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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재단, 인가 없이 기부금 걷어 논란


도널드 트럼프 미 공화당 대통령 후보가 30일 미시건주 그랜드래피즈 유세 도중 제럴드 포드 대통령 기념관을 방문해 모형 대통령 집무실에서 지지자들과 환담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공화당 대통령 후보가 30일 미시건주 그랜드래피즈 유세 도중 제럴드 포드 대통령 기념관을 방문해 모형 대통령 집무실에서 지지자들과 환담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공화당 대통령후보가 운영하는 트럼프재단이 당국의 사전 인가 절차를 거치지 않고 기부금을 걷어왔다는 보도가 나와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이 소식을 비롯한 미국 대선 동향, 부지영 기자와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진행자) 지난 월요일(26일) 대통령 후보 1차 TV 토론회가 끝난 뒤,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후보에게 안 좋은 소식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토론회에서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후보에게 패했다는 평가가 나오더니, 트럼프 재단 문제까지 다시 문제가 되고 있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후보가 설립한 자선단체 트럼프 재단이 적절한 사전 인증을 받지 않은 채 기부금을 받아왔다고 워싱턴포스트 신문과 ABC 뉴스가 보도했습니다. 트럼프 재단이 있는 뉴욕 주 법에 따르면, 일반인들로부터 1년에 2만5천 달러 이상을 모금하려면, 먼저 등록을 하고 특정 인증을 받아야 하는데요. 트럼프 재단이 이런 절차를 제대로 밟지 않은 채 30년 가까이 모금 활동을 해왔다는 겁니다. 현재 뉴욕 주 법무부가 이와 관련해 조사 중이라고 하네요.

진행자) 실제로 트럼프 재단이 이렇게 뉴욕 법을 위반했다는 사실이 증명되면, 어떻게 되나요? 모금 활동을 중단해야 합니까?

기자) 그럴 수 있습니다. 에릭 슈나이더맨 뉴욕 법무장관이 즉각 기부금 모금을 중단하라고 명령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뿐만 아니라, 지금까지 모금한 돈을 모두 돌려주라고 할 수도 있는데요. 뉴욕 주 법무부는 아직 이 문제와 관련해 확실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재단이 이런 사전 인증 절차를 몰랐던 걸까요?

기자) 그건 알 수 없습니다. 자선단체 등록을 하지 않으면, 감사를 피할 수가 있는데요. 일부러 한 일인지, 실수인지 아직은 모르는 일이죠. 자선단체법 전문가인 제임스 피쉬맨 페이스대학교 교수는 워싱턴포스트 신문과 인터뷰에서 트럼프 재단 같은 큰 재단이 제대로 인증 절차를 밟지 않았다는 데 놀랐다고 말했습니다. 보통 작은 재단이나 하는 실수라는 겁니다.

진행자) 트럼프 재단이 이미 뉴욕 주 법무부의 조사를 받고 있는 상황이죠?

기자) 맞습니다. 트럼프 후보가 재단 돈을 부적절하게 사용했다는 의혹이 나왔기 때문인데요. 자선활동에 써야 할 돈으로 자신의 초상화를 구입하고, 팸 본디 플로리다 주 법무장관의 재선운동에 후원금을 냈다는 겁니다. 특히 트럼프 재단 같은 비영리 단체는 정치 후원금을 낼 수 없게 돼 있는데, 불법으로 재단을 통해 돈이 전달됐다고 합니다. 이에 따라서 2주 전에 뉴욕 주 법무부가 조사에 들어간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후보 본인이 이 재단에 관여하고 있나요?

기자) 실제 운영에 참여하는지는 모르겠지만, 트럼프 후보가 이 재단 회장으로 돼 있습니다. 또 지난 2006년 현재 트럼프 후보의 장성한 세 자녀,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와 이반카 트럼프, 에릭 트럼프 씨 모두 이 재단의 국장으로 돼 있는데요.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후보는 2008년 이후 자신의 재단에 한 푼도 기부하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후보 측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이번 문제와 관련해서 아직 반응이 나오진 않았는데요. 앞서 트럼프 후보 측은 재단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좌파들의 공격”이라고 표현한 바 있습니다. 또 에릭 슈나이더맨 뉴욕 법무장관에 대해서 클린턴 후보를 지지하는 당파적인 인물이라고 비난했는데요. 클린턴 후보 부부가 설립한 재단 문제는 눈감아 주면서 트럼프 재단만 조사한다면서, 클린턴 후보를 도우려는 편파적인 수사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이번에 트럼프 재단이 문제가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만, 앞서 클린턴 후보 가족의 재단에 대해서도 의혹이 나왔죠?

기자) 네, 2009년부터 2013년 초까지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미국 국무장관으로 일할 때, 재단 관계자들과 국무부 보좌관들이 긴밀한 관계였다는 의혹이 나왔습니다. 재단 후원금이 국무부 고위 관리들에게 접촉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겁니다. 지난달 AP 통신이 보도한 데 따르면, 클린턴 후보가 국무장관 재임 시절에 만나거나 전화 통화를 한 비정부 인사 가운데 절반 이상이 재단 후원가였다고 합니다.

진행자) 그런가 하면, 공화당 정치인들 가운데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후보를 지지하는 사람이 나오고 있고, 또 트럼프 후보가 일부 보수 언론으로부터도 외면 받고 있다는 소식, 어제(28일) 전해 드렸는데요. 이번에는 전국지인 유에스에이투데이 신문이 트럼프 후보에 대해 대통령 자격이 없다는 논평을 실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유에스에이투데이 신문은 창간 후 34년 동안 특정 대통령 후보를 지지한 일이 없는데요. 이번에도 특정 후보를 지지한 건 아닙니다.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후보를 지지하는 건 아니라고 하는데요. 하지만 트럼프 후보는 대통령 자격이 없다고 공식적으로 밝힐 필요가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는 겁니다.

진행자) 이런 결론을 내린 이유가 뭔가요?

기자) 네, 편집국이 그동안 지켜보니, 트럼프 후보는 변덕스럽고, 군 통수권자가 되기에 부족하며, 편견을 갖고 있다는 겁니다. 또 위험한 발언과 거짓말을 하며, 사업 경력 역시 기복이 심하다면서 미국 대통령이 될 만한 인물이 못 된다고 밝혔습니다. 유에스에이투데이 신문의 이 같은 논평에 대해 공화당 부통령 후보인 마이크 펜스 인디애나 주지사는 트럼프 후보가 미국을 이끌 준비가 돼 있다고 반박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에서는 이렇게 언론이 특정 대통령 후보에 대한 입장을 내놓곤 하죠?

기자) 그렇습니다. 올해 대선에서는 뉴욕타임스와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신문 등 다수 언론이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후보를 지지한다고 밝혔고요. 트럼프 후보는 뉴욕포스트 등의 지지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전통적으로 공화당 지지 성향을 보여온 여러 보수 언론이 트럼프 후보에게 등을 돌렸는데요. ‘애리조나 리퍼블릭’과 ‘댈러스 모닝 뉴스’ 등이 이번 대선에서는 민주당의 클린턴 후보를 지지한다고 밝혔고요. 디트로이트뉴스 등은 트럼프 후보 대신에 자유당의 게리 존슨 후보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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