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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군사정보협정 체결…2급 이하 군사정보 직접 공유


한민구 한국 국방장관(오른쪽)과 나가미네 야스마사 주한일본대사가 23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2급이하 군사비밀을 직접 공유하는 군사비밀정보보호협정(GSOMIA)을 체결하고 있다.
한민구 한국 국방장관(오른쪽)과 나가미네 야스마사 주한일본대사가 23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2급이하 군사비밀을 직접 공유하는 군사비밀정보보호협정(GSOMIA)을 체결하고 있다.

한국과 일본이 오늘(23일) 군사비밀정보 보호협정을 체결했습니다. 이로써 두 나라는 2급 이하의 군사비밀을 미국을 거치지 않고 직접 공유할 수 있게 됐습니다. 서울에서 박병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민구 한국 국방부 장관과 나가미네 야스마사 주한 일본대사는 23일 서울 국방부에서 한-일 군사비밀정보 보호협정에 서명했습니다. 이 협정은 상대국에 대한 서면통보를 거쳐 곧바로 발효됩니다.

이로써 한-일 양국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정보를 비롯한 2급 이하의 군사비밀을 미국을 거치지 않고 직접 공유할 수 있게 됐습니다.

그동안 한-미-일 3국은 정보공유 약정에 따라 정보를 교환해 왔지만 반드시 미국을 거쳐야 했기 때문에 신속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었습니다.

이번 협정 체결로 한국은 일본이 정보수집 위성 등에서 수집한 북한 잠수함 기지와 각종 탄도미사일 기지,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 관련 정보 등을 받을 수 있게 됩니다.

일본은 정보수집 위성 5기와 이지스함 6척, 탐지거리가 천km 이상인 지상 레이더 4기, 조기경보기 17대, 해상초계기 77척 등 다양한 정보 자산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일본으로서는 탈북자나 북-중 접경지역의 인적 관계망을 통한 정보와 군사분계선 일대의 감청 수단을 통해 한국 측이 수집한 정보 등을 받아볼 수 있게 됩니다.

한국 국방부는 이번 협정 체결로 북한 동향에 대한 감시 능력과 정보의 질적 수준이 크게 향상될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국방부 문상균 대변인입니다.

[녹취: 문상균 대변인/ 한국 국방부] “이번 협정 체결로 한-일 양측은 상호 획득한 직접 정보를 공유할 수 있어 대북 감시 능력이 향상될 것입니다.”

하지만 한-일 군사정보협정 체결은 일본과의 군사협력이 시기상조라는 여론과 야당의 반대를 무릅쓰고 한국 정부가 일방적으로 밀어붙였다는 비판이 거세게 일고 있습니다.

23일 한국 서울 국방부 앞에서 한국과 일본의 군사비밀정보 보호협정 체결에 반대하는 시위대가 경찰과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23일 한국 서울 국방부 앞에서 한국과 일본의 군사비밀정보 보호협정 체결에 반대하는 시위대가 경찰과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한민구 국방장관이 서명식에서 나가미네 주한 일본대사에게 일본 자위대의 한반도 진출과 군사대국화 문제, 미국의 미사일 방어체계 편입 등에 대해 한국민의 우려가 있다는 점을 분명히 강조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 나가미네 일본대사는 ‘충분히 이해한다’고 답했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등 한국의 야권 3당은 하루 전 한-일 군사정보협정이 국무회의에서 의결되자 졸속적이고 매국 협상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야 3당은 협상을 강행한 책임을 물어 한민구 국방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을 국회에 제출하겠다고 공언해 놓았습니다.

이와 함께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과 아태평화위원회 대변인 등은 한-일 군사정보협정이 한-미-일 삼각 군사동맹을 구축해 북침 야망을 실현하려는 것이라고 비난했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박병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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