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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 두고 온 자녀 만나고픈 '통일맘'...미국 정관계 도움 호소


중국인 남편과의 사이에 태어난 자녀를 만나고 싶어하는 탈북 여성들 100명으로 결성된 ‘통일맘’ 대표단이 25일 VOA을 방문했다. 오른쪽부터 김정아 대표, 이영희 이사, 황현정 회원.
중국인 남편과의 사이에 태어난 자녀를 만나고 싶어하는 탈북 여성들 100명으로 결성된 ‘통일맘’ 대표단이 25일 VOA을 방문했다. 오른쪽부터 김정아 대표, 이영희 이사, 황현정 회원.

한국에 정착한 탈북 여성들 가운데는 중국에 자녀를 두고 온 이들도 많습니다. 중국 남성에게 팔려가 아이를 낳고, 강제 북송을 피해 아이를 두고 또 다시 중국을 떠난 것입니다. 이 여성들이 중국에 있는 아이를 만날 수 있도록, 또 키울 수 있도록 미국 정관계 인사들에게 도움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내 아이 안고 싶어요!”

중국인 남편과의 사이에 태어난 자녀를 만나고 싶어하는 탈북 여성들 100명으로 결성된 ‘통일맘’.

‘통일맘’ 대표단이 미국을 방문해 정관계 인사들과 인권운동가들을 폭넓게 만나고 있습니다.

이들은 25일 VOA를 방문해 자식을 버리고 떠날 수 밖에 없었던 탈북 엄마들의 사연을 소개했습니다. 김정아 ‘통일맘’ 대표입니다.

[녹취: 김정아 대표] “팔려가서 중국 남자와 결혼해서 가정 꾸려서 아이를 낳으면 평범하게 살 고 싶은데 살 수 없는 이유가 중국 당국이 탈북 여성을 북송 시키는게 문제거든요… 거기서 살아서 도망쳐 나와서 한국으로 오게 되면 한국에서 당당한 국적 가진 다음에 중국에 간다면 거기에는 내 자식을 볼 수 있는 희망이 있는 거죠. 내가 일단 사니까. 내가 죽으면 영원히 엄마 없는 아이가 되지 않습니까? 결국 앞으로 자식과의 미래를 위해 그 선택을 하는 건데..”

김정아 대표는 ‘통일맘’이 국제사회에 바라는 것은 3가지라고 밝혔습니다. 탈북 여성과 중국 남성 사이에 태어난 아이에게 호적을 줄 것, 한국 국적을 가진 탈북 여성에게 아이를 만날 수 있는 면접교섭권을 줄 것, 아이가 어머니와 살고자 하면 탈북 여성들이 양육권을 가질 수 있도록 법적, 제도적으로 보장해 줄 것.

김 대표는 이를 위해 미국 정부도 역할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김정아 대표] “미국 정부와 유엔에게 저는 가장 원하고 싶은 것이 우리가 중국 정부에게 하는 이 호소문이 제대로 전달이 되게끔 제발 좀 도와주십쇼 라는 부분인거죠. 중국 정부가 움직일 수 있는, 미국 정부와 유엔의 목소리가 저희한테는 큰 도움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미국을 방문한 것입니다.”

이날 함께 방문한 이영희 씨는 중국에 십대 아들이 남아 있습니다. 중국인 남편과의 사이에 태어난 아들은 헤어진 지 10년이 된 엄마를 이미 가슴 속에서 지웠습니다.

[녹취:이영희] “10년 동안 제가 못 찾아간 것 같아요. 작년 11월에 애 보러 갔는데 덤덤하고, 엄마에 대한 감정이 아예 메마른 거에요. 울지도 않고. 저는 통곡하는데. 남자애라서 그런지. 할머니가 엄마가 나를 버리고 갔다고 하지만 엄마는 엄마다라고 하지만 마음 속에는 엄마를 이미 지워버려서 사는 애의 모습을 제가 봤거든요. 가서 4박5일 있는데 소통을 하나도 못하고 왔어요.”

이영희 씨는 이런 사연을 누구한테도 말할 데가 없어 이불 속에서 혼자 울곤 했지만, 통일맘 활동을 통해 국제사회에 알리고 도움을 호소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에 딸을 두고 돈을 벌려고 고향을 떠난 황현정 씨. 그녀는 영문도 모른 채 중국으로 끌려갔고, 중국인 남편에게 팔려갔습니다. 북한에 있는 딸에게 돌아가기 위해 계속 도망치다 죽을 만큼 맞았습니다.

[녹취:황현정] “사람이 아닌 개를 패듯이 패는 거에요. 내가 여기서 쓰러지면 안 된다. 북한에 딸이 있는데 죽으면 안 된다. 온 몸에 기운 주고 맞으니까 안 아프데요. 얼마나 두들겨 맞았는지 시 아바이가 죽이라 하데요. 세 번째 뛰었을 땐 우리집 살 사람이 아니다 해서 다 와서 장정이 3~4이 달라붙어서 때리는 데 최종적으로 시아바이 되는 사람이 죽이라 하는 거에요.”

현정 씨는 이후 중국인 남편에 순응해서 살았고, 대도시에서 일하며 자신의 몸값을 갚은 뒤 한국으로 다시 도망쳤습니다.

김정아 대표는 인신매매 당해 중국인 남편과 살고 있는 많은 탈북 여성들이 육체적으로 학대 당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녹취: 김정아 대표] “이렇게 선량하게 잘 해 주는 사람들도 있고, 때리지 않는 사람들도 있는 반면에 무조건 때리고 사람이 아닌 짐승 취급을 하는데 여기서 가장 관건인 문제가 호적이 없다 나니까 너네는 당장 죽여도 할 말이 없다.”

다른 여성들도 중국 내 북한 여성들의 불안한 신분을 인권 유린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았습니다. 북한에서도 상상도 못할 일을 중국에서 당한다고 지적했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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