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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문답] 미한 외교·국방 회의 합의 사안과 쟁점들


존 케리 국무장관이 19일 미-한 외교.국방장관 회의를 마치고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존 케리 국무장관이 19일 미-한 외교.국방장관 회의를 마치고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그럼 이번에는 어제 (19일) 열린 미-한 외교.국방장관 회의의 주요 쟁점과 특이 사항을 좀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백성원 기자가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우선 이번 회의, 미국과 한국의 아주 중요한 양자 채널로 자리잡은 것 같습니다.

기자) 예, 짧은 시간에 그렇게 됐습니다. 2010년 천안함 사건 이후 처음 열렸으니까요. ‘2+2 회의’로 불리는 이 회의는 그때부터 2년 마다 한번씩 열리고 있는데요. 특이한 건 바로 다음날 두 나라 간 안보협의회가 이어진다는 겁니다. 이 안보협의회는 1968년부터 매년 개최되고 있으니까 ‘2+2’ 보다 훨씬 오래된 회의고요, 두 나라 국방장관이 동맹의 주요 현안을 논의하는 자립니다.

진행자) 그럼 어제 (19일) 열린 2+2 회의 얘길 좀 해보죠. 상당히 방대한 주제가 다뤄진 것 같더군요.

기자) 그만큼 북한 문제의 시급성을 보여준다고 할까요? 과거 이런 회의 뒤에는 과연 구체적 조치나 실질적 진전은 뭔가, 그런 의문이 들기도 했는데요. 이번 회의에선 두 나라 장관들의 발언 수위도 높고 구체적이었을 뿐아니라 실체가 분명한 합의도 이뤄졌다는 게 특징적이었습니다. 특히 회담 뒤 기자회견에서 케리 장관이 11분 넘게 논의 결과를 설명했는데요. 북한에 대한 경고, 한국에 대한 확고한 방어 의지, 미-한 동맹의 중요성, 크게 3가지 측면에서 미국 입장을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한국에 대한 미국의 확장억제 공약을 재확인했다는 평가가 가장 많이 나오더군요.

기자)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가 더 적절할겁니다. 확장억제는 미국이 동맹국에게 미 본토와 같은 수준의 핵 억제력을 제공하는 걸 말하는데요. 핵우산은 물론이고 재래식 타격 능력, 미사일 방어 역량, 이런 자산을 총동원해서 한국을 북한의 위협으로부터 보호하겠다, 케리 장관 발언은 이런 의지에 큰 무게를 뒀습니다. 특히 이걸 더 구체화하고 제도화하는 기구를 신설하는데 합의했다는 게 중요한 점입니다. 두 나라 외교.국방 고위당국자가 참여하는 일종의 방어기구 차원의 협의체가 구축된 거죠.

진행자) 안보 문제뿐만이 아니고요. 대북제재 방향도 상당히 구체적으로 논의된 걸로 보이는데요.

기자) 케리 장관이 기자의 질문에 원론적 답변을 넘어 비교적 상세한 현황을 공개했습니다. 지난 3월 채택된 유엔 안보리 대북 결의 2270호는 생계를 위한 석탄 수출을 예외적으로 허용하지 않았습니까? 케리 장관은 이게 부작용이 크다고 직접적으로 꼬집었습니다. 이런 허점을 통해 북한이 석탄 수출로 수익을 얻는 방식을 바꿔야 한다는 거죠. 또 북한과 거래하는 중국 기업에 대한 ‘세컨더리 보이콧’ 적용 역시 선택지에서 배제하진 않는다고 했는데요. 이런 접근이 군사적 수단보다 낫다는 이유를 들었습니다.

진행자) 미국 조야에선 북한에 대한 ‘선제공격론’까지 제기됐는데요. 케리 장관의 이번 발언은 군사적 수단은 고려 안 한다, 그런 뜻으로 읽어야 할까요?

기자) 사실 케리 장관의 이번 기자회견에서 눈 여겨봐야 할 부분 입니다. 군사적 수단은 마지막 선택이라면서도, 북한에게 상당히 위협적으로 들릴 수 있는 표현을 사용했기 때문입니다. 케리 장관은 “미국이 마음만 먹으면 이미 수 십 년 전부터 북한을 완전히 쓸어버릴 수 있었다”고 했거든요. 물론 그게 미국의 목표는 아니니까 대화로 나와라, 이런 취지였습니다만, 최근 대니얼 러셀 국무부 동아태 담당 차관보가 “김정은의 죽음”을 언급한 것과 비슷한 맥락으로도 들렸습니다.

진행자) 미 당국자들이 일부러 대북 발언 수위를 높이는 걸까요?

기자) 사전 각본에 따른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핵 위협 강도를 더해가는 북한에 분명한 경고 신호가 될 만합니다. 하지만 케리 장관의 이날 발언에 들어있는 대조적인 대북 메시지, 그러니까 대화 유인책의 수위 또한 상당히 높다는 점 역시 예사롭지 않습니다. 북한이 원하는 건 비핵화 대화를 통해서만 성취할 수 있다면서 여러 ‘당근’을 제시했는데요. 제재 해제나 에너지.식량 지원이야 반대급부로 자주 나오는 얘깁니다만, “새 평화 방안과 외교 정상화, 한반도 불가침” 이런 가능성까지 제시했습니다. 이런 표현 역시 처음은 아닙니다만.

진행자) 한국 정부가 그렇게 ‘평화’나 ‘대화’ 가능성을 제시하기엔 부담이 클 것 같은데, 아무튼 이 부분만큼은 케리 장관의 제안이 좀 더 적극적으로 들리는데요.

기자) 케리 장관이 ‘평화체제’나 ‘평화조약”을 언급하진 않았습니다만, 이날 대북 제재와 압박에만 초점을 맞춘 윤병세 한국 외교장관과의 발언과는 미묘한 온도차가 느껴졌습니다. 물론 두 나라의 철저한 공조와 안보 공약이 기자회견 내내 중심 주제였습니다만, 그러면서도 한국 외교장관은 북한이 느낄 고통 수위를 높이는 방안에 대해서만 얘기한 반면, 미 국무장관은 대화와 협상에 열려있으니 북한이 응하라, 이렇게 다른 한 쪽에도 문을 열어뒀다는 점, 외교와 압박 양쪽에 골고루 무게를 두는 미 대북전략이 여전히 유효한 것으로 읽혔습니다.

진행자) 끝으로 이번 미-한 외교.국방장관 회의에서 채택된 공동성명, 눈여겨봐야 할 부분이 있으면 짚어주시죠.

기자) 역시 이번 회의의 중심 주제답게 미국의 확장억제 공약이 아주 구체적으로 명시돼 있고요. 사드 배치의 정당성 역시 포함돼 있습니다. 북한 핵과 미사일 능력의 고도화를 역내 국가들에 대한 직접적 위협으로 규정했는데요. 이런 내용을 공동성명에 담은 건 처음입니다. 인권 문제 역시 다뤘습니다. 특히 북한 노동자를 받는 나라들이 임금이 북한 핵.미사일 프로그램에 전용되지 않도록 할 책임이 있다는 것, 또 인권침해와 관련한 북한 지도부의 책임규명까지 광범위한 합의 사안을 담았습니다.

어제(19일) 열린 미-한 외교.국방장관 회의에서 나온 합의 사안과 쟁점들 짚어봤습니다. 백성원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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