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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따라잡기] 트럼프 대선 공약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왼쪽)이 후보 시절인 지난해 7월 텍사스 주의 멕시코 접경 도시 라레도를 방문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왼쪽)이 후보 시절인 지난해 7월 텍사스 주의 멕시코 접경 도시 라레도를 방문했다.

뉴스의 배경과 관련 용어를 설명해드리는 뉴스 따라잡기 시간입니다. 선거 때가 되면 후보들은 저마다 유권자의 마음을 사로잡을 공약들을 내놓습니다. 하지만 이런 공약이 실제로 이행되지 못한 경우도 많은데요. 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대통령의 공약에 대해 짚어보겠습니다. 박영서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공약이란 선거를 치를 때 후보가 유권자들에게 당선되면 이런저런 일을 추진하겠다고 다짐하는 약속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도 선거 운동 기간 여러 가지 공약들을 내세웠는데요. 그 가운데 대표적인 것들을 간추려 보겠습니다.

"미국과 멕시코 간 장벽 건설”

[녹취: 멕시코 국경 장벽 건설 발언]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이 선거 운동 당시 미국과 멕시코와의 국경 사이에 거대한 장벽을 세우겠다고 하는 소리입니다. 그리고 여기에 들어가는 비용은 멕시코 정부가 내게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멕시코로부터 유입되는 불법 이민자들을 차단하기 위해 내놓은 공약이었는데요. 멕시코 정부는 크게 반발했고 절대 비용을 내지 않겠다고 밝혔는데요. 현재 엔리케 페냐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은 가까운 시일 내 회담을 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거취”

[녹취: LOCK HER UP]

“Lock her Up”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감옥에 보내자는 뜻입니다. 이 “Lock her Up”은 지난 7월에 있었던 공화당 전당대회 때 시작된 구호였는데요. 이후 트럼프 당선인의 선거 유세장에서 늘상 들리는 구호가 됐습니다. 트럼프 당선인은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개인 이메일 논란과 관련해 대통령이 되면 특별 검사를 임명하고 철저히 조사해서 클린턴 후보를 감옥에 보내겠다고 말해왔습니다. 미국 내 많은 정치 전문가들은 실제 이행 가능성에 반신반의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대다수 트럼프 지지자들은 이를 철석같이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무슬림 입국 금지”

[녹취: 샌버나디노 총기 사건]

지난해 12월, 미국 캘리포니아 주 샌버나디노 시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해 14명이 사망하고 20여 명이 다치는 충격적인 사건이 있었습니다. 테러범이 미국에서 태어난 파키스탄계 미국인으로 이슬람 급진주의 사상에 물들었던 것으로 밝혀지자 당시 트럼프 후보는 당국이 사태를 파악할 수 있을 때까지 이슬람 신자들, 즉 무슬림의 입국을 전면 금지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현재 트럼프 당선인은 선거운동 홈페이지에 올린 관련 공약에서 테러와 관련이 있는 나라에서 오는 이민자들의 입국 금지로 수위를 낮췄습니다.

“오바마케어 폐지”

지난 2010년 미 의회에서 승인된 ‘전국민건강보험제도’는 바락 오마바 대통령의 이름을 따 ‘오바마케어’라고 불릴 만큼 오바마 대통령이 내세우는 가장 큰 업적 가운데 하나입니다. 하지만 공화당의 격렬한 반대에 부딪혀 시행하지 못하다가 2014년 10월 본격적인 시행에 들어가 이제 3년째로 접어들었는데요.

[녹취: 오바마케어 폐지]

트럼프 당선인은 오바마케어는 재앙이라면서 취임하면 이를 폐지하고 더 좋은 대안을 내놓겠다고 다짐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당선인의 이 오바마케어 폐지 공약은 특별히 공화당원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고 있습니다.

“NAFTA와 TPP”

이번 대선에서 트럼프 당선인의 백악관행을 결정지은 원동력은 이른바 ‘러스트 벨트’의 지지였습니다. 러스트 벨트는 생산 벨트가 녹이 슬었다는 의미로, 쇠락한 미국 중서부와 북동부 공업지대를 일컫는 말인데요. 이곳은 전통적으로 민주당 텃밭이었습니다. 하지만 러스트 벨트의 유권자들은 이번에 공화당의 트럼프 후보를 선택했습니다.

[녹취: 무역 협정 관련 발언]

트럼프 후보는 과거 민주당 정권이 다른 나라들과 체결한 자유무역협정들 때문에 미국의 근로자들이 일자리를 잃고 경제가 어려워진 거라면서 무조건 미국에 유리한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하겠다고 공약했습니다. 특히 캐나다 ·멕시코와 체결한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다시 협상하고, 한국을 비롯한 다른 나라들과의 무역 협정도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또 오바마 대통령의 역점 사업이었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은 아예 전면 폐기하겠다고 공약했습니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밖에 동성결혼 반대와 모든 납세자에 대한 세금 감면, 범죄를 저지른 불법 이민자들에 대한 강력한 단속과 추방,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의 재협상 등도 약속하고 있습니다.

"역대 대통령들은 공약을 얼마나 잘 이행했을까요?"

미국의 역대 대통령들은 후보 때 했던 공약을 적어도 지키려고 노력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결론입니다. 하지만 이행을 하지 못한 경우도 많습니다. 예를 들어 41대 조지 H.W. 부시 대통령은 1988년 공화당 전당대회 때 “Read my lips. No new taxes.” “내 입술을 잘 봐라, 더 이상 새로운 세금은 없다”고 공표했습니다. 하지만 취임 후 세금 인상안에 서명했고, 1992년 재선에 실패했습니다.

우드로 윌슨 대통령은 1916년 “윌슨은 우리를 전쟁에서 지켜줄 것이다”는 구호로 재선에 성공했는데요. 하지만 이듬해 미국은 1차 세계대전에 참전합니다.

미국민의 사랑을 많이 받은 40대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도 1980년 선거 운동 당시, 학교에서 기도가 허용되도록 헌법을 수정하겠다고 공약했지만 결코 성사되지 않았습니다.

“공약이 허언으로 끝나는 이유는 뭘까요?”

어떤 대통령이든 자신이 한 공약을 지키고 싶어 하겠지만 상황이 바뀌거나 새로운 사실이 드러나기 때문에 지키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앞서 소개해드린 조지 H.W. 부시 대통령은 세금을 올리지 않겠다고 공약했지만 막상 취임해서 백악관에 들어가 보니 생각보다 나랏돈이 많지 않은 것을 깨달았습니다. 결국 세금을 올렸고요. 부시 대통령은 인기 없는 대통령으로 단임에 그치고 말았는데요. 하지만 많은 경제 전문가들은 부시 대통령이 공약을 이행하지 못하고 세금을 올렸지만, 그래서 후임인 빌 클린턴 대통령 시대의 경제 활황을 가져오는 발판이 됐다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또 반대에 부딪혀 성사되지 못할 때도 많습니다. 대통령은 독재자가 아니기 때문에 아무리 야심 찬 정책이 있더라도 반드시 의회의 승인을 받아야만 합니다.

아니면 아예 허언 그 자체일 때도 있습니다. 37대 리차드 닉슨 대통령은 1968년 선거 운동 당시 베트남 전쟁을 끝낼 비책이 있다고 주장했었는데요. 하지만 대부분의 역사가들은 닉슨 대통령이 그런 묘안을 갖고 있었다고 보지 않습니다.

이제 트럼프 당선인은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공약 아래 정권 인수위원회를 중심으로 공약한 정책 중 우선순위를 정하는 작업에 본격적으로 들어갈 텐데요. 과연 어떤 공약들이 이행되고 어떤 정책들은 허언으로 남게 될지 주목됩니다.

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대통령의 공약에 대해 살펴봤습니다. 지금까지 박영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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