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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정상회의 '북한 규탄' 성명...중국 마오쩌둥 40주기 추모 열기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8일 라오스 수도 비젠티안에서 방문 결산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8일 라오스 수도 비젠티안에서 방문 결산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지금 이 시간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라오스에서 오늘(8일)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국가들과 미국, 중국, 일본, 한국을 비롯해 총 18개 나라 정상들이 참석하는 하루 일정의 동아시아 정상회의가 진행됐습니다. 정상들은 북한의 핵개발과 미사일 시험발사 등을 규탄하는 성명을 채택했는데요, 자세한 내용 살펴보겠습니다. 내일(9일)이 중국 공산당 지도자 모택동, 마오쩌둥 사망 40주기입니다. 중국에서 추모열기가 한창인 모습, 전해드리고요. 미국과 인도가 맺은 군수지원협정이 공식발효됐습니다, 어떤 내용을 담고있는지 들여다보습니다.

진행자) 동아시아정상회의가 북한의 도발을 규탄하는 성명을 채택했군요?

기자) 오늘(8일) 라오스 수도 비엔티안에서 진행된 동아시아정상회의가 북한의 핵무기 개발과 미사일 실험 등을 규탄하는 ‘비확산 성명’을 채택했습니다. 각국 정상들은 성명을 통해, 북한의 끊임없는 도발 행위가 한반도 뿐만 아니라 동북아시아 지역, 나아가 세계 평화에 큰 위협이 된다는데 인식을 같이하면서, 북한의 핵폐기를 압박하기 위해 각 나라별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결의 이행 작업이 충실히 진행되고 있는지 점검하기로 했습니다. 성명은 이어서, “북한 핵 문제의 시급성과 심각성을 직시하지 않아서 북한의 의지를 저지하지 못할 경우 국제사회 전체가 후회하는 날이 올 것”이라며 동아시아 지역 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이 북한에 단호한 입장을 보여줄 것을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동아시아 정상회의는 어떤 모임인가요?

기자) 라오스에서 앞서 진행된 동남아시아국가연합, 아세안 정상회의는 말 그대로, 올해 의장국인 라오스를 비롯해 필리핀과 베트남, 캄보디아, 미얀마 등 동남아시아 지역 국가들의 정상들이 모여서 현안을 논의한 자리였고요. 오늘 열린 동아시아 정상회의는 이들 동남아 국가들에 더해, 미국, 중국, 일본, 한국 등 주요국 정상들이 동참하는 일정입니다. 아시아 일대의 굵직한 현안들이 때마다 논의되기 때문에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가장 중요한 전략 협의체로 꼽힙니다.

진행자) 앞서 마무리된 아세안 의장성명에서도 북한 문제가 거론됐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어제(7일) 폐막한 아세안 정상회의는 오후 늦게 채택한 의장성명에서 올해 초부터 이어진 북한의 핵 실험과 이후 이어진 미사일 시험발사 등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이라고 지적하고, 안보리 결의를 준수할 것을 북한에 촉구했습니다. 아세안 정상들은 이어서, “최근 한반도에서 전개되고 있는 상황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공유했다”고 밝히고 “아세안은 평화적 방법을 통한 한반도 비핵화를 지지한다”고 선언했습니다. 아세안 의장성명은 또한 북한 핵문제와 관련한 6자회담을 빠른 시일 내에 재개하기 위한 노력을 당사국들에 요구했습니다.

진행자) 아세안 의장성명에서 남중국해 판결 문제가 빠졌다고요?

기자) 네. 이번 아세안 정상회의는 지난 7월 네덜란드 헤이그에 있는 국제기구인 상설중재재판소, PCA가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이 근거없다고 판결한 뒤 처음 열리는 일정이라 이 문제를 어떻게 처리할지 관심을 모았는데요, 만장일치로 채택되는 의장성명에서 PCA 판결 이행 문제가 거론되지 않았습니다. 친 중국 국가인 캄보디아 등의 반대로 그렇게 결정된 것으로 보입니다. 대신 ‘남중국해 문제를 국제법에 따라 평화적으로 해결해야한다’는 완곡한 표현으로 관련 사안이 언급됐습니다. 중국은 아세안 정상회의 본회의 일정과는 별도로 아세안 국가 정상들과 모임을 가진 뒤, 중국과 각국 사이의 고위급 직통전화, ‘핫라인’을 개설해서 남중국해에서 우발적인 충돌을 막자고 합의한 뒤, 이와 관련한 별도의 공동성명을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중국의 영향 때문에 아세안 의장성명에서 남중국해 판결 문제가 빠진 셈인데,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 문제를 다시금 제기했다고요?

기자)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오늘(8일) 라오스 방문을 결산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는데요, PCA 판결에 대해 “국제법상의 구속력이 있다”면서 중국 측에 판결 이행을 촉구했습니다. 아베 일본 총리도 전날 “중국과 아세안 국가들 사이에 의견 교환은 환영하지만, 반드시 국제법에 따른 비군사체제가 유지돼야한다”면서 남중국해에 인공섬을 만들어 군사시설을 구축중인 중국을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아베 총리는 PCA 판결이 “유엔해양법협약에 따라 당사자들에게 구속력을 갖는다”면서 중국이 판결을 수용할 것을 거듭 요구했습니다.

진행자) 오바마 대통령이 중국에 PCA 판결을 이행하라고 촉구한 시점에, 미군이 남중국해 순찰 활동을 강화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요?

기자) 중국이 남중국해 중심 해역에서 인공섬을 만들고 있는 ‘스카보로’ 암초 주변에 대해, 미군이 순찰활동을 검토중이라고 미 군사전문지 ‘네이비 타임스’가 어제(7일) 보도했습니다. 네이비 타임스는 “중국이 스카보로 암초에 군사시설을 만들어 기지화될 경우, 현지에서 불과 220km 떨어진 필리핀 수비크만의 미군 시설에 상당한 전략적 위협 요소가 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한편, 이번 아세안 정상회의 일정 동안 라오스 현지에서는 주요국가들의 아세안 국가들에 대한 지원 계획이 이어졌다고요?

기자) 네.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베트남전 당시 투하된 불발탄 제거와 관련 피해 복구 사업 등을 위해 9천만 달러를 라오스에 지원할 계획을 밝혔고요, 아베 일본 총리는 베트남에 총 229억엔, 약 2억5천만 달러 차관 제공 의사를 전했습니다. 아베 총리는 또한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과 정상회담에서, 중국의 남중국해 군사활동에 대응하기 위한 대형 순시선 2척을 지원하겠다는 계획도 밝혔습니다.

진행자)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도 만났다고요?

기자) 네, 어제 아세안 정상회의 결산 만찬에 앞서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잠시 만났다고 페르펙토 야사이 필리핀 외무장관이 오늘 밝혔습니다. 당초 이번 아세안 정상회의 기간동안 미국과 필리핀 사이에 공식 정상회담이 예정돼있었는데요,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지난 월요일(5일) 라오스로 떠나기에 앞서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게 거친 욕설을 퍼부은 사실이 알려진 뒤 회담이 무산됐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생산적인 회담만 하고싶다”면서 두테르테 대통령과의 회담 일정을 전격 취소했고요, 대신 한국의 박근혜 대통령과 만나 한반도 관련 현안을 논의했습니다. 이후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내 발언이 미국 대통령에 대한 개인적 공격으로 받아들여졌다면 사과한다”며 수습에 나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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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중국에서 모택동 추모 열기가 한창이라고요?

기자) 중국 공산당 지도자로 국민당과의 내전에서 승리해 중화인민공화국을 세운 뒤 문화대혁명을 지휘하는 등 근대 중국의 토대를 세운 것으로 평가되는 모택동, 마오쩌둥 전 중국 국가 주석이 사망한 지 내일(9일)이면 40주기가 됩니다. 중국관영 인민일보는 최근 중국 각지에서 다양한 마오쩌둥 추모사업과 관련 행사가 진행되고 있는 현장을 전했습니다.

진행자) 어떤 사업들이 진행중인가요?

기자) ‘중국화보협회’는 마오쩌둥 40주기 추념 화보를 발간합니다. 중국국가출판사 사장을 지낸 전문가를 비롯해 전 중국공산당 중앙부 부부장 등 정계 유력인사들이 다수 편집위원으로 참여했는데요, 지난 1953년 한국전쟁 종료 직후 마오쩌둥 주석이 저우언라이 당시 총리, 리우샤오치 정치국 위원 등과 함게 찍은 사진이 최초로 공개되는 등 생전 다양한 활동상이 화보집을 통해 재조명된다고 인민일보는 전했습니다. 화보집 제작에 총 3년 8개월이 소요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중국 각 지역에서 관련 행사도 열리고 있다고요?

기자) 지난주 중국 탕산에서는 마오쩌둥 40주기와 함께 장정 승리 8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가 열렸습니다. 이 행사에는 마오쩌둥의 개인비서였던 장위펑 등이 참석해 마오 전 주석의 생전 활동과 관련한 다양한 뒷 이야기를 공개했다고 인민일보는 보도했습니다. 이밖에 수도 베이징의 톈안먼 광장에 있는 마오쩌둥 기념관에는 지난주부터 방문객 수가 크게 늘어났습니다.

진행자) 해외의 중국계 이민자들도 관련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고요?

기자) 네. 아시아 각국의 화교사회는 물론, 미국 뉴욕과 로스앤젤레스를 비롯해 중국계 주민들이 다수 자리잡은 곳에서는 크고 작은 마오쩌둥 추모 모임이 열리고 있습니다. 호주에서는 작은 소동도 있었습니다. 시드니와 멜버른을 비롯해 호주 대도시들에서 열릴 예정이던 마오쩌둥 40주기 기념 음악회가 안전문제를 우려한 당국의 허가 취소로 무산된 건데요. 공산주의에 반대하는 중국계 주민들이 음악회 현장에서 대규모 시위를 예고하는 등 충돌이 예상됐었습니다.

진행자) 마오쩌둥은 어떤 인물입니까?

기자) 중국의 공산주의 혁명가인 마오쩌둥은 앞서 소개해드린대로, 지난 1946년부터 1948년까지 진행된 장개석, 장제스의 국민당과의 내전에서 승리해 1949년 10월 1일 베이징에 중화인민공화국 정부를 세우고 국가 주석 및 혁명 군사위원회 주석이 됐습니다. 오늘날 공산주의 중국 정부를 출범시킨 주역인데요. 생전에 제국주의 열강에 맞서 중국의 독립과 통일을 이끈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되지만, 1인지배 권력체제를 강화하기 위해 문화대혁명과 대약진운동 시절 수천만명이 사망한 원인을 제공한 면에서는 비판의 대상입니다. 1976년 4월에 있었던 대중반란인 ‘톈안먼 사건’으로 고립된 채 죽음을 맞이했습니다.

진행자) 중국 언론들도 마오쩌둥에 대해 엇갈리는 평가를 의식하고 있다고요?

기자) 네. 현재 중국에서는 마오쩌둥 전 주석이 이끌었던 문화대혁명에 대한 재평가 움직임이 한창인데요, 당시 희생자들과 함께 정치적으로 반대편에 섰던 이들이 최근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인민일보와 신화통신 등 중국 관영매체들은 마오쩌둥 40주기 추모 열기만 단순하게 전달할 뿐, 마오 전 주석의 업적이나 과오 등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하지 않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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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미국과 인도가 군사시설을 함께 이용하고 군수물자를 상호 지원하는 협정이 발효됐다고요?

기자) 네. 지난 6월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미국을 방문해 바락 오바마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열어 양국 ‘군수지원협정’에 합의했었는데요, 최근 양국 국방장관이 미 국방부에서 만나 협정문에 서명했습니다. 이로써 미국과 인도 두 나라는 앞으로 양국의 군사기지를 서로 사용할 수 있고요, 주요 무기들을 비롯해 군수물자들을 상호 지원하게 됩니다. 이와 관련해 미국 측은 인도를 방위 분야 주요 파트너로 인정해 핵심 방위산업 기술을 공유할 용의가 있다는 의사를 전달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이 인도 측과 공유할 핵심 방위산업 기술은 어떤 것들입니까?

기자) 방위산업 특성상 상세한 내용은 공식적으로 발표되지 않았는데요, 마노하르 파리카르 인도 국방장관이 지난주 애슈턴 카터 미 국방부장관과 만나 F-18과 F-16 전투기를 인도 현지에서 생산하는 계획에 대한 의향서를 전달했고, 미국 측이 이를 승인했다고 인도 언론과 방위관련 매체들이 보도했습니다. 인도는 미국산 프레데터 무인기도 도입할 예정으로 알려졌습니다. 인도와의 군수지원협정은 앞으로 10년동안 유효한데요, 이 기간동안 모디 인도 총리의 주요산업 유치 계획인 ‘메이크 잇 인디아’ 정책에 따라 다양한 방위 기술을 인도 측에 전달할 수 있다고 미 국방부는 밝혔습니다.

진행자) 인도의 군사력은 어떤 수준인가요?

기자) 인도는 핵무기를 비롯한 주요전략무기체계를 보유한 세계 4위의 군사강국입니다. 특히 막대한 인구와 정보통신 분야 기술력을 바탕으로 앞으로 10~15 년 안에 세계 3위의 경제대국이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는데요,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에 맞설 수 있는 잠재적 대항마로 평가 받고 있습니다. 미국은 최근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등을 둘러싸고 중국의 군사력 확장을 저지하기 위한 활동의 일환으로 인도와의 군사협력을 강화하는 중입니다. 미 해군은 인도 해군과 함께 태평양과 인도양을 오가며 실시하는 연례 훈련인 ‘말라바르’를 올해는 사상 최대 규모로 확대해 일본 해상자위대까지 포함시킨 채로 지난 6월 일본 나가사키 현에서 진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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