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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턴 이메일 재수사 파문...멕시코 국경 밀입국 불법 이민자 증가


연방수사국(FBI)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통령 후보의 이메일 스캔들 재수사를 선언한 가운데, 31일 클린턴 후보가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에서 유세하고 있다.
연방수사국(FBI)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통령 후보의 이메일 스캔들 재수사를 선언한 가운데, 31일 클린턴 후보가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에서 유세하고 있다.

미국 내 주요 뉴스를 정리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부지영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미 연방수사국(FBI)이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통령 후보의 이메일과 관련해 재수사에 들어간다고 밝히면서 논란이 일고 있는데요. 법무부가 가능한 한 빨리 수사를 진행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제임스 코미 FBI 국장은 연방 법을 어겼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데요. 오늘도 미국 대통령 선거 관련 소식 먼저 전해드립니다. 이어서 경제 소식으로 미국 제조업체 제네럴일렉트릭(GE)이 유전 서비스 업체 베이커 휴스와 합병한다고 발표한 내용 알아보고요. 마지막으로 땅콩 패치가 땅콩 알레르기 치료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 살펴봅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먼저 미국 대통령 선거 관련 소식 보겠습니다. 미국 대통령 선거가 딱 1주일 앞으로 다가왔는데요. 선거운동 초기부터 힐러리 클린턴 후보를 괴롭혔던 이메일 문제가 이번 대선의 큰 변수로 떠오르고 있네요.

기자) 맞습니다. 세 차례 토론회에서 승리하면서 무난히 승리할 것처럼 보였던 클린턴 후보의 대선 가도에 먹구름이 끼었는데요. 지난 금요일(28일) 제임스 코미 미 연방수사국(FBI) 국장이 클린턴 후보의 이메일 문제를 재수사한다고 연방 의회에 밝힌 겁니다. 연방 법무부는 가능한 수사가 빨리 진행될 수 있도록 FBI와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FBI가 재수사 방침만 밝혔을 뿐, 다른 자세한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는데요. 새로 발견된 이메일이 클린턴 후보의 개인 이메일 계정과 확실히 관련이 있는지도 알 수 없다고요.

기자) 현재로써는 그렇습니다. FBI는 클린턴 후보의 최측근인 후마 애버딘 씨의 남편 컴퓨터에서 새로 이메일을 발견했는데요. 애버딘 씨와 별거 중인 남편 앤서니 위너 전 하원의원은 미성년자에게 성적인 문자를 보낸 혐의로 FBI의 조사를 받고 있습니다. 발견된 이메일이 수천 개에 달한다는 보도가 있는데요. 코미 국장은 이들 이메일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수사에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 모른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그래서 코미 FBI 국장이 거센 비판을 받고 있는데요. 선거가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자세한 정보도 없이 재수사 사실만 알린 건 연방 관리로서 부적절한 행동이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클린턴 후보 측은 시기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면서 즉각 자세한 내용을 공개하라고 코미 국장에게 촉구하고 있습니다. 클린턴 후보가 어제(31일) 오하이오 주 유세에서 이 문제를 언급했는데요. 앞서 말했듯이 국무장관으로 일할 때 개인 이메일 계정을 사용한 것은 실수였고, 후회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 일에 대해서는 변명하지 않겠다는 건데요. 이제 FBI가 자신의 보좌관의 이메일을 조사한다고 하는데, 얼마든지 들여다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클린턴 후보] “I am sure they will reach the same conclusion…”

기자) 지난해 이메일을 조사했을 때와 마찬가지 결론에 이르게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는데요. 아무 문제될 게 없다는 겁니다.

진행자) 코미 국장이 법을 어겼다는 지적도 있던데요.

기자) 네, 해리 리드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 등이 그런 지적을 하고 있습니다. 해치법에 어긋난다는 건데요. 1939년에 제정된 해치법에 따르면, 연방 공무원은 정치적 활동을 할 수 없고요. 선거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발언이나 행동을 할 수 없게 돼 있습니다.

진행자) 로레타 린치 법무장관 등 법무부 고위 관리들은 코미 국장에게 재수사 사실을 알리지 말라고 권고했다고 하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규정에 어긋난다며 반대했다고 하는데요. 하지만 코미 국장이 독자적으로 결정을 내렸다고 합니다. 코미 국장은 나중에 재수사 사실이 새어나갈 경우, 문제가 더 커질 것을 우려했다고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민주당뿐 아니라, 공화당 인사들 가운데서도 코미 국장의 행동이 잘못됐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는데요. 조지 W. 부시 대통령 당시 백악관 윤리담당 법률 고문을 지낸 리처드 페인터 미네소타대학교 교수가 연방 조사기관 OSC (Office of Special Counsel)와 공직자 윤리국에 코미 국장을 고발했습니다. 페인터 교수는 코미 국장이 해치법을 어겼다면서 FBI가 이런 식으로 행동해서는 안 된다고 VOA에 말했습니다.

진행자) 반면에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후보 측은 이번 사태를 환영하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후보는 FBI가 큰 결단을 내렸다며 찬사를 보냈고요. 그러면서 이번 사태는 클린턴 후보가 자초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클린턴 후보가 의회와 FBI에 거짓말을 했고, 3만3천 건에 달하는 이메일을 삭제했다는 겁니다. 어제(31일) 미시간 주 유세에서 트럼프 후보가 한 말 직접 들어보시죠.

[녹취: 트럼프 후보] “Hillary is the one who broke the law…”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통령 후보가 31일 미시간주 그랜드래피즈에서 유세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통령 후보가 31일 미시간주 그랜드래피즈에서 유세하고 있다.

기자) 여러 차례 법을 어긴 사람은 바로 힐러리 클린턴 후보라는 건데요. 이번에 발견된 이메일에 충격적인 내용이 들어있을 것으로 확신한다면서, 곧 그 내용을 알게 될 것으로 본다고 트럼프 후보는 말했습니다.

진행자) 백악관은 이번 사태에 대해서 어떤 입장입니까?

기자) 중립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코미 국장이 선거에 영향을 주기 위해 행동했다고는 보지 않는다고 하는데요.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이 어제(10월 31일) 브리핑에서 한 말 직접 들어보시죠.

[녹취: 어니스트 대변인] “I’ll neither defend nor criticize what Director Comey…”

기자) 코미 FBI 국장을 옹호하지도 비판하지도 않겠다고 어니스트 대변인은 말했는데요. 코미 국장은 진실하고 원칙을 따르는 훌륭한 성품의 사람이라면서 현재 힘든 상황에 있다고 말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원래 공화당원이었던 코미 국장을 지난 2013년에 FBI 국장으로 지명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사태가 선거가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벌어져서 더욱 문제가 되고 있는데요. 여기서 두 후보의 지지율 상황 알아보고 다음 소식으로 넘어갈까요?

기자) 네, 여론조사 기관별로 조금씩 다른 결과가 나오고 있는데요. 로이터 통신과 입소스가 어제(31일) 발표한 내용을 보면, 민주당의 클린턴 후보가 공화당의 트럼프 후보를 44% 대 39%, 5%p 격차로 앞서고 있습니다. 이메일 재수사 소식이 알려지기 전에는 6%p 차이로 앞섰는데, 그보다 약간 격차가 줄어들었습니다. 하지만 다른 조사에서는 클린턴 후보의 지지율이 좀 더 큰 폭으로 떨어지는 것으로 나왔는데요. 주요 여론조사 결과를 종합하는 리얼클리어 폴리틱스 수치를 보면요. 지난 금요일(28일) FBI 재수사 소식이 알려지기 전에는 클린턴 후보가 평균 4.6%p 앞섰는데, 어제는 평균 2.5%p로 격차가 좁혀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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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두 번째 소식 보겠습니다. 미국에서 불법 이민자라고 하면 미국과 멕시코와의 국경을 통해 미국으로 밀입국하는 멕시코인들을 가장 먼저 떠올립니다. 그런데 최근 멕시코 국경을 넘는 밀입국자 중에 멕시코 사람이 아닌 경우가 많아졌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 연방 국토안보부가 작년 10월부터 올해 8월 말까지 멕시코 국경 지대에서 불법 입국을 시도하다가 붙잡힌 사람들의 수치를 발표했는데요. 40만8천 명이 모두 멕시코 국경 지역에서 붙잡힌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런데 이들의 국적을 살펴봤더니 멕시코 국적자는 줄어든 반면에 다른 나라 국적자들은 오히려 늘었다고 하는데요. 인도나 중국, 루마니아, 방글라데시, 네팔 등지에서 온 사람의 수가 8천 명이 넘었다고 합니다.

진행자) 상당히 멀리서 온 사람들인데요. 이런 사람들이 어떻게 멕시코 국경을 통해 미국으로 들어오는 걸까요?

기자) 네, 불법 입국 경로가 이렇다고 합니다. 우선, 아시아나 유럽에서 바다를 건너 남아메리카로 이동하고요. 그다음 육상경로로 중앙아메리카로 이동을 한 후에, 멕시코와 미국 국경 지역까지 오는 겁니다. 그리고는 미국으로 불법 입국을 시도하는 거죠.

진행자) 이런 경로로 불법 입국하려다 붙잡힌 사람의 숫자가 8 명이라고 하셨는데, 전체 불법 입국자 수에 비하면 아주 적은 아닙니까?

기자) 물론 그렇습니다. 하지만 정부 당국자들은 이렇게 복잡한 경로를 통해 미국에 불법 입국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추세가 이어지는 점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해외에서 멕시코를 통한 불법 이민자가 갑작스럽게 불어나는 것은 역사상 전례가 없는 특이한 상황이라는 겁니다. 따라서 지난 몇십 년간 불법이민 문제와 관련해 주로 멕시코와 논의를 해왔고 그런 노력 끝에 멕시코 불법 이민자들이 줄어드는 결과를 낳았는데, 이제는 국경을 맞대고 있지 않은 나라들과도 불법 이민자와 관련한 논의를 해야 할 때가 됐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주로 아시아 사람들인 것 같은데, 특히 어느 나라 출신이 많은가요?

기자) 인도와 중국 출신이 많다고 합니다. 이들 나라 출신들은 사실 이미 오래전부터 미국에 불법 입국하거나 비자 기간이 만료된 이후에도 여전히 남아서 미국에서 불법으로 거주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그런데 미국 입국 비자를 받기가 어려워지면서 최근 이렇게 멕시코 국경을 통해 불법으로 입국하는 방식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고 하네요.

진행자) 멕시코 경로를 통하는 해외 불법 입국자들이 많아지면 국경 수비대는 물론이고 이민 관련 집행기관들도 법을 집행하는 영향을 받을 같은데 어떻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국토안보부는 현재 불법 이민자들을 검거해 수감하고 또 추방하는 것이 최우선 업무라고 하는데요. 멕시코인들의 경우 체포해서 바로 본국으로 돌려보내면 되니까, 그렇게 힘들지 않다고 합니다. 하지만 멀리 다른 나라에서 온 사람들의 경우 이들을 처리하는 데 드는 시간과 비용이 훨씬 더 많이 든다고 합니다. 추방할지 안 할지 법원의 결정을 기다리고 또 본국으로 돌아갈 수 있는 서류를 마련하기까지 수용소에서 오랜 시간 기다려야 한다는 거죠.

진행자) 그럼 미국 사법당국이 부담해야 하는 비용이 당연히 늘어나겠군요.

기자) 맞습니다. 지난 1년간 다른 대륙에서 온 불법 이민자들이 늘어나면서 최근 몇 주 사이에 미국으로 불법 입국을 시도하다 수감된 사람의 숫자가 4만 명이 넘었습니다. 하지만 이민 당국의 예산은 동시에 3만4천 명을 수용할 수 있는 게 한계라고 하는데요. 장시간 수감돼 있는 불법 이민자 수가 계속 늘어난다면 앞으로 1억3천만 달러 이상의 예산이 부족할 것으로 당국은 우려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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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 소식 보겠습니다. 제네럴일렉트릭(GE)이라면 미국의 유명한 제조업체인데요. 대규모 합병을 발표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GE는 월요일(31일) 석유가스 부문을 유전 서비스 업체 베이커 휴스와 합병한다고 발표했는데요. 두 회사의 합병으로 한 해 수익 320억 달러에 달하는 세계에서 두 번째 큰 규모의 거대 유전 서비스 업체가 탄생하게 됐습니다. 현재 규모 면에서 이 부문 1위는 네덜란드 다국적 기업 슐럼버거인데요. 앞으로 두 회사 사이에 치열한 경쟁이 예상됩니다.

진행자) 제너럴일렉트릭(GE)이라면 보통 세탁기나 TV 같은 가전제품을 만드는 회사로 생각하는데요. 하지만 유전 설비도 생산한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원래 이 분야 세계 1위입니다. 유전 탐사와 석유 생산에 사용되는 유정 폭발 방지기, 펌프, 압축기 등을 생산하고 있죠. GE는 최근 데이터 처리 분야에도 많이 투자해왔습니다.

진행자) GE와 합병하는 베이커 휴스는 어떤 회사인가요?

기자) 네, 수평시추 기법으로 잘 알려진 회사입니다. 수평시추 기법은 최근 각광을 받고 있는 셰일가스 시추에 사용되는 건데요. 퇴적암 지층인 셰일층에 매장돼 있는 석유와 가스를 강력한 수압으로 파쇄해 시추하는 기법입니다.

진행자) 이번 합병 소식에 대한 반응이 어떤가요?

기자) 네, 제프 임멜트 GE 최고경영자가 두 회사 모두에 도움이 되는 합병이라고 말했습니다만, 월요일(31일) 베이커 휴스의 주가는 거의 3%가량 떨어졌습니다. 합병 방식이 워낙 복잡하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우려한다는 분석인데요. GE는 새로 합병된 회사의 지분 62.5%를 갖게 됩니다. 두 회사는 내년 중반경에 합병을 마무리할 계획입니다. 분석가들은 두 회사 사업에 겹치는 부분이 없어, 규제 당국의 승인을 받는 데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란 반응을 보였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부지영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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