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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지난해 북한 주민 2명 '자의적 구금' 피해자 판정


지난 2014년 3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북한 인권 문제를 논의하고 있다. (자료사진)

지난 2014년 3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북한 인권 문제를 논의하고 있다. (자료사진)

유엔이 지난해 북한 주민 2명을 북한 당국에 의한 자의적 구금의 피해자로 판정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연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유엔 인권이사회 산하 ‘자의적 구금에 관한 실무그룹’은 오는 9월 열리는 제33차 유엔 인권이사회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북한 주민 2명을 자의적 구금의 피해자로 판정했습니다.

두 사람은 실무그룹이 지난해 자의적 구금의 피해자로 판정한 전세계 31개국 56명에 포함됐습니다.

유엔 자유권규약 제9조가 규정하고 있는 자의적 구금은 국가기관이 불공정하고 예측가능성 없이 자의적으로 개인을 체포하거나 억류하는 것을 뜻합니다.

실무그룹은 지난해 9월 열린 회의에서 북한 주민 김성혁 씨와 권향실 씨를 자의적 구금의 피해자로 판정했습니다.

당시 회의 자료에 따르면 김성혁 씨는 2001년 중국에서 기독교에 관한 교육을 마친 뒤 북한으로 돌아갔다가 지인의 신고로 당국에 체포됐습니다.

이후 김 씨는 심문 과정에서 당국의 압박에 한국 정보기관의 교육을 받았다고 허위자백했고, 변호인에 대한 접근을 거부당한 채 비밀리에 열린 재판에서 10년 징역형을 받았습니다.

김 씨는 2002년부터 가족 방문 등 외부와의 연락이 단절된 채 청진의 수용교화소에 수감돼 있습니다.

실무그룹은 김 씨에 대한 구금은 모든 사람이 범죄 여부를 판정 받을 때 공개리에 독립적이고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가 있고, 사상과 양심, 종교의 자유를 누릴 권리가 있다고 밝힌 세계인권선언 10조와 18조, 시민적 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협약 14조와 18조에 위배되는 자의적 구금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권향실 씨는 1998년 중국으로 탈출한 뒤 조선족 남성과 결혼해 중국에 살았습니다. 그러다가 2004년 3월, 한국으로 가려던 계획을 실행하기 직전에 중국 공안에 체포돼 2004년 5월 북한으로 강제북송됐습니다.

권 씨는 2004년 8월 청진으로 이송된 뒤 가족들과 연락이 끊겼고, 2005년에 요덕 정치범 수용소로 보내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권 씨는 2004년 이후 재판 없이 구금된 상태입니다.

실무그룹은 권 씨의 구금은 누구도 자의적인 체포와 구금, 추방을 당해서는 안되고, 모든 사람이 범죄 여부를 판정 받을 때 공개리에 독립적이고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가 있다는 세계인권선언 9조와 10조, 시민적 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협약 9조와 14조에 위배되는 자의적 구금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실무그룹은 이 같은 판정을 내리기에 앞서 북한에 사실 확인을 요청하는 서한을 보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북한 정부는 김성혁이란 인물이 북한에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면서, 실무그룹의 서한을 북한에 반대하기 위한 기도로 간주해 전면 거부한다고 밝혔습니다.

북한 정부는 권향실 씨 사건에 대해서는 아무런 응답을 하지 않았습니다.

실무그룹은 두 사람을 자의적 구금의 피해자로 판정하면서, 북한 정부에 대해 피해자들에 대한 즉각적인 석방과 배상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하도록 촉구했다고 밝혔습니다.

실무그룹은 피해자 가족이나 인권단체들의 청원을 받아 국제 인권규범에 맞지 않는 구금 사례를 조사하고 필요한 권고를 제시하는 임무를 수행하는 곳입니다.

앞서 지난 2014년에는 강제북송된 탈북자 등 18명을 북한 당국의 자의적 구금의 피해자로 판정했었습니다.

또 2012년에는 한국 경상남도 통영 출신으로 독일에 간호사로 파견됐다 월북해 북한에 억류된 신숙자 씨 모녀와 탈북자 강철환 씨 가족을 자의적 구금의 피해자로 판정했습니다.

VOA 뉴스 이연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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