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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 역량 급속 강화한 북한, 미 차기 대통령에 새로운 도전


지난 6월 북한 평양 김일성 광장에서 한국전 발발 66주년을 맞아 대규모 반미 군중대회가 열렸다. (자료사진)

지난 6월 북한 평양 김일성 광장에서 한국전 발발 66주년을 맞아 대규모 반미 군중대회가 열렸다. (자료사진)

미국은 오늘 (8일) 투표를 통해 임기 4년의 새 대통령을 선출합니다. 내년 1월 취임하는 미국의 새 대통령은 북한과 관련해 전임자와는 차원이 다른 도전 과제에 직면하게 됐습니다. 북한의 핵무기와 탄도미사일이 미 본토에 직접적 위협이 될 정도로 고도화된 때문입니다. 백성원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내년 1월20일 취임하는 미국의 제45대 대통령은 4년 전 오바마 2기 행정부 출범 때와는 완전히 달라진 북한을 상대해야 합니다.

북한은 지난 4년 새 지금까지 다섯 차례 핵실험 가운데 세 번을 감행했고, 이 기간 중 두 차례 장거리 로켓도 지구궤도에 쏘아올렸습니다. 단순히 ‘불량국가’나 ‘악의 축’이란 분류를 넘어 미국에 대한 `현실적이고 실질적인' 위협으로 다가온 겁니다.

무엇보다 핵탄두를 탑재한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이 미 본토를 타격할 수 있다는 가정이 어느 때보다도 현실에 가까워졌습니다.

핵 전문가인 미국 과학국제안보연구소의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소장은 일찌감치 북한의 핵탄두 소형화 가능성에 무게를 둬왔습니다.

[녹취: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소장] “They have plenty of time to miniaturize and then think through how they would put a warhead on a ballistic missile…

북한은 그동안 핵탄두를 소형화해 탄도미사일에 탑재할 역량을 갖출 충분한 시간이 있었던 만큼 그런 기술을 이미 개발한 것으로 본다는 분석입니다.

이런 진단은 기밀정보를 다루는 미 고위 당국자의 발언을 통해 더욱 구체화되고 있어, 미 차기 행정부의 정책결정 과정에 그대로 반영될 것으로 보입니다. 제임스 클래퍼 국가정보국 국장입니다.

[녹취: 제임스 클래퍼 국장] “But nevertheless we ascribe to them the capability to launch a missile that have a weapon on it that potentially could reach parts of the United States, certainly including Alaska and Hawaii.

클래퍼 국장은 지난달 25일 뉴욕에서의 연설에서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 대비해야 한다며, 북한이 무기를 탑재한 미사일을 잠재적으로 알래스카와 하와이를 포함한 미국 일부 지역까지 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것으로 본다고 평가했습니다.

북한이 현재 최대 21개의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핵물질을 보유하고 있고, 4년 뒤엔 최대 100개의 핵무기를 보유할 것이라는 전망 역시 차기 미 행정부가직면한 중요한 위협입니다.

이 같은 추정치를 내놓은 미 랜드연구소는 특히 북한이 2020~2025년 미 본토 타격이 가능한 장거리 이동식 잠수함 핵탄두 미사일을 실전배치할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결국 미국의 차기 행정부는 북한의 이 같은 핵과 미사일 역량을 더 이상 협상용이 아니라 실제로 미국을 공격할 타격용으로 보고 대비해야 하는 상황에이른 겁니다.

빅터 차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 석좌는 지난 9월 북한의 5차 핵실험 직후 미 하원 청문회에 출석해, 북한의 실험을 미국과의 대화로 가기 위한‘주의끌기용”으로 보는 건 이제 무책임한 분석이 됐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빅터 차 석좌] “We used to think they wanted attention and that’s why they did these sorts of things and that’s clearly not what we’re talking about anymore…”

북한은 살아남을 수 있는 핵 억제력을 차기 미 행정부가 들어서기 전에 입증하려는 전략을 구사하는 중이라는 설명입니다.

“미국의 대통령 당선인은 전임자가 마주하지 않은 수준의 북한 문제에 직면할 것”이라는 제이미 미식 전 중앙정보국(CIA) 부국장의 지난달 발언은 이처럼 북한이 핵 보유국이 되는 것 뿐만 아니라 핵무기를 쏠 미사일 능력을 갖춰가는 사실을 거론하며 나왔습니다.

이런 맥락에서 미 차기 대통령은 북한의 핵과 장거리 미사일 역량 뿐아니라 눈에 띄게 기술 개선이 이뤄지고 있는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 무수단중거리 미사일 등 빠르게 다각화되고 있는 공격 수단에 전방위 대처를 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습니다.

특히 북한이 수 십 년 동안 미국 선거 전후로 긴장을 높이고, 심지어 새 행정부 초기에 핵실험을 감행했던 전례로 볼 때 차기 대통령이 취임과 동시에 북한상황을 면밀히 주시하고 대응할 필요성은 더욱 커졌습니다.

미국 차기 대통령이 북한 위협의 우선순위를 높여 가장 중요한 의제 중 하나로 다뤄야 한다는 목소리가 부쩍 커진 건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특히 이 같은 인식이 언제든 정부로 복귀할 수 있는 미 전직 관리들 사이에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 주목됩니다. 로버트 아인혼 전 국무부 비확산.군축 담당특보입니다.

[녹취: 로버트 아인호 전 특보] “I think the next U.S. administration has got to put the North Korean threat near the top of its agenda…”

차기 정부 출범 초기에 대북정책을 근본적으로 재검토해 무엇이 작동하고 무엇이 작동하지 않는지 점검한 뒤 가능성이 가장 높은 대안을 백지 상태에서분석해야 한다는 제안입니다.

군사적 위협 외에 미 차기 행정부가 풀어야 할 또 하나의 북한 관련 도전 과제는 미국인 억류 문제 입니다.

현재 북한엔 대학생 오토 웜비어 씨와 한국계 미국인 김동철 씨가 수감돼 있습니다.

웜비어 씨는 지난 1월 북한 내 숙소인 호텔 제한구역에서 선전물을 훔쳐 ‘국가전복음모죄’를 저지른 혐의로 15년 노동교화형을 선고 받았고, 김 씨는 국가전복음모와 간첩 혐의로 10년 노동교화형을 받았습니다.

북한에서 미국의 영사 업무를 대행하는 토르켈 스티에른뢰프 평양주재 스웨덴대사는 최근 ‘VOA’에 억류 문제는 매우 중요한 의제라며, 거의 매일 이 문제를 다루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녹취: 토르켈 스티에른뢰프 평양주재 스웨덴 대사] “We are constantly working almost on a daily basis with these cases. It’s really high on our agenda.”

하지만 북한은 이미 지난 7월 미 정부의 제재 조치를 선전포고로 규정하고 억류 미국인들을 전시법에 따라 처리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자국민 보호 최우선 원칙에 따라 북한과 석방 협상을 시도해야 하는 미국 차기 정부로선 고민이 더 커진 상황입니다.

게다가 북한 당국은 지난 7월 미-북 간 대화창구인 ‘뉴욕채널’ 차단을 선언한 데 이어 8월엔 뉴욕에 주재하는 북한 고위 외교 당국자가 소통이 실제로 끊겼다고 확인해 당국 간 억류 문제 논의는 더욱 제한됐습니다.

6.25전쟁 때 전사한 미군의 유해 발굴을 재개하는 것 역시 과제로 남아 있습니다.

미국은 1996년부터 북한에서 미군 유해 발굴 작업을 진행하다가 2005년 핵 문제를 둘러싼 긴장이 고조되면서 발굴팀의 안전 우려를 이유로 작업을 중단했습니다.

이후 양측은 지난 2011년 10월 유해 발굴 작업을 재개하기로 다시 합의했지만 미 국방부는 2012년 3월 탄도미사일 발사 등 북한의 도발 위협 등을 이유로이행을 중단한다고 발표한 뒤 진전이 없는 상황입니다.

미 국방부는 북한 정권의 도발적 행동이 유해 발굴 중단의 이유이며, 북한이 유엔 안보리 결의 이행을 위한 의지와 행동을 보여줄 때까지 이런 입장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핵과 미사일 능력을 고도화한데다, 더욱 예측이 어려워진 북한을 맞딱뜨리게 된 미 차기 행정부가 63년 간 이어진 ‘냉전’을 어떻게 관리할지 주목됩니다.

VOA 뉴스 백성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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