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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러 관계 악화 '신냉전'...중국, 홍콩· 타이완에 잇따라 경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5일 수도 모스크바에서 하원격인 국가두마 개원식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5일 수도 모스크바에서 하원격인 국가두마 개원식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지금 이 시간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러시아가 미국과 진행해오던 원자력 분야 연구 협력에 관한 협정을 중단하겠다고 어제(5일) 발표했습니다. 이틀 앞선 지난 월요일(3일)에는 두 나라 사이의 플루토늄 폐기 협정을 지키지 않겠다고 선언했었는데요, 미국과 러시아와의 관계가 심상치 않습니다. 오늘 미국의 NBC 방송은 ‘신 냉전 시대’라고 표현하기도 했는데요, 최근 양국 사이에 벌어지고 있는 일들 짚어보겠습니다. 중국이 어제와 오늘에 걸쳐 홍콩과 타이완 측에 각각 경고 메시지를 냈습니다. 최근 이 지역에서 중국의 영향력을 벗어나려는 독립 운동이 직·간접적으로 가열되고 있는데 대한 반발입니다. ‘파리기후변화협약’, 세계 각국의 탄소 배출량을 규제하는 국제규범인데요, 다음달부터 공식 발효된다는 소식,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진행자) 러시아에서 들어온 소식 먼저 살펴보죠. 그 동안 미국과 진행해오던 원자력 분야 협력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고요?

기자) 네. 미국과 러시아가 원자력 발전과 핵 에너지를 평화적으로 이용하는 방법을 연구하는데 서로 도움을 주기로 한 협정이 있는데요, 지난 2013년 미국 에너지부 장관과 러시아원자력공사 사장이 교차 서명한 이후 지금까지 핵 에너지 신기술을 개발하면 즉시 공유하고, 핵 폐기물 처리와 관련한 새로운 방법이 나오면 서로 가르쳐줬습니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두 나라가 의학분야에서 원자력을 이용한 새로운 기술을 성취할 때마다 도움을 주고 받았던 건데요, 러시아가 앞으로는 미국과 이런 협력 작업을 진행하지 않겠다고 어제(5일) 선언했습니다. 러시아 총리실은 이날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총리가 미국과의 ‘원자력 에너지 연구 및 개발 협력 협정’의 효력을 정지시키는 총리령에 서명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며칠 전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이틀 전인 지난 월요일(3일)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미국과의 무기급 플루토늄 폐기협정을 중단한다고 선언했습니다. 이 협정은 간단히 말씀드리면 미국과 러시아가 핵무기 감축을 서로 약속한건데요,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플루토늄 보유분을 검증 가능한 방법으로 버리고, 이걸 다시 전기를 만드는 원료로 전환해서 상호 검증을 받기로 한 겁니다. 지난 2000년 양국이 각각 해체한 자국 핵탄두에서 나오는 플루토늄을 34t씩 폐기하는 데 합의했고, 2010년에는 이걸 원자력발전 연료로 전환해 재활용하기로 약속했었습니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이번에 협정 중단을 선언함에 따라, 러시아가 앞으로 크림반도 분쟁과 시리아 내전을 비롯해, 미국 및 서방을 상대로 이해관계가 첨예한 현안에서 핵무기 군비 문제를 협상 카드로 사용할 여지가 생겼다고 로이터 통신은 분석했습니다.

진행자) 평화적 핵 에너지 사용은 물론이고, 핵무기 감축 문제에서도 미국과 더 이상 협력하지 않겠다는 건데, 러시아가 왜 이렇게 나오는 걸까요?

기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월요일 미국과의 무기급 플루토늄 폐기 협정 중단을 선언하면서 “미국이 러시아에 비우호적 행위를 했다”는 이유를 댔습니다.

진행자) 비우호적 행동이란 건 뭘 말하는 거죠?

기자) 주초에 미국 정부가 러시아를 강하게 비판한 일이 있었습니다. 6년째 내전이 이어지고 있는 중동국가 시리아에서 최근 민간인 피해가 급증하고 있는데요. 시리아 정부군을 지원하는 러시아와 온건반군을 돕는 미국이 항구적인 휴전협정을 맺기 위해 대화를 진행해 왔지만 난항을 겪었습니다. 대화 진행중에도 시리아 정부군과 러시아 측이 반군지역에 공습을 계속 진행했기 때문인데요, 급기야 미 국무부는 지난 월요일(3일) “약속이 지속적으로 지켜지지 않고 있는 상황 때문에, 러시아에 대한 인내심이 바닥났다”는 강경한 어조의 대변인 논평을 내고 협상 중단을 선언했습니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무기급 플루토늄 폐기 협정 중단 발표는 이날 오후에 바로 뒤이어 나왔습니다.

진행자) 러시아가 시리아 문제를 둘러싼 미국과의 갈등에 불만을 표출하고 있는 상황인데, 또 다른 문제도 있다고요?

기자) 지난 2014년에 러시아가 무력을 동원해서 이웃나라 우크라이나 영토인 크림반도를 강제 병합한 뒤에 미국과 서방사회는 러시아를 상대로 제재를 가하고 있는데요, 푸틴 대통령이 말하는 미국의 ‘비우호적 행위’는 크림반도 사태 관련 각종 제재 조치들을 포함하는 것으로 RT 방송을 비롯한 러시아 관영 매체들이 설명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대화도 중단되고, 협정도 중단되고, 미국과 러시아의 관계가 빠르게 악화되는 상황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름을 밝히길 거부한 미국 정부 고위관리는 어제 저희 VOA 국무부 출입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솔직히 걱정스럽다”고 현재 미-러 관계를 진단했는데요. 미국의 NBC 방송은 지난 1970년대부터 1980년대에 걸쳐 공산주의 소련과 미국의 대치가 격화된 ‘냉전시대’ 절정기를 방불케 할 정도로 두 나라 사이가 나빠졌다고 평가했습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의 공식 입장은 어떤가요?

기자) 미국 정부는 공식적으로 두 나라 관계가 ‘나빠졌다’고 표현하지는 않고 있습니다. 다만 러시아 측이 최근 두가지 핵 에너지 관련 협정 중단을 발표한 데 대해 마크 토너 미 국무부 대변인은 “매우 우려스럽다”고 말한 뒤 “이 분야의 협력은 두 나라 사이에 아주 중요한 이슈”이기 때문에 협정 복원 노력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진행자) 협정이 복원 가능한 거군요?

기자) 네. 러시아 측이 최근 미국과의 두가지 핵 에너지 관련 협정에 대해서 ‘중단’을 선언한 것이지, ‘폐기’하겠다고 한건 아니기 때문에 양국 사이의 관련 협정들은 러시아 측의 태도 변화 여부에 따라 언제든지 재가동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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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중국 정부가 홍콩과 타이완에 잇따라 경고 메시지를 냈다고요?

기자) 네. 중국 국무원에서 타이완 문제를 담당하는 대만사무판공실은 오늘(6일) 안펑산 대변인 명의의 성명을 통해 “우리는 어떤 형식의 타이완 독립과 분열 활동에 대해서도 반대한다. 본토와 타이완은 모두 하나의 중국”이라고 강조하고 “어떤 세력이 됐든, 13억 중국인의 결기를 과소평가하지 말라”고 경고했습니다. 중국관영 인민일보의 국제분야를 담당하는 환구시보도 “인위적이고 일방적으로 양안관계를 흔드는 행위는 결코 용납할 수 없다”고 타이완을 향해 강한 비판 논평을 냈습니다. 신문은 이어 중국 공산당이 대 타이완 관계의 전제로 지키고 있는 ‘하나의 중국’ 원칙에 대해 “어떤 조건과 상황에서도 바뀔 수 없는 상수”라고 강조하고 “이에 대해서는 협상이나 타협의 여지가 전혀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중국 정부가 타이완을 상대로 강경한 메시지를 잇따라 내놓은 이유가 뭘까요?

기자) 타이완의 차이잉원 총통이 최근 ‘중국의 영향력에서 벗어나 홀로 서겠다’는 의지를 거듭 밝히고 있기 때문입니다. 차이 총통은 지난주 타이완 집권 민진당 창당 30주년 기념 메시지를 통해 “중국에 대한 의존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중국 정부와 거리를 두고 독자적으로 국제사회에서 인정받으려는 노력을 계속해서 진행할 뜻을 밝혔습니다. 이번 주에도 대 중국 강경 발언을 이어갔는데요, 차이 총통은 화요일(4일)자 미국 신문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관계 재정립을 위한 기회를 줬지만, 중국은 갖가지 수단을 동원해 타이완을 압박했다”고 비판하고 “중국의 압력에 절대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그런가하면, 중국이 홍콩에 대해서도 경고 메시지를 냈다고요?

기자) 2년전 홍콩에서 진행된 대규모 민주화 시위인 ‘우산혁명’을 이끈 조슈아 웡 홍콩 데모시스토 당 비서장이 화요일(4일) 태국을 방문하려다 거부당한 뒤 강제 출국 조치를 당한 일이 있었는데요. 오늘 홍콩 언론들은 웡 비서장의 태국 입국 거부와 강제출국 과정에 중국 정부가 깊숙이 관여했다고 일제히 전했습니다. 대 중국 저항운동의 상징적 인물로 자리잡은 웡 비서장의 해외활동을 막음으로써, 홍콩의 민주화운동 세력과 독립운동 진영에 경고 메시지를 전한 것이라고 중국어권 매체들은 일제히 풀이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중국과 타이완, 중국과 홍콩의 관계가 최근 쉽지않은 상황이라고요?

기자) 네. 지난 1949년 마오쩌둥의 공산당이 본토에서 자리잡고, 이를 전후해 장제스의 국민당이 타이완 섬으로 이동하면서 형성된 중국과 타이완의 관계, 이른바 ‘양안관계’는 70년 가까운 시간이 흐르는 동안 부침이 있었지만 얼마전까지만해도 화해 분위기였습니다. 마잉주 전 총통이 이끄는 타이완의 국민당 정권이 친 중국 정책을 이어왔기 때문이었는데요, 지난 5월 타이완을 중국에서 독립시키자고 주장해온 민진당 주석인 차이잉원 총통이 취임한 뒤로 분위기가 급변했습니다. 차이 총통은 중국 정부가 내세운 ‘하나의 중국’ 정책을 부정하는 행보를 지속하고 있고요, 이에 대해서 중국 측은 각종 국제기구에서 타이완의 활동을 제한하는 등 압박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홍콩에서도 비슷한 형편이라고요?

기자) 홍콩 정부는 본토에 있는 중국 당국의 입장을 대변하는 인물이 행정장관을 맡아 이끌기 때문에 상황이 조금 달랐는데요, 하지만 얼마전 실시된, 홍콩의 의회 격인 입법회 선거에서 독립운동 세력이 상당한 의석을 차지하면서, 정치권에서 중국 정부를 겨냥한 다양한 목소리들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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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파리기후변화협정이 다음달부터 발효된다는 소식이 들어왔군요?

기자) 네. 지난해 프랑스 파리에서 체결된 기후변화협정을 전세계 74개 국가가 비준하면서 다음달 4일부터 공식적으로 효력을 갖게 됐습니다. 유럽연합(EU) 의회는 엊그제(4일) 벨기에 브뤼셀의 의회 본부에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참석한 가운데, 기후변화협정 비준동의안을 통과시켰습니다. 이에 앞서 이번주 초 인도가 협정을 비준했고요, 지난달에는 중국 항저우에서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동시에 비준했습니다.

진행자) 기후변화협정이 뭔지, 먼저 알아야겠군요.

기자) 지난해 12월 프랑스 파리에서 195개국이 서명한 파리 기후변화협약은 공장이나 산업시설, 또는 자동차 등에서 나오는 매연의 주성분인 탄소 배출량을 줄여서 ‘지구온난화’를 막자는 내용인데요, 오는 2100년까지 지구 평균기온이 산업화 이전 수준보다 2도 이상 오르지 않게 하는 것이 협정의 골자입니다. 지구의 온도가 더 오르는 '지구 온난화' 현상이 계속되면 빙하가 녹아 해수면이 상승하거나 폭염, 전염병 확산이 우려되기 때문입니다.

진행자) 협정이 발효되면 어떤게 달라지나요?

기자) 미국과 중국, 인도, 그리고 유럽연합 등 탄소 배출량이 많은 나라들이 이번에 모두 비준 절차를 마쳐서, 세계적인 구속력을 가진 국제법규가 된겁니다. 다음달부터 협정이 공식 발효되면 비준하지 않은 나라들도 협정에 따르는 의무를 지켜야 합니다. 각국이 탄소 배출 감축 비율을 정해 협정 사무국에 제출하고요, 이 비율에 맞춰 실제로 탄소 배출량을 줄이고 있는지 관계기구의 감독을 정기적으로 받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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