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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테르테 "미국과는 굿바이"...룰라, 브라질 차기대통령 선호 1위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19일 중국 베이징 시내에서 열린 교민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19일 중국 베이징 시내에서 열린 교민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지금 이 시간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지난 화요일(18일)부터 나흘 일정으로 중국을 방문중인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오늘 시진핑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했습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향후 필리핀 외교의 중심 축을 미국에서 중국 쪽으로 옮기겠다는 뜻을 명확히 했습니다.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이 탄핵된 뒤 부통령이 자리를 승계한 브라질에서,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이 차기 대통령 선호도 1위에 오른 소식에 이어서, 일본의 영해가 지금보다 크게 넓어진다는 해상보안청 발표, 함께 들여다 보겠습니다.

진행자) 취임 후 줄곧 미국과 거리를 두는 행보를 보여왔던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중국에 가서 이런 입장을 보다 명확히 했다고요?

기자) 네. 지난 화요일(18일) 중국 베이징에 도착한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시내 호텔에 머물면서 별다른 공개일정 없이 지내다가 어제 저녁 필리핀 교민 간담회를 시작으로 오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 등 본격적인 일정을 소화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강도높은 ‘반미’ 발언과 ‘친중국’ 정책 계획을 쏟아내면서, 동남아시아의 대표적인 친미 국가였던 필리핀이 앞으로 중국을 보다 중시하는 외교를 펼칠 것임을 예고했습니다.

진행자)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구체적으로 어떤 발언을 했습니까?

기자) “이제 미국과는 ‘굿바이’다. 더 이상 미국의 간섭은 없다. 더 이상 미국과의 군사훈련도 없다.” 어제 베이징 필리핀 교민 간담회에서 두테르테 대통령이 한 말인데요. 지난달 말 베트남 방문 당시에도 교민 간담회에서 강성 발언을 했었습니다. 미국과 합동군사훈련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한 건데요. 이후 미국 측은 애슈턴 카터 국방장관과 백악관 등이 나서 ‘필리핀과의 군사동맹이 굳건하다’고 강조하면서 합동군사훈련을 중단할 계획이 없다고 설명했었습니다. 하지만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이번에 다시 한번, 미국과는 군사훈련을 안하겠다는 입장을 확인했습니다.

진행자) 간담회에서 또 다른 반미 발언이 있었다고요?

기자)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이날 간담회에서 “오늘 이렇게 중국에 와서 환대를 받으니 정말 기분 좋다. 난 미국을 방문할 계획이 전혀 없다. 거기 가면 우리는 그저 모욕이나 당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의 외교 정책은 중국으로 방향을 확 틀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과거 필리핀이 미국의 통치를 받은 이후 70년동안 전통적인 우방으로 남아있었지만, 앞으로는 중국과의 경제협력을 고리로 새로운 동반자 관계를 만들어 나갈 계획을 표명한 겁니다.

진행자) 말씀하신 대로 필리핀과 미국은 전통적인 우방이었잖아요, 왜 이런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걸까요?

기자) 두가지를 짚어볼 수 있겠는데요. 하나는 두테르테 대통령이 지난 6월 취임 후 적극적으로 진행중인 대규모 마약사범 소탕작전을 둘러싼 미국과의 견해차입니다. 두테르테 대통령 취임 후 4개월여 동안 필리핀에서는 마약 거래 의심 정황만으로 재판없이 즉결 처형된 사람이 3천70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는데요, 이에 대해 미국은 인권침해와 사법절차 파괴 문제를 지적했습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내정간섭’이라고 반발했고요.

진행자) 다른 한가지는 뭡니까?

기자) 중국이 필리핀에 제시하고 있는 대규모 경제협력 사업입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어제 베이징 필리핀 교민 간담회에서 “우리는 아주 가난하다. 철도도 필요하고 차관도 필요하다. 20년 장기 차관 같은 것을 (중국에) 달라고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실제로 오늘 정상회담에서 두테르테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대규모 경제협력사업에 합의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오늘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정상회담을 열어, 필리핀 고속철도 사업을 비롯한 교통망· 사회간접시설 확충과 통신, 에너지, 관광, 농업, 금융 및 투자, 그리고 해양경비와 관련한 13건의 협정문에 서명했다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보도했습니다. 이런 대규모 경제협력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 중국이 투입하는 금액은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정상회담 전후 중국 관영 매체들은 당국이 필리핀에 30억 달러 규모 투자를 집행할 것이라고 전망해왔습니다.

20일 베이징에서 정상회담을 열어 13개 협정문에 서명한 뒤 악수하고 있는 시진핑(오른쪽) 중국 국가주석과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

20일 베이징에서 정상회담을 열어 13개 협정문에 서명한 뒤 악수하고 있는 시진핑(오른쪽) 중국 국가주석과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

진행자) 중국이 이렇게 필리핀에 대규모 경제협력을 제공하는 이유가 있을 것 아닙니까?

기자) 중국은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을 비롯한 역내 국제정치· 안보 현안에서 ‘우군’을 확보하기 위해 최근 수년동안 적극적으로 움직여왔습니다. 실제로 중국이 교통망 확충과 사회간접시설 건설 등에 총액 500억 달러 이상을 제공하는 방글라데시와, 총액 150억 달러에 이르는 차관을 준 캄보디아 등은 최근 ‘동남아시아국가연합’, 아세안 정상회의를 비롯한 각종 국제회의에서 남중국해 판결 이행 관련 항목이 공식성명에 포함되지 않도록 반대의사를 피력하는 등 활발하게 중국 편에서 활동했습니다.

진행자) ‘남중국해 판결’에 대해 되짚어 볼까요?

기자) 중국 대륙 남쪽과 베트남 동쪽 해안, 그리고 필리핀, 인도네시아, 브루나이, 타이완 같은 섬나라들로 둘러싸인 바다인 남중국해를 놓고, 중국은 역사적 배경을 들어 90% 이상 해역이 자신들의 영해라고 주장해왔습니다. 이같은 내용을 3년동안 심의해온 네덜란드 헤이그의 국제분쟁 판결기구인 ‘상설중재재판소(PCA)’가 지난 7월, 중국의 영유권에 대한 근거가 없다고 판결했는데요. 중국 정부는 이 판결을 이행하지 않고, 계속해서 남중국해 주요 해역에 인공섬을 만들고 군사시설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특히 상설중재재판소에 중국을 제소해서 승리한 당사국이 필리핀이기 때문에, 중국으로서는 필리핀을 우군으로 끌어들일 필요가 컸습니다.

진행자) 실제로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이번 정상회담에서 남중국해 문제를 거론하지 않았다고요?

기자) 네.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시진핑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에 앞서 현지 언론에 “남중국해 문제는 중국방문의 우선 의제가 아니다”라면서 선을 그었고요, 회담에서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습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어려운 문제는 잠시 미뤄두고, 두 나라의 공동 발전을 추진해서 인민들에게 실질적인 이익을 제공하자”고 남중국해 문제에 대한 필리핀 측의 양해를 요구했습니다. 이에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두나라 사이에 많은 협력의 공간이 있다”면서 공감을 표시했습니다.

진행자) ‘중국이 대규모 경제협력을 약속하고, 필리핀이 남중국해 문제를 양해한다’, 이렇게 양국 정상회담을 정리해볼 수 있겠네요. 또 어떤 이야기들이 있었습니까?

기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13건의 협정 외에 추가 경제 지원 의사도 밝혔고요,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중국에 대해 극도의 친밀감을 표시했습니다. 신화통신 보도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번 정상회담 말미에 “우리 정부는 중국 기업들의 적극적인 투자를 장려함으로써, 필리핀의 경제발전을 도울 준비가 돼 있다”면서 “필리핀은 이웃일 뿐만 아니라, 혈연관계로 맺어진 형제국가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에 두테르테 대통령은 “중국은 필리핀의 친구일 뿐만 아니라, 위대한 국가다. 양국 유대의 깊은 뿌리는 쉽게 끊어지지 않을 것”이라면서 “내가 겨울이 가까워지는 시기에 베이징에 왔지만 양국 관계는 지금이 봄날”이라고 화답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은 두 나라의 최근 움직임을 어떻게 보고 있나요?

기자)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의 베이징 교민 간담회 발언이 알려진 어제, 필립 골드버그 필리핀 주재 미국대사는 “중국과의 관계를 개선하려는 필리핀 정부의 노력이 제로섬 게임이 돼서는 안 된다”라고 말했습니다. 중국에 대한 접근이 결국 미국과의 관계 악화를 초래할 수밖에 없음을 필리핀 측에 우회적으로 경고한 겁니다.미국 국무부는 목요일(20일) 두테르테 대통령이 미국과 '결별'하겠다고 말한 데 대해 이해할 수 없다며, 정확히 무슨 의미인지 설명을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필리핀 미국 대사관 앞에서 반미시위도 있었다고요?

기자) 네. 어제 필리핀 마닐라 주재 미국 대사관 앞에서 좌파 시민단체 ‘바얀’ 회원 중심의 시위대가 경찰과 충돌해 50여명이 부상당했습니다. 시위대는 두테르테 대통령의 반미 발언들을 지지한다고 밝히고, 필리핀 주둔 미군의 철수와 정부의 독자적 외교 정책 추진을 요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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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대통령이 탄핵당한 브라질에서 전직 대통령의 인기가 높다고요?

기자) 네. 어제(19일) 발표된 2018년 브라질 대통령선거 지지율 조사에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이 선두를 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현지 여론조사 기관 MDA가 이날 공개한 자료에서 좌파 지도자인 룰라 전 대통령은 11.4%의 지지율로 경쟁자들을 멀찌감치 따돌리고 1위에 올랐고요, 이어서 보수파인 사회기독당의 자이르 볼소나루가 3.3%를 기록해서 2위, 중도파인 사회민주당의 아에시오 네비스가 3.1%로 3위를 차지했습니다.

진행자) 탄핵 사태 후 대통령 직을 승계한 인물은 지지를 못받고 있나보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달 말 탄핵이 확정돼 물러난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의 자리를 물려받아 브라질 국정을 이끌고 있는 미셰우 테메르 대통령은 이번 조사에서 3%의 지지를 얻어 4위에 머물렀습니다.

진행자) 룰라 전 대통령이 2018년에 다시 당선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봐도 될까요?

기자) 아직은 확실치 않습니다. 브라질 연방 검찰이 얼마전 룰라 전 대통령을 부패 혐의로 기소했기 때문입니다. 이 혐의는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의 탄핵 사유 가운데 하나인 국영석유회사 페트로브라스 비리 의혹과도 관련 있는데요, 룰라 전 대통령 측은 혐의를 부인하고 있습니다. 지난 2003년 브라질 역사상 첫 좌파정권을 출범시켰던 룰라 전 대통령은 2010년 퇴임 직전 지지율이 87%에 달했을 정도로 높은 인기를 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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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일본의 영해가 늘어난다는 소식이 있군요?

기자) 얼마 전 화산활동 때문에 일본 남쪽에 섬이 하나 새로 생겼습니다. 일본 본토에서 1천km 떨어진 오가사와라 제도의 니시노 섬 주변의 화산활동으로 이 섬의 면적이 종전보다 12배 커진 건데요, 일본 당국은 완전히 새로운 섬으로 국제 해양지도에 등재할 계획입니다. 일본 해상보안청은 이 섬을 근거로 영해를 70㎢ 확장하고 배타적 경제수역도 50㎢ 추가할 계획이라고 어제(19일) 밝혔습니다.

진행자) 일본이 새로 확보하게 되는 영해 70㎢가 어느 정도 면적인가요?

기자) 평양 능라도의 약 54배에 달하는 넓이입니다. 일본 해상보안청 관계자들은 다음주 월요일(24일) 부터 현장조사를 실시해서 6개월동안 새로운 해양지도 작성을 진행할 계획입니다.

진행자) 일본이 일방적으로 영해를 넓히면, 다른 나라들과 충돌은 없을까요?

기자) 새로 생긴 섬이 일본 남쪽 태평양 상에 있기 때문에, 가까운 곳에 영유권을 주장할 나라가 없습니다. 나카지마 사토시 해상보안청장은 “일본의 해양권익 확보 측면에서 중요한 사건”이라고 이번 일을 평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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