에 따른 것이란 사실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습니다.

지금까지 북한을 10여 차례 이상 방문해 북한 관련 영상물을 만든 트라빅 씨는 라이바흐 공연을 성사시키는 것이 어려웠지만, 이 록밴드의 도발적인 모습이 억압으로부터 해방을 뜻한다고 북한 측을 설득해 공연할 수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트라빅 씨는 자신의 영화가 북한체제에 이용됐다거나, 북한을 우스꽝스럽게 묘사했다는 비난에 대해, 영화에 너무 큰 의미를 두지 말라고 강조했습니다.

또 이 영화가 음악과 팝 문화, 신화, 그리고 선동에 대한 것이라면서 관객들에게 뭔가 생각해볼 거리를 주었으면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VOA 뉴스 김정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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