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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국가분열 결사 반대"…일본 아베 집권후 17명째 사형집행


11일 중국 지도급 인사들이 대거 참가한 가운데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쑨원 탄생 150주년 기념식. 시진핑(아래쪽) 국가주석이 연설중이다.
11일 중국 지도급 인사들이 대거 참가한 가운데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쑨원 탄생 150주년 기념식. 시진핑(아래쪽) 국가주석이 연설중이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지금 이 시간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중국의 ‘국부’로 추앙받는 인물이죠? 손문, 쑨원이 탄생한지 내일(12일)로 150주년이 됩니다. 중국 정부가 오늘(11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성대한 기념식을 거행했는데요, 시진핑 국가주석은 쑨원의 ‘천하위공’ 국가통일 정신의 계승자가 바로 중화인민공화국이라며, 타이완 당국의 독립 추진 움직임에 다시 한번 강한 경고 메시지를 내놨습니다. 타이완에서도 행사가 열렸지만, 쑨원 기념 열기는 예전만 못합니다. 세계 각국이 점차 사형제도를 폐지하는 추세였는데요, 일본이 아베 총리 집권 후 17명째 사형을 집행했습니다. 최근 강력한 마약사범 단속을 벌이고 있는 필리핀도 사형제도를 부활시킬 움직임입니다. 이어서 프랑스 파리에서 발생한 대규모 동시다발 테러 1주년 소식 함께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중국 소식부터 살펴보겠습니다. 중국의 국부 ‘손문’, 쑨원 탄생 150주년 행사가 열렸군요?

기자) 네, 청나라가 몰락할 무렵 서구식 민주주의와 자연과학적 사고방식을 받아들여, 중국에 처음 공화제를 도입한 혁명 지도자 쑨원의 생일이 11월 12일, 내일입니다. 해마다 중국과 타이완에서는 쑨원 탄생일을 기념하는데요, 올해는 150주년이라 행사 규모가 컸습니다.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는 시진핑 국가주석과 리커창 총리, 위정성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주석, 류윈산 정치국 상무위원, 왕치산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 장가오리 부총리 등 상무위원급 이상 국가 지도자들이 대거 참석하는 성대한 기념식이 거행됐습니다.

진행자) 기념식이 어떻게 진행됐는지 살펴볼까요?

기자) 잘 아시는 것처럼, 중국은 현재 공산주의 본토 정부와 자본주의 타이완 당국이 나뉘어있는데요, 서로 이념은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쑨원을 ‘건국의 아버지’로 꼽고 있습니다. 하지만,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오늘 기념식에서 쑨원의 혁명정신을 잇는 정통성은 오직 중국 공산당에게 있다고 강조하면서, 타이완이 독립적인 주체로 나서는 일에 ‘결사반대’한다고 재차 강조했습니다. 시 주석은 또 “쑨중산(중산은 쑨원의 호)은 국가적 통일과 민족단결을 강조하며 분열에 반대해 왔다”면서 “92공식을 수용해 대륙과 타이완이 ‘하나의 중국’이라는 점을 인정할 때에만 비로소 타이완과 교류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지금 중국 공산당 정부와 타이완이 교류를 안하는 건가요?

기자) 사실상 교류가 끊겼습니다. 타이완을 중국의 영향력에서 벗어나 독립국가로 만들자고 주장하는 차이잉원 총통이 지난 5월 취임한 뒤 양안관계가 급속도로 나빠진 건데요. 양안은 국민당 정부가 타이완 섬에 자리잡은 이후 서로 정통성을 주장하며 국제사회에서 경쟁하다가 지난 1970년대 이후,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이 본토의 중국정부를 유일한 합법정부로 인정한 뒤로는 ‘일국양제’를 상호 받아들이는 쪽으로 타협하는 분위기였습니다. 다시 말해, 중국이라는 한 나라에 두가지 제도, 공산주의와 자본주의가 운영중이라는 대전제에 서로 합의한 건데요. 이런 합의를 담은 것이 지난 1992년 양안회담의 결과물인 ‘92공식’입니다. 6개월 전 집권한 차이잉원 타이완 총통은 ‘92공식’을 인정하라는 시진핑 주석의 요구를 매번 거부하고, 국제사회에서 독자적인 주체로 나서기 위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진행자) 타이완에서도 쑨원 탄생 150주년 기념식이 열리고 있다고요?

기자) 타이완에서도 이번 주들어 쑨원 기념행사들이 잇따라 열렸지만, 150주년임에도 오히려 이전보다 규모가 축소되는 등 그 열기는 중국 본토보다 많이 떨어지는 상황입니다. 쑨원의 생전 업적과 기록, 사진 등을 담은 ‘쑨원 기념집’이 출간된 것이 눈에 띄는 정도인데요, 쑨원이 중국 공산당 창건 이전 국민당 지도자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역설적인 상황입니다.

진행자) 본토에서 오히려 다채로운 행사들이 진행됐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이달 초 쑨원 탄생 150주년 기념주화 3종을 발행했습니다. 금화와 은화, 동화로 구성됐는데요, 금화에는 쑨원의 초상화, 은화에는 쑨원의 생가를 담았습니다. 지역별 행사도 다양한데요. 베이징의 중국 국가박물관은 일요일(13일)까지 쑨원 특별 기념전을 무료 진행합니다. 국가박물관에 있는 쑨원의 문물과 사진 326점을 전시하는데요, 이 가운데 72점은 이번에 처음 공개되는 것들입니다. 쑨원의 친필 원고와 각종 문서, 선언문, 연설 녹음, 위임장 등 초기 중국 당국의 자료들이 전시되고요, 특히 쑨원이 마샹에게 기증한 ‘공화’라는 친필 서문과 저서 ‘건국방략’도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쑹칭링과의 혼인서약이 관람객들의 인기를 끌고 있다고 관영 신화통신은 전했습니다.

진행자) 다른 곳에서는요?

기자) 쑹칭링이 살았던 상하이에서도 600여점의 역사 문헌, 기념우표 등을 전시하는 기념전이 진행중이고요. 이달초 마카오 문화센터에서는 마카오 행정특별구 행정장관, 마카오주재 중앙정부 연락사무소 주임 등이 참석한 가운데 기념행사가 열렸습니다. 해외 중국계 주민 사회에서도 기념 열기가 이어졌는데요, 유럽에 거주하는 화교 등이 주축이 돼 프랑스에서 쑨원을 기리는 전시회가 진행되고 있고, 미국 뉴욕과 샌프란시스코 등지에서도 관련 행사가 열리고 있습니다.

진행자) 중국 소식 한가지 더 살펴보죠,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 오늘(11일) 관영 인민일보에 기고했다고요?

기자) 네. 10년에 걸친 두 차례 임기를 마치고 다음달 퇴임하는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 오늘(11일)자 인민일보 기고를 통해 “중국이 유엔에 적극적으로 공헌했다”고 감사의 뜻을 밝히고, “퇴임 후 상황이 어떻게 변하든 중국 인민과의 우의를 지속적으로 심화시켜 나가겠다”고 덧붙였습니다. 반 총장은 또한 중국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으로서 세계적 의제와 지역 현안에서 중요한 역할을 발휘하고 있다”고 높이 평가하고, 지속적인 지도력을 보여줄 것을 당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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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일본 법무성이 사형을 집행했다는 소식 들어볼까요?

기자) 네. 가네다 가쓰토시 일본 법무상은 오늘(11일) 담화를 통해, 지난 2004년과 2011년 두 차례 여성들을 살해한 혐의가 인정돼 지난 2012년 사형 선고를 받은 다지리 겐이치의 형을 집행했다고 밝혔습니다. 교도통신을 비롯한 일본 언론들은 이번 사형 집행이 아베 신조 총리가 지난 2012년 두 번째 집권한 이후 17번째라고 소개하면서, 의회와 법조계에서 논란이 격화될 전망이라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사형을 집행하는 게 왜 논란이 되는 거죠?

기자) 사형은 범죄자의 생명을 앗아감으로써, 사회로부터 영구히 격리시킨다는 목적을 가진 법적 장치이지만, 최근 세계 각국에서 속속 폐지되는 추세입니다. ‘인간의 존엄성’에 존중과 함께 법원의 오심 가능성을 아주 작은 확률이라도 인정해야 한다는 인권기구들과 법률전문가들의 지적이 힘을 얻은데 따른겁니다. 또 범죄자에게 사형을 선고하더라도 실제로 형을 집행하지는 않음으로써, 사실상 사형폐지국이 된 경우도 있는데요, 한국이 대표적입니다. 미국의 상당수 주 당국도 사형을 폐지했거나, 형을 집행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런데 일본 정부가 이런 국제적 추세에 역행해서, 현 정부 이후에만 17명에 대한 사형을 집행한 데 대해 일본변호사협회를 비롯한 법조계의 비판이 점등하는 중입니다. 현재 일본에는 형 집행을 기다리는 사형수가 128명에 이릅니다.

진행자) 사형을 폐지하는 국제적 추세에 역행하는 나라들이 또 있다고요?

기자) 네. 이미 10년전에 사형제를 폐지했던 필리핀 의회가 최근 관련제도 부활법안을 심사 중입니다. 필리핀은 지난 6월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 취임 이후 강력한 마약사범 단속 활동을 벌이면서, 용의자들을 재판없이 현장에서 사살할 수 있는 권한을 경찰과 각 지역 민병대에 부여했는데요. 이 과정에서 사망한 사람이 4천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제 필리핀 당국이 사형제도까지 공식 부활시키면, 이와 관련한 인권침해 사례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국제 인권기구들은 내다보고 있습니다. 얼마 전 진압된 군사반란 연루자들을 대대적으로 숙청하고 있는 터키에서도 사형제도를 되살리는 절차를 진행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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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지난해 프랑스 파리에서 130명의 목숨을 앗아갔던 대규모 테러 사태가 1주년을 맞는군요?

기자) 네. 지난해 11월 13일, 프랑스 파리 주요 지점의 식당에서 밥을 먹거나 공연장에서 음악 연주를 듣던 시민 130명이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ISIL의 조종을 받은 테러범들의 총기 난사와 폭발물 공격으로 숨을 거뒀습니다. 금요일 저녁이어서 주말이 시작되는 한가로운 시간을 즐기려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는데요,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이 서방의 군대나 경찰 등 공권력이 아닌 비무장 민간인들에게 무차별적인 공격을 가한 사건이라는 점에서 세계에 큰 충격을 남겼습니다.

진행자) 아직도 병원에서 치료중인 사람들이 많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당시 사망한 사람들 외에, 몸을 다친 사람도 352명이나 됐는데요, 이 가운데 99명이 중상자였습니다. 이들 중 20명이 아직도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중이라고 프랑스 현지 언론들은 전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직접적인 피해를 받은 사람들 말고도, 사건 현장에 있던 사람들 가운데 600명이 통원 치료를 받고 있고요, 현장을 목격했거나 언론 보도를 통해 사건을 접한 사람들 중 2천여명 가량은 정신적 충격으로 인한 상담요법을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프랑스 사회가 아직도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모양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런 직·간접적인 사건 피해 사례 외에도 파리 동시다발 테러 사태는 프랑스 사회에 상당한 영향을 남겼습니다. ‘톨레랑스(관용)의 나라’로 불리면서 다문화에 대한 포용에 앞장서온 프랑스에서는, 사건 이후 이슬람계 이민자와 난민에 대한 혐오가 크게 퍼졌고요, 정치권에서 극우파가 득세하는 계기를 만들었다고 미국의 USA투데이 신문이 분석했습니다.

진행자) 실제로 시민들 사이에서 이질적인 문화에 대한 경계심이 높아지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최근 시리아와 리비아, 이라크 등지에서 내전 상황이 격화되면서 유럽행을 택하는 난민이 크게 늘고 있는데요, 극우 정치인들을 중심으로 유럽에 몰려든 수많은 난민들 속에 테러범에 섞여 있을 가능성을 꾸준히 제기하면서, 프랑스에서는 난민을 대하는 시선도 차가워졌습니다. 최근 설문조사를 보면 ‘이민이 프랑스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응답은 11%에 그친 반면, ‘난민으로 위장한 테러범이 들어와 있을 것이다’고 답한 사람은 67%에 이르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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