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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전문가들 "북 핵실험 전방위 제재 계기 삼아야…북 지원 중국 기업 제재, 연내 사드 배치 절실"


14일 미국 워싱턴DC 하원 레이번 빌딩에서 하원 외교위원회 아시아.태평양 소위원회 주최로 북한의 지속적 도발을 주제로 청문회가 열렸다.
14일 미국 워싱턴DC 하원 레이번 빌딩에서 하원 외교위원회 아시아.태평양 소위원회 주최로 북한의 지속적 도발을 주제로 청문회가 열렸다.

미국의 전직 관리 등 한반도 전문가들이 북한 5차 핵실험을 실질적 대북 압박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습니다. 대북 제재는 실패한 게 아니라 이행에 문제가 있는 만큼 가용한 안보, 경제적 제재 수단을 총동원해 북한은 물론 북한과 거래하는 중국 금융 기관과 기업들을 옥죄는 결단이 절실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백성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14일 미 하원 외교위원회 아시아.태평양 소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한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도발이 과거와 다른 차원의 위협으로 변해가는 데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빅터 차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는 오바마 행정부 출범 이래 핵 실험과 미사일 발사를 포함한 북한의 도발 횟수가 62차례에 이른다며, 1994년부터 2008년 사이 단 한 번의 핵 실험과 17번 미사일 시험을 한 것과 크게 대조된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빅터 차 석좌]

차 석좌는 북한이 미국 차기 정부에 제1의 안보 위협 요소로 떠올랐다며, 북한의 핵과 미사일 실험을 국제사회의 이목을 끌려는 행동으로 간주하는 분석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북한은 미국 차기 행정부가 들어서기 전에 존속 가능한 핵 억지력을 과시하려는 전략을 수행 중이고 11월 대선에 맞춰 추가 도발을 할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특히 북한은 스스로 개발한 모든 무기 체계를 판매해 왔다며 북한이 “표준화된” 특정 핵 미사일을 비축하기 시작할 경우 이런 무기를 팔지 말라는 보장이 없다고 우려했습니다.

차 석좌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의 한반도 배치를 최우선 실천 방안으로 제시하면서 사드는 정치 논쟁의 대상의 아니라 국가 안보 사안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빅터 차 석좌]

이어 북한의 5차 핵실험을 정권에 대한 추가 제재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면서 유엔 회원국들이 북한 정권에 현금을 안겨주는 “노예 노동”을 수입하지 않도록 하고, 북한을 국제 금융 체계에 접근하지 못하게 하며, 유엔 안보리가 유엔 북한인권 조사위원회(COI) 권고 사안들을 이행하도록 독려하는 방안 등을 제시했습니다.

차 연구원은 이날 의회에 제출한 보고서를 통해 북한은 “지하에서 몇 개의 핵무기를 제조”하는 수준이 아니라 장거리 타격에서 실전에까지 쓰일 수 있는 100개 이상의 핵무기 전력을 갖추고자 한다며, 존속 가능한 핵 위협을 통해 미국의 역내 접근을 막고 확장억제력을 파괴해 한국이 “평화”를 청할 수 밖에 없도록 하는데 전략적 목표를 두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수미 테리 바우어그룹아시아 이사는 이 시점에서 대화의 전제 조건을 낮추고 북한과 마주 앉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을 나타냈습니다.

[녹취: 수미 테리 이사]

김정은 정권이 비핵화 대화에 관심이 없다고 거듭 공언해온 상황에서 제재를 늦추고 대화를 재개하기에 적절한 시점이 아니라는 겁니다.

또 대북제재를 실패로 규정하기 이르다며 지난 2월 이전까지 미국은 포괄적 대북제재를 가하지 않았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그 전까지 미국의 대북제재는 이란, 시리아, 버마에 부과됐던 제재를 미약하게 본 딴 데 불과했고 벨라루스나 짐바브웨에 적용됐던 것보다도 폭이 좁았다는 지적입니다.

테리 이사는 지난 2월 ‘대북제재와 정책 강화법’이 발효되면서 미국이 비로소 더욱 강력해진 제재를 시행하게 됐다며 겨우 6개월이 아니라 수 년간 지속돼야 효력을 발휘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중국이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 결의에 명시된 북한 화물 검색 의무를 게을리하고 광물 거래를 계속하는데도 오바마 대통령은 관련 중국 기업과 은행을 벌주지 않는 등 의회가 부여한 광범위한 권한을 행사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녹취: 수미 테리 이사]

특히 북한과 교류하는 중국, 러시아, 유럽 등 외국기업까지 제재하는 ‘세컨더리 보이콧’이 작동해야 김정은 정권과 제대로 맞설 수 있다면서, 오바마 행정부는 유엔 전문가 패널이 중국에 기반을 둔 관련 기업과 은행, 중개인 명단을 제출한 이후에도 북한의 확산과 돈세탁에 연루된 제3국 조력자들을 제재하는데 매우 더디다고 지적했습니다.

테리 이사는 기존 제재 이행에 더해 제재의 허점들을 막아야 한다며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 2270호가 예외적으로 허용한 “생계 목적”의 광물 수출까지 중단시켜야 한다고 제안했습니다. 또 북한의 해외노동자 송출과 사치품 수입을 막고 고려항공을 제재 대상에 포함시키며 북한을 세계 금융 결제망인 ‘스위프트(SWIFT)에서 차단하는 방안 등을 제시했습니다.

이어 안보 차원에선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의 연내 한국 배치, 한국의 미국 탄도미사일 방어체계 편입, 해상 미사일방어 역량 강화 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테리 이사는 특히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 다시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녹취: 수미 테리 이사]

테리 이사는 서면 보고서를 통해서도 김정은 정권이 하마스와 헤즈볼라 등 테러 단체에 무기를 공급했다는 증거가 늘고 있고, 시리아의 화학 무기 프로그램을 지원했으며, 인권 운동가들과 탈북자에 대한 암살을 시도하는 등 테러지원국 재지정의 법적 정당성을 찾을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브루스 클링터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 역시 “세컨더리보이콧’을 통해 북한과 거래하는 중국의 금융 기관과 사업체를 제재함으로써 북한과의 관계를 끊도록 유도해야 한다는데 초점을 맞췄습니다.

[녹취: 브루스 클링너 연구원]

이어 오바마 행정부가 북한의 금지된 행동을 부추기는 어떤 중국 업체에도 제재를 가한 적이 없다며, 미-중 간 전략적 관계에 미칠 영향을 우려해 제재를 망설이는 것은 중국 은행과 기업들을 미국 법의 면책 대상으로 만드는 결과를 낳는다고 지적했습니다.

클링너 연구원은 아울러 북한 해외 노동자들이 착취당하는 것을 금지하고, 북한 금융기관들을 국제 금융거래망에서 배제하며, 대북 전단과 DVD 등을 통한 정보 유입을 늘려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백성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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