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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고위관리 "북한의 정보통제 '방화벽' 갈라지고 있어"


토니 블링큰 미 국무부 부장관이 지난 23일 뉴욕에서 열린 북한 관련 행사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토니 블링큰 미 국무부 부장관이 지난 23일 뉴욕에서 열린 북한 관련 행사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북한 정권의 오랜 정보 통제 방화벽이 서서히 갈라지고 있다고 토니 블링큰 미 국무부 부장관이 말했습니다. 북한에 진실을 전하려는 탈북민들과 여러 단체들의 정보 유입 노력으로 주민들이 조작된 세상에서 깨어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김영권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미국과 한국, 일본, 뉴질랜드 외교부가 23일 71차 유엔총회가 열리고 있는 뉴욕에서 공동으로 대북 정보 유입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행사를 열었습니다.

토니 블링큰 국무부 부장관은 이날 기조연설에서 북한의 통제 문화를 강하게 비난하며 정보 유입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녹취: 블링큰 부장관] “The expansive system of surveillance and censorship that North Korea…”

“북한 정권이 자국민을 억압하고 인간성을 파괴하기 위해 구사하고 있는 광범위한 감시와 검열은 현대 시대에서 전례를 찾을 수 없다”는 겁니다.

블링큰 부장관은 “북한에서는 단지 주파수를 조정할 수 있는 라디오를 소유한 것만으로도 범죄가 되고 일기예보 조차 조작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블링큰 부장관은 그러나 탈북민들과 여러 단체들의 노력으로 “북한 정권의 이런 정보 통제 방화벽에 서서히 금이 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블링큰 부장관] “But you have seen some evidence that is around you today-very, very slowly, cracks in this wall are starting to …”

탈북민들과 민간단체들의 용감하고 창의적인 노력으로 외부 정보가 DVD와 휴대폰, 휴대용 데이터 저장기기, 판형 컴퓨터(태블릿) 등을 통해 북한에 들어가 북한정권의 정보 독점을 위협하고 있다는 겁니다.

블링큰 부장관은 그 결과 “북한 주민들 사이에 독립된 정보들에 대해 호기심이 일고 있다”며, “한국의 드라마와 대중가요, 외국영화들이 더 넓은 세계에 대한 창을 열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 결과 “북한 주민들은 또 다른 세상과 한국이 밖에 있다는 것을 인식하기 시작”했고 북한 정권의 “날조된 현실과 극한 속임수도 드러나고 있다”는 겁니다.

블링큰 부장관은 이런 대북 정보유입의 긍정적 영향을 강조하면서 국제사회가 행동으로 활동을 지원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이날 행사에는 오준 유엔주재 한국대사, 일본 외무성의 아츠코 니시무라 여성·인권·인도주주의 담당 대사, 탈북민 대표 3명, 미 민간단체 관계자가 참석해 대북 정보 유입의 중요성과 실태에 대해 연설했습니다.

토니 블링큰 미 국무부 부장관과(오른쪽 2번째)톰 말리노스키 민주주의·인권·노동 담당 차관보(오른쪽)가 23일 뉴욕에서 열린 대북 유입정보 관련 행사에서 탈북 화가 송 벽 씨(가운데)로부터 작품 설명을 듣고 있다.

토니 블링큰 미 국무부 부장관과(오른쪽 2번째)톰 말리노스키 민주주의·인권·노동 담당 차관보(오른쪽)가 23일 뉴욕에서 열린 대북 유입정보 관련 행사에서 탈북 화가 송 벽 씨(가운데)로부터 작품 설명을 듣고 있다.

진행자) 그럼 뉴욕 행사를 취재한 김영권 기자와 함께 행사 배경과 어떤 얘기들이 강조됐는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우선 어떤 계기로 행사가 열린 겁니까?

기자) 현재 뉴욕 유엔본부에서는 71차 유엔총회가 열리고 있습니다. 세계 각국의 많은 지도자들과 외교관, 민간단체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하고 있죠. 톰 말리노스키 국무부 민주주의·인권·노동담당 차관보는 행사 후 ‘VOA’ 북한의 정보 방화벽을 깨서 주민들에게 진실을 알리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를 국제사회에 알리기 위해 행사를 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북한이 현대 역사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3대 세습과 세계 최악의 인권 유린, 그리고 핵.미사일 제조를 강행할 수 있는 배경에는 북한 주민들에 대한 통제와 세뇌가 큰 몫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주민들이 정권의 정보조작을 알아채도록 돕는 게 중요하다는 겁니다.

진행자) 말리노스키 차관보가 이날 행사를 직접 진행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말리노스키 차관보는 그 동안 북한 주민들의 인권 개선에 상당한 관심을 보여왔는데요. 이날 모두 발언에서 거듭 북한 주민들의 먹고 사는 문제와 인권 개선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녹취: 말리노스키 차관보] “Imagine how much harder it would have been for them to demand suffering……”

말리노스키 차관보는 북한 정권의 군대와 핵 야망을 위해서 주민들이 얼마나 고통과 굶주림에 시달리는지, 또 앞으로 얼마나 더 힘들지 상상해 보라며, 다행히도 북한의 완전정보통제 체계가 부서지기 시작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말리노스키 차관보가 이렇게 특별하게 북한 주민들의 인권 개선과 정보유입에 관심을 갖는 이유를 이날 조금 설명했다고요?

기자) 네, 말리노스키 차관보는 옛 동유럽 공산국가인 폴란드 출신입니다. 어린 시절 어머니를 따라 미국으로 왔는데요. 이날 자신의 이런 성장배경을 언급하면서 엄마는 자신에게 영국의 전설적인 록밴드인 비틀즈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보다 냉전 종식에 더 영향을 끼쳤다는 말씀을 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말리노스키 차관보] “My mom who brought me to America from communist Poland…”

음악과 미술 등 다양한 예술이 창의성과 상상력을 고무시켜 무조건적 복종에 의구심을 던져 변화에 영향을 미친다는 겁니다.

진행자) 이날 3명의 탈북민들이 자신들의 경험과 활동을 설명했다고 했는데 예술과 연관이 있는 분들인가요?

기자)그렇습니다. 그 중 2명이 예술 활동을 하는 화가 송벽 씨와 웹툰, 즉 컴퓨터 풍자만화 작가인 최성국 씨였습니다. 송벽 씨는 북한의 독재와 통제 문화를 비판적으로 풍자한 그림을 그리는 화가로 널리 알려져 있는데요. 이날 행사장에서 작품 전시회가 열리기도 했습니다. 송 씨는 북한 주민들의 자유 회복을 위해 국제사회가 적극 나서달라고 호소했습니다.

[녹취: 송벽 씨] “종교의 자유, 언론의 자유, 표현의 자유, 하물며 배부름의 자유도 누리지 못하는 북한 국민들을 구원해 주길 간절히 간절히 부탁 드립니다.”

최성국 씨는 6년 전 한국에 정착하기 전까지 북-중 국경지역에서 중고 컴퓨터 밀수 활동을 하면서 정보의 중요성에 눈을 떴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최성국 씨] “북한 주민들한테 몰랐던 세상도 알려줬고 본인이 자기한테 어떤 힘이 있는지도 몰랐던 그런 힘을 가르쳐준 정보가 된 겁니다. 재미를 넘어서 새로운 세계였고 자신의 인생을 설계하는 그런 훌륭한 교과서가 됐던 겁니다.”

최 씨는 “외부정보가 문화를 바꾼다”며 북한 정권이 만들어 놓은 틀 안에 갇혀 있는 주민들을 세상으로 안내하는 통로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또 다른 탈북민은 누구였나요?

기자) 미국의 명문대학인 컬럼비아대학에 재학중인 이성민 씨입니다. 이 씨는 유창한 영어로 청소년기에 북한에서 시청했던 한국 드라마를 소개하면서 외부 정보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녹취: 이성민 씨] “I actually watched the South Korean TV dramas when I was a high school student…”

북한 정부는 한국영화나 드라마가 체제 전복용이라고 가르쳐왔는데, 자신이 시청한 ‘겨울연가’ 같은 드라마는 북한 체제를 비판하는 선동이 아니라 사랑 이야기, 삼각관계 등 인간의 삶을 다루고 있어 신선한 충격이었다는 겁니다. 이 씨는 이런 과정을 통해 북한 정권이 얼마나 정보를 통제하고 왜곡하는 지 깨닫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 주민들이 세상과 현실을 제대로 깨달아 스스로 미래를 변화시킬 수 있도록 국제사회가 정보유입을 통해 힘을 실어달라고 호소했습니다

진행자)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71차 유엔총회가 열리고 있는 뉴욕에서 23일 열린 대북정보유입 관련 행사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김영권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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