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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개정헌법, 김일성·김정일에 경칭 생략...3대 세습 '물타기' 의도


지난 5월 북한 평양에서 열린 7차 노동당 대회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입장하자 참석자들이 일제히 박수를 치고 있다.
지난 5월 북한 평양에서 열린 7차 노동당 대회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입장하자 참석자들이 일제히 박수를 치고 있다.

북한이 3년 만에 개정한 헌법에서 김일성과 김정일의 이름 앞에 붙여온 경칭을 생략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 대신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부각하려는 의도라는 분석입니다. 서울에서 박병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의 선전매체인 ‘내나라’가 인터넷 웹사이트에 올린 북한 헌법 최신판 서문에 김일성과 김정일의 이름에 앞에 붙는 ‘수령’과 ‘영도자’라는 경칭이 빠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내나라’가 웹사이트에 올린 북한 헌법에는 다만 ‘김일성 동지와 김정일 동지의 사상과 영도를 구현한 주체의 사회주의’라고만 규정돼 있다고 한국의 `연합뉴스'가 4일 보도했습니다.

개정되기 전인 2013년 북한 헌법에는 김일성 주석에게는 ‘위대한 수령’,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는 ‘위대한 령도자’라는 경칭을 사용했습니다.

한국의 민간연구기관인 동북아평화협력연구원 전현준 박사의 분석입니다.

[녹취: 전현준 박사/ 동북아평화협력연구원장] “수령의 후계자인데 수령이란 용어를 쓰지 않는다는 것은 물론 김정은이 김일성, 김정일과 동렬이라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서 수령과 영도자라는 말을 뺄 수는 있겠으나 이해하기 힘들고 좀더 두고 봐야 하지 않을까 생각이 됩니다.”

김일성과 김정일에 대한 경칭의 생략과 함께 북한의 개정된 헌법에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이름이 명시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개정된 북한 헌법에 신설된 제6장 국가기구의 제2절 국무위원장 조항 등에서 ‘북한 국무위원회 위원장은 북한의 최고령도자’라며 국무위원장의 지위와 역할 등에 대해 상세히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이름을 명시하지 않았습니다.

개정된 북한 헌법의 이 같은 태도는 김일성 3대의 권력세습을 희석시키고 김정은 집권의 객관성을 부각시키려는 의도라는 분석입니다.

동국대 김용현 교수의 진단입니다.

[녹취: 김용현 교수/ 동국대 북한학과] “북한이 김정은 시대의 개막을 알리면서 김일성과 김정일의 수식어를 바꾼 점은 특이한 부분이라 볼 수 있습니다. 김일성, 김정일 대신 김정은을 집중적으로 부각하려는 의도로 볼 수 있습니다.”

북한은 지난 6월 최고인민회의 제13기 4차 회의를 개최해 사회주의헌법 개정안을 통과시켰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박병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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