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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한, 유엔총회서 치열한 외교전..."새 안보리 결의 수위, 중국에 달려"


윤병세 한국 외교장관이 22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71차 유엔총회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윤병세 한국 외교장관이 22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71차 유엔총회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남북한은 지난 24일 막을 내린 제71차 유엔 총회에서 북 핵 문제 등을 둘러싸고 치열한 외교전을 벌이며 ‘강대강’의 대결 구도를 더욱 굳혔다는 평가입니다. 유엔 무대의 이번 공방전이 다음달 윤곽을 드러낼 북한의 5차 핵 실험에 대응한 새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안의 수위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주목됩니다. 서울에서 한상미 기자가 보도합니다.

최근 막을 내린 제71차 유엔 총회에서 윤병세 한국 외교부 장관은 지난 1991년 남북한 유엔 동시가입 이후 처음으로 북한의 유엔 회원국 자격에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북한이 유엔 헌장의 원칙을 지키지 않고 잇따라 한반도와 지역의 안정에 대한 위협 수위를 높이고 있다며 연쇄 범죄자라고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윤 장관은 또 지난 9일 북한의 5차 핵실험에 맞서 대북제재를 강화해야 한다고 국제사회에 촉구하는 동시에 북한 인권 문제도 정면으로 제기했습니다. 윤 장관의 지난 23일 유엔 총회 기조연설 내용입니다.

[녹취: 윤병세 장관 / 한국 외교부] “Now is a time to action.”

윤 장관의 이 같은 발언은 현실로 다가온 북한의 핵 위협에 미-한 동맹을 통한 억지력과 대북 압박 강화로 맞선다는 한국 정부의 방침을 재확인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리용호 북한 외무상(아래)이 23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71차 유엔총회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리용호 북한 외무상(아래)이 23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71차 유엔총회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이에 대해 리용호 북한 외무상은 유엔 총회 기조연설에서 자신들이 핵무장을 하게 된 것은 미국 탓이라고 항변했습니다.

리 외무상은 아울러 국가 핵 무력의 강화 조치는 계속될 것이라며 국제사회의 압박에 굴하지 않고 핵실험과 장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등 도발을 계속할 것임을 시사했습니다.

한국의 전문가들은 남북한이 이번에 유엔을 무대로 치열한 외교전을 펼치면서 한치의 양보 없는 ‘강대강’ 대결 구도가 보다 선명해졌다고 평가했습니다.

남북한 모두 양측이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유엔이라는 외교 무대를 적극 활용했다는 평가입니다. 이화여대 국제대학원 박인휘 교수입니다.

[녹취: 박인휘 교수 / 이화여대 국제대학원] “북한에 대한 대북제재 정책을 더욱 정교하고 효율적으로 끌고 나가기 위한 한국의 외교전이 필요한 상황에서 유엔 무대를 잘 활용했고. 대북제재에서 다자제재가 중요하니까 그런 노력을 기울인 것 같고. 북한은 자국이 처한 외교적 고립감을 해소하기 위해 유엔무대를 이용하려 할 것이고 미국의 대선이라든지 매우 중요한 북한에게도 기회니까 적극 활용했다고 봐야겠죠.”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장용석 박사도 한국 정부가 국제사회에 북한 핵 문제와 인권문제의 중요성을 제기하고 또 유엔 회원국 자격까지 언급하며 강력한 조치의 필요성을 언급한 점은 대북압박 기조 차원에서 나름대로의 성과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장 박사는 하지만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의 유엔 회원국 자격을 언급한 윤 장관의 발언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만큼 앞으로 난관에 부딪힐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습니다.

[녹취: 장용석 박사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문제는 한국 정부의 문제 제기에 대해 핵심 결정권을 갖고 있는 중국과 러시아가 사실상 부정적 입장을 밝힌 게 문제를 같이 풀어나가는 협력의 틀 안에서 압박이든 대화든 그런 점에서 핵심 국가의 지지를 적극적으로 얻어내는데 어려움을 보여줬고 앞으로도 상당히 어려울 것임을 한계로 지적될 수 있지 않겠나….”

앞서 윤 장관의 북한 유엔 회원국 자격 언급에 대해 중국 외교부는 한반도 정세가 복잡한 상황에서 각국이 한반도 정세를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되는 말과 행동을 하라고 지적했습니다.

러시아 역시 유엔 총회 기조연설에서 모든 당사자가 추가적 긴장 고조 행위를 자제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이는 유엔 안보리에서 거부권을 가진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의 5차 핵실험을 비판하고 핵 포기를 촉구하는 데 동참하긴 했지만 한국이 추구하는 대북 압박 수준과는 분명한 차이를 보여주는 것이라는 지적입니다.

한국의 전문가들은 오는 10월 중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전망되는 새로운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안에 지난 2270호보다 한 단계 강화된 제재 조치가 포함되겠지만 그 효과는 장담할 수 없다고 내다봤습니다.

아산정책연구원 이기범 박사는 북한의 5차 핵실험 이후 안보리 결의가 더 강력해지기는 하겠지만 미국과 한국이 내놓은 결의안에 중국이 어느 정도 동의를 할 것인지가 관건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이기범 박사 /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 “중국은 자기가 원하는 만큼, 결국은 미국이 아무리 결의안을 수준을 높여놔도 결국 중국이 원하는 것은 최소한 이잖아요. 예를 들어 미국이 한 5개쯤 내놓으면 중국이 2-3개쯤 동의하면 그게 이제 결의안으로 나갈 수 밖에 없다는 거죠.”

이 박사는 또 북한이 유엔 무대에서 핵 무장 의지를 거듭 천명함으로써 새 안보리 결의안이 나오더라도 이를 무시하는 전략으로 나올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장용석 박사는 훙샹 그룹과 같이 북한과 거래하는 대표적인 중국 기업들을 강력하게 처벌함으로써 대북제재 효과를 확산시켜 나가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한상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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