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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외무성 "미국 적대시 정책 철회해야"...트럼프 겨냥 메시지


지난 6월 북한 평양김일성광장에서 한국전 발발 66주년을 맞아 대규모 반미 군중대회가 열렸다.

지난 6월 북한 평양김일성광장에서 한국전 발발 66주년을 맞아 대규모 반미 군중대회가 열렸다.

북한이 이례적으로 장문의 외무성 비망록을 통해 미국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정책은 완전히 실패했으며 북한의 핵 보유국 지위를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미국의 차기 행정부를 겨냥해 북한 적대시정책의 폐기를 촉구하는 메시지라는 분석입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외무성은 21일 A4용지 9장 분량의 비망록을 내고 미국이 전례 없이 강력하게 추진한 북한 적대시정책과 핵 위협이 북한의 자위적 대응을 초래했고, 이 같은 정책은 결국 참패를 면치 못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습니다.

외무성 비망록은 또 북한을 사실상의 핵 보유국으로 인정할 것을 미국에 촉구했습니다.

북한 외무성 비망록은 바락 오바마 행정부의 북한 제재와 압박 정책의 실패를 강조하며 내년 1월 출범하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 북한 적대시 정책을 폐기할 것을 촉구하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비망록은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이후 미국의 적대시 책동과 핵 위협에 맞서 미국과의 전면 대결전에 나선 때로부터 5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며, 2012년 이후 감행된 미국의 정치적, 군사적, 경제적 제재 행위들을 상세하게 나열했습니다.

비망록은 이와 함께 북한의 달라진 전략적 지위를 똑바로 보고 적대시정책과 핵 위협을 철회할 의지를 행동으로 보이는 게 문제 해결의 출발점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서세평 제네바 주재 북한 대사는 지난 17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을 겨냥해 미-북 관계 정상화 논의의 전제조건인 대북 적대시 정책 포기의 구체적 사례로 주한미군 철수와 평화협정 체결을 거론했다.

서세평 제네바 주재 북한 대사는 지난 17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을 겨냥해 미-북 관계 정상화 논의의 전제조건인 대북 적대시 정책 포기의 구체적 사례로 주한미군 철수와 평화협정 체결을 거론했다.

한국의 북한 전문가들은 북한 외무성 비망록이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정책을 결산하는 형식을 띠고 있지만 아직 구체적인 윤곽이 드러나지 않은 트럼프 새 행정부의 대북정책에 영향을 주려는 계산이 깔린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한이 핵 보유국 지위를 전제로 큰 틀의 협상을 암묵적으로 제안한 것으로 풀이했습니다.

[녹취: 양무진 교수/ 북한대학원대학교] “트럼프 행정부는 전략적 인내라는 대북정책 실패를 인정하고 그 토대에서 대북 적대시정책 폐기를 우선순위를 둬야 하고, 더 나아가서 협상을 하더라도 핵을 가진 동등한 국가 입장에서 양측이 모두 원하는 현안을 하나의 테이블에 올려놓고 협상하자는 전략적 의도가 담긴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이 외무성 비망록이라는 형식의 메시지를 보낸 것은 그만큼 트럼프 새 행정부에 대해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는 관측도 나왔습니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대선 과정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미치광이라고 비난하면서도 직접 대화를 배제하지 않겠다고 언급함에 따라 북한으로선 차기 미 행정부의 북한정책 방향을 가늠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북한의 위협을 통제불가능한 수준으로 치닫고 있다고 보고 대화냐 선제공격이냐 식의 극단적 선택지를 놓고 저울질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북한으로서도 신중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입니다.

[녹취: 고유환 교수 / 동국대학교 북한학과] “트럼프 신정부의 대북정책이 어떻게 구체화되는지 지켜보고 또 그 구체화되는 과정에서 북한이 추가적으로 상황을 악화시키는 행동은 하지 않겠다, 그러면서 민간 차원 대화는 조심스럽게 하면서 자신들의 입장을 간접적으로 전달하는 노력들은 또 하고 있죠.”

북한의 장일훈 유엔주재 차석대사와 최선희 외무성 미국국장은 최근 스위스 제네바에서 미 존스홉킨스대 한미연구소의 북한전문 웹사이트인 ‘38 노스’ 운영자인 조엘 위트 연구원과 로버트 아인혼 브루킹스연구소 수석연구원 등을 만났습니다.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북한 당국과 미국의 민간 전문가 간 첫 비공식 접촉이라는 점에서 북한이 트럼프 새 행정부의 대북정책을 가늠하기 위한 자리였으리라는 관측이 나왔습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한이 미국의 정권교체는 물론 ‘최순실 국정개입 사건’으로 빚어진 한국의 정국 불안, 그리고 함경북도 수해 등 여러 불안 요인들을 고려해 당분간 핵이나 장거리 미사일 발사 등 도발을 자제하면서 상황을 관망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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