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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보도: 북한 핵실험 10주년] 5. 전직 대북정책 주역들과의 좌담


미국의 대북정책을 담당했던 전직 관리들이 VOA가 마련한 북한 핵실험 10주년 좌담회에 참석했다. 왼쪽부터 로버트 아인혼 전 국무부 비확산·군축 담당 특보, 로버트 갈루치 전 북핵 특사, 좌담을 진행한 VOA 조은정 기자.
미국의 대북정책을 담당했던 전직 관리들이 VOA가 마련한 북한 핵실험 10주년 좌담회에 참석했다. 왼쪽부터 로버트 아인혼 전 국무부 비확산·군축 담당 특보, 로버트 갈루치 전 북핵 특사, 좌담을 진행한 VOA 조은정 기자.

북한 정권이 첫 핵실험을 실시한 지 지난 9일로 10년이 됐습니다. VOA는 북한 핵실험 10년을 맞아 북한이 국제사회의 강력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핵 개발을 강행해온 과정을 돌아보고 평가하는 다섯 차례 기획보도를 마련했습니다. 오늘은 마지막 순서로 국무부에서 대북정책을 담당했던 주역들로부터 차기 정권의 정책 방향에 대한 견해를 들어보겠습니다. 지난 1994년 미-북 제네바합의를 이끌어 낸 로버트 갈루치 전 북 핵 특사와 오바마 행정부에서 대북 제재를 담당했던 로버트 아인혼 전 국무부 비확산.군축 담당 특보가 VOA를 방문했습니다. 대담에 조은정 기잡니다.

[기획보도: 북한 핵실험 10주년] 5. 전직 대북정책 주역들과의 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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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먼저 갈루치 대사님, 북한의 핵 능력을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이제 용납할 수 없는 수준에 도달했습니까?

갈루치 전 특사) "The situation I think has been getting steadily worse from the perspective of the US..."

미국과 동맹의 입장에서 상황은 꾸준히 악화됐습니다. 북한의 핵 능력이 계속 발전됐다는 거죠. 용납할 수 없는 시점을 특정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사실 북한이 핵확산금지조약 NPT를 탈퇴한 것도 용납할 수 없습니다. 미국인들이 눈여겨보는 점은 북한이 핵무기를 미국에 도달할 수 있는 탄도미사일에 장착할 수 있냐는 거죠. 하지만 제 생각에 그것은 특별한 질적 변화가 아닙니다. 현재 북한의 핵 능력은 이미 한국, 일본 등 역내 동맹들을 위협하는 수준이고, 이는 이미 충분히 우려할만 합니다.

기자) 대사님은 그러면 북한이 핵무기를 미사일에 장착할 능력이 있는 것으로 보십니까?

갈루치 전 특사) "I don’t believe North Koreans yet have an intercontinental ballistic missile with range in accuracy and confidence in re-entry etc..."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이 사정거리의 정확성이나 재진입 기술 등을 갖추고 있다고 보지 않습니다. 따라서 미사일이 준비가 안 됐고. 그리고 북한이 핵실험을 다섯 차례 했지만 핵탄두가 충분히 소형화됐는지, 대기권 재진입을 견딜 수 있는지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전반적인 추세가 더 중요합니다. 그 추세는, 북한이 저지되지 않는다면 앞으로 5년 안에 이 기술을 확보할 수 있는 쪽으로 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기자) 로버트 아인혼 전 특보님. 북한의 핵 능력을 어떻게 평가하고 계십니까?

아인혼 전 특보) "I agree with Bob. Experts believe that North Korea..."

저도 갈루치 대사의 견해에 동의합니다. 전문가들은 현재 북한이 미사일에 핵탄두를 탑재하고 일본과 괌을 타격할 능력이 있는 것으로 믿고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 본토를 핵미사일로 타격할 기술은 앞으로 2, 3, 4년 정도, 몇 년 정도 더 걸려야 완성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북한은 아직 장거리 미사일을 탄도궤적으로 시험하지 않았습니다. 위성 발사 목적으로 아주 큰 엔진을 시험하긴 했지만, 실제 미사일 태세로 시험하지는 않았죠. 하지만 여전히 우려스럽습니다. 북한은 이미 미국의 동맹들을 공격할 수 있고, 미국은 동맹 방어 의지가 있기 때문에 이것은 동일하게 미국에 대한 위협입니다.

기자) 갈루치 대사님. 차기 미국 대통령이 북한과 즉각 협상에 나서야 할까요?

갈루치 전 특사) "The short answer to that question is I don’t think so...."

짧게 답한다면, "아니요" 입니다. 새 대통령은 먼저 상황을 평가하고 싶어할 겁니다. 이 같은 중요한 국가안보 사안에 대해선 정책 검토가 있기 마련이죠. 하지만 새 행정부가 최대한 빨리 이 문제를 다루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하면, 기회가 무르익었다고 판단하면, 북한과 협상 재개 문제를 논의하는 것이 유용하다고 판단하면, 추진할 수 있죠. 그런데 북한의 도발 직후에는 미국이 협상에서 성공을 자신할 수 없다는 것을 모두가 알고 있습니다. 다시 말하면, 새 행정부 출범 직후 북한이 또 다른 핵무기를 실험하고, 또 다른 장거리 미사일을 쏜다면, 지상이나 해상에서 한국을 상대로 도발적인 행동에 나선다면, 미국이 북한에 대화를 제안할 때는 아닌 거죠. 어떤 미국 행정부도 그 때는 대화에 안 나섭니다. 물론 북한과의 협상에 열의를 가진 사람은 거의 없지만, 대안들을 모두 검토한 뒤에는 협상이 결국은 신중하고도 현명하며 궁극적으로는 최선의 선택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자) 아인혼 전 특보님. 새 행정부가 대화에 나서야 할까요 제재를 계속 유지해야 할까요?

아인혼 전 특보) "I think they need eventually to pursue a dual track approach..."

결국은 양방향 접근방식을 추진해야 할 겁니다. 압박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습니다. 중국이 결정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준비도 안 됐다고 생각합니다. 중국은 (북한에 대한) 영향력이 크지만 한반도의 불안정을 우려해서 그 영향력을 모두 쓸 생각은 없죠. 따라서 압박으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하지만 압박과 외교를 결합하는 것이 해법이 될 수도 있습니다. 이 양방향 접근법이 효과를 보려면 압박, 즉 제재가 지금보다는 강력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 부분에서 중국의 협조가 필요하죠. 미국 행정부가 외교적 노력을 고려할 준비가 돼 있으며 동시에 압박을 강화할 것이고, 이때 중국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말하면, 중국의 협력을 더 이끌어낼 수 있을 겁니다. 이란에 대해서도 이런 식으로 중국의 협력을 끌어냈죠. 중국은 이란에 대해 외교적 해법을 원했지만, 협상이 성공하기 위해선 제재를 강화해야 한다는 미국과 다른 나라들의 설득을 받아들인 거죠.

기자) 아인혼 전 특보님. 3년 전까지도 국무부에서 대북 제재를 담당하셨죠. 중국 기업들에 대한 2차 제재가 미흡하다는 미 의회의 지적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아인혼 전 특보) "I think we need to send a signal to the Chinese that they..."

저는 북한을 더 압박하라는 신호를 미국이 중국에 보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북한의 모든 무역은 중국을 통하는 것이 분명합니다. 많은 민감한 거래도 중국을 통하죠. 미 법무부가 중국 기업에 대한 기소를 언급한 것은 중요했고, 중국이 이 기업에 대해 자체 조사를 벌이겠다고 밝힌 것도 긍정적이었습니다. 중국 당국이 자국 내 북한 중개인들을 단속하고, 중국 기업과 은행들이 북한과 민감한 거래를 하지 못하도록 중국 당국이 막아야 한다고 미국이 신호를 보내야 합니다. 더 많은 조치가 취해질 수 있죠. 우리는 명백히 중국의 협조를 필요로 합니다. 따라서 중국에 대해 정면으로 경제적 공격을 감행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중국은 더 협조적으로 나와야 되고, 미국은 이 문제를 심각하게 생각한다는 신호를 계속 보내야 합니다.

기자) 갈루치 대사님. 미국이 중국의 협조를 얻는 점을 어떻게 보고 계십니까?

갈루치 전 특사) "I would associate myself with Bob’s comments about China...."

아인혼 특보의 발언에 공감합니다. 많은 미국인들은 본능적으로, ‘이건 중국 뒷마당에서 벌어지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북한이 중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으니 중국이 책임져야지'라고 생각합니다. 아인혼 특보가 말한 것처럼 중국은 미국과 일부 이해를 공유합니다. 즉, 동북아에서 전쟁을 막자는 거죠. 하지만 중국의 이해가 미국이나 동맹들의 이해와 동일하지는 않습니다. 중국은 또 북한 정권의 지속을 중요하게 생각하죠. 대북 제재도 우려하고요. 따라서 우리는 중국이 북한을 절벽 밑으로 밀어버릴 거라는 기대를 해서는 안됩니다. 다만 중국은 자국의 이익을 지키는 수준에서 북한이 협상에 더욱 전향적으로 나오도록 권고할 수는 있죠. 이건 합리적인 기대입니다. 한편, 미국의 시각에서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지정학적으로 볼 때 중국의 역할을 생각해야 합니다. 중국은 떠오르는 국가가 아니라 이미 떠오른 국가입니다. 미국에는 동일한 수준의 경쟁국이죠. 미국은 역내에 지원해야 할 동맹국들이 있고 그들의 안보가 미국에게는 중요합니다. 북 핵 문제는 역내 가장 중요한 안보 현안입니다. 제 생각에는 미국이 이 문제를 중국에 하청 주는 것은 신중하지 못한 처사입니다. 이 문제에서 미국은 중심 역할을 해야 합니다. 북한이 보기에 미국은 중요합니다. 북한은 자국의 안위를 우려합니다. 한국만이 북한에 줄 수 있는 게 있고, 미국만이 줄 수 있는 게 있습니다. 북한은 근본적으로 정권의 지속에 대한 보장을 미국에 기대하고 있습니다. 또 그런 우려 때문에 핵무기를 개발한다고 주장하죠. 따라서 미국은 이런 역학을 이용하고, 관련 논의에 계속 참여하고, 역내 안정을 원하는 중국의 입장을 감안하고, 북한의 태도 변화를 유도해 협상을 성공시켜야 합니다.

기자) 아인혼 특보님. 북한에 대한 선제공격을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습니다. 어떤 상황에서 북한에 대한 선제공격이 가능할까요?

아인혼 특보) "Technically speaking, preemptive strike occur when you have..."

기술적으로 말할 때 상대방 즉, 북한이 우리를 곧 공격할 태세라는 정보가 있을 때 선제공격이 감행됩니다. 국제법상 상대방이 우리를 곧 공격할 태세이면, 우리는 그들의 공격을 선제적으로 방어할 권리가 있죠. 그리고 북한을 상대로 할 때 선제공격은 재래식 무기를 이용해도 충분합니다. 미국과 한국은 정확하고 효과적인 재래식 무기를 갖고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이 경우 선제공격은 미국을 공격하려는 북한의 미사일이 어디에 있는지에 대한 매우 정확한 정보가 필요합니다. 그런 정보는 입수하기 힘들죠. 왜냐면 북한은 무엇이든 잘 숨기고, 이동식 미사일을 개발하고 있고, 해상 발사 미사일도 개발하고 있기 때문이죠. 최근 잠수함에서도 시험발사 했죠? 따라서 원칙적으로 선제공격은 가능합니다. 하지만 목표물이 어디에 있는지를 파악하고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최대한 빨리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게 어렵습니다.

기자) 갈루치 대사님. 미국이 북한의 공격을 선제적으로 막을 능력이 있습니까?

갈루치 전 특사) "I want to make a distinction between preemption of an ..."

저는 미국이나 한국에 대한 북한의 공격을 선제적으로 막는 것과,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를 선제적으로 막는 것의 차이점을 설명하고 싶습니다. 북한이 미사일 시험발사를 하려고 할 때 미국이나 동맹이 이를 격추하거나 공격해야 한다는 제안을 들은 적이 있거든요. 그건 선제적 방어가 아닙니다. 아인혼 전 특보가 정확히 지적했죠. 북한이 또 다른 미사일 시험을 하려는 계획을 갖고 있다고 해서, 발사대나 공중에 있는 그 미사일을 격추하는 건 선제방어가 아닙니다. 단지 다른 나라의 미사일을 공격한 게 돼 버리죠. 동맹이나 미국을 공격한 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다만, 저는 추호의 의심도 없습니다. 만일 북한이 미국이나 동맹을 공격하려 한다고 미국이 판단하면, 미국은 선제공격을 포함해 모든 일을 할 겁니다. 미국은 북한의 미사일과 핵 능력에 심각한 피해를 줄 수 있습니다.

기자) 새로운 행정부는 국제 현안 중에서 북한 문제를 얼마나 중시해야 할까요? 아인혼 특보님?

아인혼 전 특보) "There are many priorities that will be facing a new administration..."

새로운 행정부가 직면하게 될 현안들이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북한의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 진전, 동맹국들의 우려를 감안하면 이 문제는 미국의 국가안보 현안 중 높은 관심을 둬야 합니다. 모든 행정부는 다양한 현안이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 문제는 실제로 높은 관심을 두기에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기자) 순위를 매긴다면 어떻습니까?

녹취:아인혼 전 특보) "It’s difficult to rank order them. But I would put this..."

순위를 매기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 문제를 아시아 지역 안보 우려 중 가장 높은 우선순위로 정하겠습니다.

기자) 갈루치 대사님?

갈루치 전 특사) "It’s very hard with what’s happening in Syria. Not to think .."

현재 시리아 상황을 감안하면 순위를 정하기 어렵죠. 장기적으로 보면 북한 문제가 시리아 문제보다 더 중요하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겠죠. 제가 볼 때 새 행정부에 시리아 문제가 더 임박한 현안입니다. 하지만 미국의 우려를 언급하고 싶습니다. 북한이 무기를 만들 수 있는 핵 물질, 핵 시설, 핵 기술을 테러분자들에게 이전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러면 미국은 핵 테러 공격을 당할 수 있죠. 이런 가정은 북한 문제를 단번에 가장 중요한 문제로 만듭니다. 10년 전 북한이 플루토늄 제조 시설을 이전한 적이 있었고 이런 일은 절대로 다시는 일어나서는 안됩니다. 핵 테러에 대한 우려는 미국의 국익과 직결된 가장 중요한 문제이자 가장 최우선 우려 사안입니다. (핵 물질 이전을 감안하면) 북한은 미국에 있어 가장 중요한 고려 대상이 되죠.

기자) 두 분,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북한의 핵실험 10년을 맞아 보내 드리는 VOA의 기획보도, 오늘은 다섯 번째 마지막 순서로 한반도 전문가인 미 국무부 차관보 출신 로버트 갈루치와 로버트 아인혼 씨와의 대담을 보내 드렸습니다. 대담에 조은정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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