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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따라잡기] 미국 유권자등록


다음달 8일 미국 대통령선거 투표일을 앞두고 이달초 유권자 등록을 위해 줄지어 서있는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주민들.
다음달 8일 미국 대통령선거 투표일을 앞두고 이달초 유권자 등록을 위해 줄지어 서있는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주민들.

뉴스의 배경과 관련 용어를 설명해드리는 뉴스 따라잡기 시간입니다. 미국 시민권자라면 누구나 대통령 선거에 참여해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에게 한 표를 행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한 가지 조건이 갖춰져야 하는데요. 바로 유권자 등록입니다. 대통령 선거 때마다 시민권자임에도 유권자 등록을 하지 않아서 투표에 참여하지 못하는 미국인이 수백만 명에 이른다고 하는데요. 오늘은 대통령 선거의 필수과정인 유권자 등록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김현숙 기자가 소개합니다.

[녹취: 오하이오 주 유권자 등록 자원봉사자들]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 경합주로 꼽히는 미 중서부의 오하이오 주. 자원봉사자들이 아프리카 케냐 출신 이민자들이 많이 사는 아파트를 찾아 집집마다 다니며 문을 두드립니다. 시민권자인지 물어보고는 유권자 등록을 할 것을 권유했죠.

[녹취: 이슬람 사원 자원봉사자]

이슬람사원에서 열린 금요기도회에서는 자원봉사자가 마이크를 잡고 무슬림, 즉 이슬람 신도들의 유권자 등록을 강조했습니다. 중남미계 공동체에서도, 아시아 이민 공동체에서도 자원봉사자들은 유권자 등록의 중요성을 설명하면서 이번 대선에서 자신들의 목소리를 낼 것을 설득했습니다.

유권자 등록 기간이 되면 미 전역, 거리 곳곳마다 유권자 등록을 독려하는 자원봉사자들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미국 국민이라고 할지라도 민주주의 꽃이라고 불리는 선거에 참여하기 위해선 바로 이 유권자 등록이 꼭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유권자 등록 절차”

미국의 각 주는 유권자 등록이나 투표와 관련한 고유한 법규를 갖고 있기 때문에 주에 따라 절차가 조금씩 다르긴 합니다. 하지만 보통 유권자 등록을 할 수 있는 조건은 미국에서 태어났거나 귀화한 시민권자이어야 하고요. 선거일을 기준으로 18살 이상이어야 합니다. 또한, 현재 중범죄로 복역 중이거나 가석방 중인 경우 또 법원으로부터 지적 장애 판결을 받은 경우는 대체로 유권자 등록이 불가능합니다.

유권자 등록은 한 번에 한 주에만 가능하고, 여러 주에 동시에 유권자 등록을 할 수 없죠. 연방법은 또한, 미국 시민임을 사칭해서 연방 선거나 지방 선거에 유권자로 등록하는 행위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주에 따라 유권자 등록 마감일도 다른데요. 대부분 주가 10월 10일에서 20일 사이에 마감됩니다. 최근 태풍 매튜가 강타한 미 남부 플로리다 주의 경우 올해 유권자 등록 마감이 지난 10월 11일이었는데요. 태풍의 피해로 많은 주민이 유권자 등록을 하지 못한 상황을 고려해 플로리다 연방법원은 유권자 등록 기간을 18일까지로, 6일 더 연장한다고 밝히기도 했죠.

유권자 등록은 유권자가 속한 주 당국에 우편으로 신청서를 보낼 수도 있고, 유권자 등록 사무소에 직접 방문할 수도 있고, 인터넷으로 하는 온라인 등록도 가능합니다.

유권자 등록 신청용지 역시 주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이름이나 주소 생년월일, 운전면허증이나 사회보장 번호 끝의 4자리, 인종, 정당 등을 밝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유권자 등록의 중요성”

미국의 국민으로서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권리를 주장할 수 있는 방법이 바로 투표입니다. 투표는 민주주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죠. 또한, 투표는 개인의 권리이기도 하지만 미국 전체 사회의 이익을 위한 의무가 되기도 합니다.

오는 11월 8일 선거일에는 대통령만 선출하는 게 아닙니다. 자신이 거주하는 지역의 대표자인 연방 하원의원 전원을 새로 뽑고, 연방 상원의원 가운데 3분의 1을 새로 뽑습니다. 또 일부 주에선 총기규제문제나 마리화나 사용문제, 세금 등과 같은 생활과 밀접한 사안들에 대한 주민들의 뜻을 묻는 주민투표도 함께 시행하는데요. 따라서 단순히 대통령 투표에 참여하기 싫다고 해서 유권자 등록을 하지 않기엔 너무나 큰 손실이 뒤따를 수 있는 겁니다.

특히 미국 내 소수계 사회는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기 위해 반드시 유권자 등록을 하고 투표를 할 것을 독려하고 있는데요. 소수계의 목소리가 정치권에서 힘을 얻는 데 필요한 것이 바로 투표의 힘, 유권자로서의 영향력이기 때문입니다.

지난 2008년 대선의 경우 투표 자격이 있지만, 유권자 등록 기간을 놓쳐서 투표에 참여하지 못한 사람의 숫자가 6백만 명에 달했다는데요. 대통령 선거에서 6백만 표는 선거 결과를 뒤집을 수도 있는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숫자입니다.

“소셜 미디어와 유권자 등록”

최근 미국의 뉴욕타임스 신문은 대표적인 사회관계망 서비스, 소셜미디어인 페이스북 덕분에 유권자 등록 건수가 많이 늘었다고 보도했습니다. 지난 9월 23일에서 26일 사이, 선거 연령에 해당하는 이용자의 페이스북 페이지에 유권자로 등록하라는 안내 문구가 떠 있었고 이 문구를 클릭하면 해당 주의 유권자 등록 홈페이지로 연결됐었죠. 실제로 페이스북에 이런 알림 기능이 생긴 뒤 그 이전과 비교해 유권자 등록이 크게 늘었고 특히 젊은이들의 유권자 등록이 많았다고 합니다.

소셜미디어에서는 사람들의 유권자 등록을 독려하는 운동이 일기도 했는데요. 유명인들이 유권자등록을 독려하는 영상을 올려서 사람들의 참여를 끌어 내기도 했습니다. 미국의 유명 여가수인 케이티 페리 씨는 전국 유권자 등록의 날이었던 지난 9월 27일 재미있는 동영상을 만들어 인터넷에 올렸습니다.

[녹취: 케이티 페리 유권자 등록 독려 영상]

선거일에 어떤 옷을 입고 투표소에 가든 상관없으니 잊지 말고 유권자 등록을 하자는 케이티 페리 씨의 동영상은 큰 관심을 모았죠.

소셜미디어가 발달하면서 대선 후보들도 소셜미디어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선거운동을 하지만 이렇게 유권자들도 소셜미디어를 통해 유권자 등록을 하고, 다른 사람의 유권자 등록을 이끌어내고 있는데요. 이런 모습 역시 미국 선거 문화의 새로운 변화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미국의 유권자 등록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지금까지 김현숙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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