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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따라잡기] 미국 이민 현황


백악관 인근에서 이민개혁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다가 체포되고 있는 이민단체 관계자들. (자료사진)
백악관 인근에서 이민개혁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다가 체포되고 있는 이민단체 관계자들. (자료사진)

뉴스의 배경과 관련 용어를 설명해드리는 뉴스 따라잡기 시간입니다. 미국 대통령 선거가 이제 두 달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후보와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후보는 성향만큼이나 정책에서도 극명한 견해차를 보이고 있는데요. 그 가운데 대표적인 것이 바로 이민 정책입니다. 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미국의 이민 현황과 대통령 후보들의 이민 정책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박영서 기자입니다.

“미국에는 얼마나 많은 이민자가 살고 있나요?”

미국 인구조사국(Census Bureau)과 국토안보부(DHS), 인구 전문 조사 기관 등의 자료에 따르면, 2014년 기준 미국에 사는 이민자는 약 4천240만 명인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2014년 기준 미국 전체 인구가 3억1천900만 명인데 그 가운데 13.3%가 이민자들이었고요. 이민자와 그 자녀까지 포함하면 약 8천100만 명, 전체 인구의 26%를 차지했습니다. 현재 미국 내 불법 이민자는 1천100만 명 가량으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미국은 1850년에 인구 조사를 처음 시행했는데요. 당시 미국의 이민자는 약 220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10%를 차지했고요. 유럽의 이민자들이 대거 몰려들었던 1890년에 약 15%를 기록하면서 최고조에 달했습니다.

이후 1920년대 미국이 경제 대공황기에 접어들면서 이민자 유입이 급격히 줄기 시작해 1970년에는 약 5%대까지 떨어졌는데요. 하지만 1965년 '국적별 할당제'를 폐지하는 '이민개정법'이 통과되면서 1970년대부터 중남미와 아시아계 이민자들이 대거 몰려들기 시작했고요. 그 결과 1970년, 960만 명이던 이민자 수는 2014년 4천240만 명으로 4배 이상 폭증했습니다.

“이민자들이 가장 많이 오는 나라는 어디인가요?”

2014년 기준으로 멕시코 출신이 미국 내 전체 이민자의 28%를 차지해 가장 많습니다. 그 뒤를 중국과 인도, 필리핀이 5%대로 잇고 있는데요. 단 여기서 중국을 말할 때, 홍콩은 포함되고 타이완은 포함되지 않습니다. 그다음으로 엘살바도르와 베트남, 쿠바, 한국이 3%대고요. 도미니카 공화국과 과테말라가 2%대인데요. 이들 10개 나라 출신이 미국 이민자 인구의 6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민자들의 약 절반가량은 미국 시민으로 귀화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미국에서 이민자들이 가장 많이 정착하는 곳은 서부 캘리포니아 주로, 이민자가 1천만 명이 넘는 명실상부 이민자들의 천국입니다. 텍사스와 뉴욕 주가 약 450만 명으로 그 뒤를 잇고 있고요. 이어서 플로리다와 뉴저지 순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후보의 이민 정책은 뭔가요?”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의 이민 정책은 ‘미국 우선주의’를 바탕으로 한 강경한 ‘반 이민정책’입니다.

[녹취: 트럼프 후보] “We will break the cycle of amnesty and illegal immigration…”

트럼프 후보가 지난 8월 말 미국 애리조나 주 피닉스에서 이민 공약을 발표하고 있는 소리 잠시 들으셨는데요. 트럼프 후보는 불법체류자들에 대한 사면관행을 끊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보이다가 최근 다시 유화적 태도를 취하기도 했습니다.
트럼프 후보는 또 현재 미국에서 시행되고 있는 ‘출생시민권제도’를 폐기하기를 원하고 있습니다. 출생시민권 제도는 수정헌법 14조 1항을 근거로 해서 불법으로 미국에 입국한 사람의 자녀 또는 출산 시기에 맞춰 미국을 방문한 사람이 낳은 아기들에게도 시민권을 부여하는 미국 국적법의 근간이 되는 정책입니다.

[녹취: 트럼프 공화당 후보] “Most illegal immigrants are lower skilled, less education who compete directly against …”

트럼프 후보는 대부분의 불법 체류자들이 제대로 교육을 받지 못하고 기술도 별로 없는 사람들로, 이들의 불법 취업으로 미국의 노동자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데요. 때문에 고용주가 직원을 뽑기 전에 체류 신분을 확인하게 하는 ‘전자고용인증(E-Verify)' 제도를 의무화하는 등 불법 체류자들의 취업을 원천 차단할 계획입니다.

또 멕시코 국경에 거대한 장벽을 세워서 불법 이민자들을 막고, 여기에 드는 경비는 100% 멕시코 정부에 물리겠다는 생각인데요. 멕시코 정부가 만약 이를 거부하면 멕시코 이민자들이 미국에서 번 돈을 멕시코로 송금하는 것을 제한할 작정이고요. 불법 체류자들을 보호하는 도시, 이른바 ‘피난처 도시’에 대한 연방 정부의 예산 지원도 중단할 계획입니다.

또 대통령에 취임하는 즉시 특별전담반을 구성해 범죄를 저지른 불법 체류자들은 모두 추방한다는 계획이고요. 비자가 만료된 후에 남아 있는 사람들이 없도록 강력한 추적 시스템도 구축하겠다는 생각입니다.

한편 오바마 대통령은 불법 이민자들과 불법 체류 청소년들을 구제하기 위해 2개의 추방 유예 행정명령을 내린 바 있는데요. 트럼프 후보는 이 행정명령은 불법이라면서 대통령에 취임하면 법에 어긋나는 이민 관련 행정명령은 모두 폐지하겠다고 공약하고 있습니다.

“클린턴 후보의 이민 정책은 뭔가요?”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의 이민 정책은 “함께 하면 강하다”라는 기치 아래 이민자들을 포용하는 ‘친 이민 정책’입니다.

[녹취: 힐러리 클린턴 후보 선거 유세 현장음]

클린턴 후보는 트럼프 후보의 불법 이민자 강제 추방 계획에 단호히 반대한다면서 중남미계 유권자들을 다독이고 있고요. 멕시코와의 장벽 건설 계획에도 반대의 뜻을 분명히 밝히고 있습니다.

[녹취: 힐러리 클린턴 후보] “If congress continues its refuse to act, I'll do everyting possible and go even further...”

오바마 대통령의 추방 유예 행정명령을 계승할 뿐만 아니라 수혜자들의 범위를 더 확대하겠다는 입장이고요.

[녹취: 힐러리 클린턴 후보] “I will fight for comprehensive immigration reform and a path to citizenship….”

미국 내 1천100만 명에 달하는 불법 체류자들이 합법적인 체류 신분 과정을 거쳐 시민권까지 취득할 수 있도록 ‘포괄적인 이민 개혁법안’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입니다. 또 불법 체류자들의 취업 문제도 이 이민 개혁을 통해 합법화시켜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클린턴 후보는 이민자 보호 도시, 피난처 도시를 제재하겠다는 트럼프 후보의 계획에 물론 반대하고 있고요. 반면 범죄를 저지른 불법 체류자들을 우선 추방해야 한다는 것에 대해서는 클린턴 후보도 트럼프 후보와 같은 생각입니다.

"미국인들은 이민 문제를 어떻게 생각할까요?"

최근 실시된 여러 여론조사결과를 보면, 미국 유권자들의 약 8% 정도만 이민을 중요한 현안으로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들의 대부분은 공화당원들이었습니다.

또 현재 미국에서 이민 문제가 매우 심각한 현안이라고 생각하는지 묻는 질문에, 트럼프 후보 지지자의 66%는 그렇다고 대답했고요. 클린턴 후보 지지자들 가운데서는 17%만 그렇다고 대답해 공화당과 민주당 지지자들 간의 극명한 견해차를 여실히 보여줬습니다.

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미국의 이민 현황과 이민 정책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지금까지 박영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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