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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따라잡기] 미국의 분리주의 역사


지난 13일 미국 뉴욕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에 반대하는 시위가 열렸다.
지난 13일 미국 뉴욕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에 반대하는 시위가 열렸다.

뉴스의 배경과 관련 용어를 설명해드리는 뉴스 따라잡기 시간입니다. 최근 미국의 제45대 대통령으로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이 선출되면서 미국의 각 주에서 연방 탈퇴 주장이 나오고 있는데요, 특히 민주당 성향이 뚜렷한 캘리포니아 주에서 연방 탈퇴 움직임이 거세게 일고 있습니다. 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미국의 분리주의 역사에 대해서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조상진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분리주의란 무엇인가”

분리주의는 한 나라에서 어느 지역이 분리 또는 독립하려는 현상을 뜻하는데요, 이런 분리주의는 그렇다면 왜 생겨나는 것일까요?

보통은 지역이나 인종이 다르거나, 언어나 문화, 종교, 역사가 다른 데서 발생하는 충돌로 일어납니다.

이렇듯 분리주의 운동은 기본적으로 상대방과 내가 속한 공동체가 다르다는 인식, 그러므로 함께 할 수 없다는 의식을 전면에 내세우게 되는데요, 이 때문에 신앙심이나 애국심을 대의로 삼지만, 그 이면에는 정치적, 경제적 손익 계산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남북전쟁-미국 내 분리주의의 시작”

수십 개의 주들이 모여 하나의 나라를 구성한 연방제로 운영되는 미국은 19세기 중반에 큰 분열을 겪었습니다.

1860년 11월, 노예해방을 지지하는 에이브러햄 링컨이 대통령에 당선되자, 남부 주들이 하나둘씩 연방에서 탈퇴하기 시작했고요. 탈퇴한 주들이 1861년 4월에 남부연합을 형성했습니다.

당시 흑인 노예 인구의 95%는 남부 주들에 분포돼 있었던 반면 북부의 흑인 인구는 1% 정도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그러니까 흑인 노예들이 해방될 경우, 북부는 별 영향이 없는 반면에, 남부는 경제적, 문화적으로 큰 변화를 겪을 상황이었는데요.

이에 남부연합은 각 주가 미 연방에서 탈퇴할 권한이 있다며, 미국 헌법은 단지 주들 간의 협약에 불과하다고 주장했고요, 북부 주들은 영원한 연합을 위해 노력했던 조상들의 헌법 정신에 위배된다면서 연방 탈퇴 권한을 일축했습니다.

결국, 남북전쟁이 벌어지면서 수많은 사상자를 낸 끝에 남부연합이 패배했고요, 미합중국이 유지됐습니다.

“뿌리 깊은 텍사스의 분리주의 역사”

미국 남부 텍사스 주는 원래 멕시코의 한 주였습니다. 그러나 미국인들의 이주가 늘면서 줄곧 멕시코를 상대로 독립 전쟁을 벌였는데요. 1836년 텍사스 독립 선언을 거쳐 텍사스 공화국을 건설하고 독립국가를 선언하게 됩니다.

하지만 경제적인 문제로 9년 만에 미국 연방의 28번째 주로 편입되게 되는데요. 그러나 남북전쟁 때 노예제 유지를 주장한 남부연합에 합류하면서 1861년 미국 연방을 탈퇴하게 됩니다.

미국 연방 대법원은 1869년 "미합중국의 각 주는 임의로 연방을 탈퇴할 수 없으므로 1861년 텍사스의 일방적인 연방 탈퇴 결정은 무효"라고 판결하면서 이후 벌어질 독립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했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텍사스는 고유의 정체성을 강조하면서 선거 때마다 연방 탈퇴 문제가 논란의 중심이 되고 있습니다.

[녹취: 텍사스 분리 지지단체 ‘텍사스독립운동’]

텍사스 분리 지지단체인 ‘텍사스 독립운동’의 홍보 영상 내용 들어보셨는데요. 텍사스가 독립하면 면적 면에서 50위 안에 들고, 17번째 산유국이 될 것이란 내용입니다.

실제로 텍사스 주는 면적이 미국에서 알래스카 주 다음으로 넓고요, 인구는 캘리포니아 주 다음으로 많습니다. 또 경제적으로도 국내총생산이 세계 10위권인 약 1조 6천억 달러에 달합니다.

즉, 하나의 개별 국가로서도 세계에서 열 손가락 안에 드는 강국이 될 수 있다는 것인데요. 이런 상황에서 텍사스 주의 수입을 연방 정부로 보내 다른 주와 나눠야 하는 것이 불공평하다는 것이 연방 탈퇴를 원하는 사람들의 주장입니다.

이렇듯 한때 독립국의 후손이라는 역사적인 자부심과 광대한 면적, 그리고 석유와 천연가스를 앞세운 엄청난 부가 텍사스 주 분리주의자들이 독립을 주장하는 배경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 많습니다.

“캘리포니아 주-대선 결과에 대한 분노가 연방 탈퇴 움직임으로”

미국 서부 해안에 위치한 캘리포니아 주는 미국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주인데요. 2015년 기준으로 경제 규모가 세계 6위권 국가 수준에 이릅니다.

또 종교적, 정치적으로 개혁적, 자유주의적 성향을 띠면서 줄곧 민주당을 지지해온 민주당의 텃밭으로 분류되는 곳인데요.

지난 11월 8일에 펼쳐진 미국의 제45대 대통령 선거에서 막말과 이민자 정책 문제 등으로 여러 차례 논란을 일으켰던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당선되자 사회관계망서비스를 중심으로 미 연방으로부터 독립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터져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녹취: 트럼프 당선인 반대 시위대]

"Not my president", "나의 대통령이 아니다"라는 구호를 외치면서 트럼프 당선인에 반대하고 캘리포니아 주의 연방 탈퇴를 외치는 시위대의 목소리 들어보셨는데요.

이렇게 캘리포니아 주의 연방 탈퇴 움직임은 선거 결과에 대한 실망에 기인하기 때문에 텍사스 주의 연방 탈퇴 움직임과는 결이 다르다고 할 수 있습니다.

캘리포니아 주의 유권자들의 실망은 다른 주에 비해서 훨씬 큰데요. 주민의 약 62%가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후보를 지지했고, 이는 역대 대통령 선거에 출마한 민주당 후보 중 최다 득표율이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대통령 선거 결과에 반발해 연방 탈퇴 청원이 일었던 것은 과거에도 종종 있었는데요, 바락 오바마 대통령이 당선됐을 당시에도 루이지애나 주를 시작으로 노스다코타, 켄터키, 콜로라도, 뉴저지 등 10여 개 주에서도 탈퇴 운동이 펼쳐졌습니다.

그러나 인구대비 연방 탈퇴를 원하는 주민들의 수가 극히 일부였기 때문에 미풍에 그치고 말았다는 평가를 받았는데요.

연일 반대 시위가 벌어지고, 연방 탈퇴를 주장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이번 캘리포니아의 연방 탈퇴 움직임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주목되고 있습니다.

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미국의 분리주의 움직임에 대해서 알아봤습니다. 지금까지 조상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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