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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따라잡기] 미국의 미얀마 제재


바락 오바마(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아웅산수치 미얀마 국가자문역 겸 외무장관이 지난 14일 백악관에서 진행된 회동을 마치며 악수하고 있다.

바락 오바마(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아웅산수치 미얀마 국가자문역 겸 외무장관이 지난 14일 백악관에서 진행된 회동을 마치며 악수하고 있다.

뉴스의 배경과 관련 용어를 설명해드리는 뉴스 따라잡기 시간입니다. 20년 넘게 미얀마에 내려져 있던 미국의 제재가 곧 풀릴 전망입니다.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지난주 워싱턴을 방문한 미얀마의 실질적 지도자 아웅산 수치여사와 가진 회담에서 그 같은 계획을 밝혔는데요. 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미국이 미얀마에 왜 제재를 가했고, 또 제재는 어떤 내용인지 등 짚어보겠습니다. 박영서 기자입니다.

[녹취: 아웅산 수치 여사 미국 방문 VOA 보도]

지난 9월 14일, 바락 오바마 대통령과 아웅산 수치 미얀마 국가자문 겸 외무장관이 백악관에서 회동했습니다. 회담을 마친 후 있었던 오바마 대통령의 발표 내용 잠시 들어보시죠.

[녹취: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U.S. is now prepared to lift sanctions we’ve imposed on Burma for quite some time…”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은 이제 그간 미얀마에 가해왔던 제재를 해제할 준비가 됐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아웅산 수치 미얀마 외무장관] “We think that this time has now come to remove all the sanctions that hurt is…”

아웅산 수치 여사도 미얀마의 경제에 해가 되는 모든 제재들이 이제 해제될 때가 된 것 같다며 기대감을 나타냈습니다. 미얀마는 20년 넘게 미국과 유럽 연합 등의 경제 제재로 극심한 경제적 곤란을 겪어왔는데요. 1998년부터 2011년까지 미얀마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는 평균 331달러에 불과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몇 년 미국 등 외국 자본이 조금씩 유입되면서 성장하기 시작해 2015년에는 1천200달러 선으로 올라섰습니다.

“미국은 왜 미얀마에 제재를 가했나요?"

미국과 미얀마 관계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한 건, 1988년 미얀마에서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벌어졌을 당시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네윈 정부는 군대를 동원해 시위를 유혈 제압했고,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확산했는데요. 이를 틈타 군 지도부가 사회 안정을 이유로 쿠데타, 군사 반란을 일으켰습니다. 군부는 이어 이른바 ‘국가법질서회복위원회(SLORC)’라는 통치 기구를 설치하고 1989년 국가의 이름을 ‘미얀마’로 바꿨습니다.

'SLORC'는 당초 약속했던 대로 이듬해 총선을 실시했는데요. 여기서 아웅산 수치 여사가 이끄는 정당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이 압승을 거뒀습니다. 하지만 SLORC는 이 결과를 인정하지 않고 민정 이양을 거부했습니다. 이에 미국은 그해 미얀마에 대한 경제, 군사적 지원을 중단했습니다. 또 미얀마에서 대사관을 철수하고 외교 관계를 강등시켜 불과 몇 년 전까지도 ‘대사 직무 대행’ 급에서 외교 관계가 이뤄져 왔습니다.

“어떤 제재를 가했나요?”

1997년, 미국 정부는 미얀마에 대한 첫 제재에 들어갔는데요. 바로 미국의 개인이나 기업들이 미얀마에 신규 투자를 하지 못하도록 금지한 것입니다. 당시 일부 미국 기업들은 미얀마 시장에 매력을 느끼고 있었는데요. 하지만 미얀마의 경제 환경이 점점 더 악화되는데다 미얀마의 심각한 인권 상황으로 인해 인권 단체와 소비자, 주주 등으로부터 경제 제재를 부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날로 커지고 있었습니다.

2003년에는 미얀마 군부의 지원을 받은 무리가 민주주의민족동맹(NLD) 행렬을 기습해 70여 명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이에 조지 W. 부시 당시 대통령은 미얀마에 새로운 제재를 가하는데요. 미얀마의 모든 상품 수입과 금융 거래를 금지하고, 미얀마의 특정 금융 기관들의 자산을 동결하는 한편, 미얀마 관리들에 대한 비자 금지 조치를 연장했습니다.

[녹취: 2007년 미얀마 반정부 시위 보도]

2007년 미얀마에서 또다시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일어났습니다. 부시 대통령은 인권 유린과 부정부패를 자행한 이들, 미얀마 군부에 물질적, 금융적 지원을 제공한 이들의 자산을 동결하는 권한을 확대한다는 내용의 새로운 행정명령을 발표합니다.

미국은 또 미얀마에서 자행되는 심각한 종교 자유 위반 사례를 지적하며 미얀마를 '특별 우려국(CPC)'으로 지정했습니다. 특별우려국은 국민의 종교의 자유를 조직적이고 지속적으로 탄압하는 나라를 말합니다. 미국 정부는 또 인신매매와 관련해 미얀마를 3등급 국가로 분류했는데요. 3등급 국가는 인신매매 방지를 위해 최소한의 기준도 충족하지 않고, 개선 노력도 보이지 않는 나라를 말합니다. 이로써 미얀마는 또 다른 추가 제재 대상이 됐습니다.

“양국 간에 어떤 변화가 생겼나요?”

2011년 12월, 힐러리 클린턴 당시 국무장관이 미얀마를 전격 방문하면서 두 나라 사이에는 해빙의 조짐이 보입니다. 당시 미얀마는 테인 세인 대통령이 이끌고 있었는데요. 군 장성 출신인 테인 세인 대통령은 일련의 정치 개혁을 시작해 국제사회가 미얀마의 새로운 변화를 기대하는 상황이었습니다.

[녹취: 미얀마 정치범 석방 VOA 보도]

2012년, 미얀마 정부가 일부 정치범 석방을 단행한 데 이어 미국 정부는 양국 간에 대사관을 다시 개설한다고 발표했고요. 이어 데렉 미첼 대사가 22년 만에 첫 미얀마 대사로 부임하면서 양국 관계 정상화의 물꼬가 터집니다.

미국 정부는 또 미얀마 군부가 일부 권력을 민간 분야로 이양하는 것에 발맞춰 제재를 일부 완화하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미얀마는 꾸준히 정치적 진보를 거듭하다 드디어 지난해 11월 총선을 치르고 첫 문민 정부를 수립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이제 앞으로 어떻게 되나요?”

미국의 기업과 금융 업계는 그동안 아시아 최후의 미개발 시장인 미얀마에 대한 투자를 꺼려왔습니다.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이 말한대로 미얀마에 대한 미국의 제재가 풀리면 미국의 기업과 금융업계들은 현재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미얀마와 보다 자유로운 투자와 거래를 할 수 있게 됩니다. 또 수입 관세를 낮춰주는 등 미국의 '일반 관세 특혜'가 복원되면 미국과 거래하는 미얀마 기업들의 숨통을 틔워주는 게 될텐데요. 특히 미얀마의 핵심 제조분야인 의류와 섬유 등 미얀마 상품의 대미 수출이 훨씬 쉬워질 전망입니다. 따라서 미국과 미얀마 경제계는 이번 제재 해제 발표를 반기고 있는데요. 하지만 인권단체들은 로힝야족 등 소수계 차별 문제 등을 이유로 제재가 유지되길 바라고 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아직 남아있는 제재들을 언제 해제할지 묻는 질문에 ‘곧’이라고 답하며 구체적인 일정은 제시하지 않았는데요. 미국 정부 당국자들은 일부 제재는 당분간 유지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어떤 제재가 유지되고 어떤 제재가 해제될지에 대해서는 아직 구체적인 발표는 나오지 않았는데요. 마약 관련, 북한과의 무기 거래 제재, 전·현직 군부 인사들의 미국 방문에 대한 제재 등은 이번에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미국의 미얀마 제재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지금까지 박영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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