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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기아, 전세계 21번째로 심각...1990년대 비교 개선 안돼"


지난 2005년 북한 황해북도 은파군 식량배급소에서 주민들이 식량을 배급받고 있다. 당시 북한을 방문한 유엔 산하 세계식량계획(WFP) 직원이 촬영한 사진이다. (자료사진)

지난 2005년 북한 황해북도 은파군 식량배급소에서 주민들이 식량을 배급받고 있다. 당시 북한을 방문한 유엔 산하 세계식량계획(WFP) 직원이 촬영한 사진이다. (자료사진)

북한의 기아 문제는 전세계에서 21번째로 심각하다고 미국의 민간단체가 밝혔습니다. 이 단체는 1990년대 초반과 비교해 기아 문제가 개선되지않은 나라는 북한이 거의 유일하다고 지적했습니다. 김현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워싱턴에 본부를 둔 세계식량정책연구소 IFPRI는 북한의 식량난이 ‘심각한’ 상황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연구소는 최근 아일랜드 비정부기구인 ‘컨선 월드와이드’, 독일의 민간 구호단체 ‘세계기아원조’와 공동으로 발표한 ‘2016 세계 기아지수’보고서에서북한이 50점 만점에 28.6을 기록해 식량난이 ‘심각한’ (Serious) 나라로 분류됐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전세계 118개 나라 가운데 21번째로 기아 문제가 심각한 겁니다.

0점은 기아 문제가 전혀 없는 상황이고, 50점은 모든 국민이 굶주리는 ‘극도로 위험한 (extremely alarming)’ 수준으로, 점수가 높을수록 식량난이 심각한것을 의미합니다.

지난 1992년 30.9를 기록했던 북한의 기아지수는 2000년에 40.4를 기록했습니다. 기아 문제가 위험한 수준으로 올라간 겁니다. 당시 북한은 이른바 ‘고난의 행군’ 시절로, 수 십만 명이 굶어 죽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의 기아지수는 이후 2008년 30.1로 크게 떨어진 데 이어 2016년 28.6으로 추가 하락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의 현재 기아지수는 1992년 30.9%와 대비했을 때 큰 변화가 없다고 세계식량정책연구소는 지적했습니다. 북한의 기아 문제가 1990년 대 초반과 비교해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는 겁니다.

1990년대 초반과 비교해 기아 문제가 개선되지 않은 나라는 북한이 거의 유일하다고 세계식량정책연구소는 지적했습니다.

1990년대 초반 이후 영양 부족을 겪는 인구 비율이 계속 증가한 나라도 북한이 거의 유일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1991년부터 93년 사이 북한 전체 인구의 24.7%가 영양 부족을 겪었습니다.

영양 부족을 겪은 북한 주민 비율은 이후 99년부터 2001년 37.9%로 증가한 데 이어 2007년부터 2009년 사이 39.5%, 2014년부터 2016년 사이 41.6%로 계속증가했다고 보고서는 밝혔습니다.

이처럼 영양 부족을 겪는 주민 비율이 계속 증가하고 있음에도 북한의 기아 지수가 감소한 이유는 5세 미만 어린이의 영양 상태가 조금씩 개선됐기 때문이라고 컨선 월드와이드는 설명했습니다.

컨선월드와이드 한국사무소 이준모 대표의 설명입니다.

[녹취: 이준모 컨선월드와이드 한국 사무소 대표] “영양결핍 (부족)은 어린이와 성인을 포함한 전체 인구를 반영한유일한 지표인데요, 전체 기아지수의 1/3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영유아에 대한 다른 지수들이 상대적으로 낮아졌기 때문에 종합적으로는 낮아지게 된 것입니다.”

기아지수는 국민의 영양 상태와 5세 미만 어린이의 영양실조 비율, 영유아 사망률 등을 기준으로 산정되고 있습니다.

불충분한 식량 공급으로 인해 하루 1천800칼로리 미만을 섭취하는 인구수는 증가하고 있지만 5세 미만 어린이의 영양 상태는 개선되고 있어 전체적으로기아지수는 감소했다는 설명입니다.

실제로 5세 미만 어린이 체력저하 비율은 1998년부터 2002년 사이 12.2%에서 2006부터 2010년 사이 5.2%로 크게 떨어졌습니다. 또 2011년부터 2015년 사이 4%로 줄었습니다.

5세 미만 발육부진 어린이 비율도 1998년부터 2002년 사이 51%에서 2006부터 2010년 사이 32.4%로 크게 떨어졌습니다. 이어 2011년부터 2015년 사이27.9%로 더욱 낮아졌습니다.

5세 미만 어린이 사망률도 2000년 6%에서 2008년 3.2%, 2015년 2.5%로 줄었습니다.

이 대표는 5세 미만 어린이 영양 상태가 개선된 건 취약계층에 대한 외부 지원 덕분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이준모 컨선월드와이드 한국 사무소 대표] “유아와 아동의 경우는 국제사회의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WFP, WHO, UNICEF, Save the Children과 같이 아동에 대한 영양 공급 프로그램과 보건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고, 북한 내부에서도 컨선에 탁아소와 유치원생을위한 과자 시설을 요청하는 등 아이들에 대해서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편 ‘2016 세계 기아지수’ 보고서에 따르면 중앙아프리카공화국, 차드, 잠비아 등 아프리카 나라들이 가장 심각한 기아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반면 르완다와 캄보디아, 미얀마 등 20개 나라는 2000년대 이후 식량난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아일랜드 비정부기구인 ‘컨선 월드와이드’의 도미닉 맥솔리 대표는 “전세계 기아 문제 해결에 다소 진전이 있긴 했지만, 여전히 7억9천5백만 명이 매일기아에 직면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맥솔리 대표는 “이는 받아들일 수 없는 매우 부끄러운 일”이라며 기술과 지식, 자원 등 모든 방법을 동원해 2030년까지 기아 문제를 없애기 위해 전세계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세계식량정책연구소는 매년 10월 16일 ‘세계 식량의 날’을 맞아 ‘컨선 월드와이드’ 그리고 독일의 민간 구호단체 ‘세계기아원조’와 함께 공동으로 ‘세계기아지수’ 보고서를 발표하고 있습니다.

VOA 뉴스 김현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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