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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내 '사회주의' 이미 빈 껍데기..."단체에 선대수령 이름 붙여 충성심 고취"


지난 28일 북한 평양의 5월1일경기장에서 열린 '김일성-김정일주의 청년동맹' 제9차대회 경축 야회에서 청년들이 횃불을 들고 있다.

지난 28일 북한 평양의 5월1일경기장에서 열린 '김일성-김정일주의 청년동맹' 제9차대회 경축 야회에서 청년들이 횃불을 들고 있다.

북한은 최근 개최한 ‘김일성사회주의 청년동맹’ 제9차 대회에서 단체 명칭을 ‘김일성-김정일주의 청년동맹’으로 변경했습니다. 이에 대해 북한에서 ‘사회주의’는 빈 껍데기일 뿐 이념적 측면으로서의 의미는 이미 사라졌다는 평가가 제기됐습니다. 서울에서 한상미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에서 사회주의는 이미 형해화되고 있다고 한국 정부 당국자가 밝혔습니다. ‘형해화’란 형식만 남았을 뿐 그 가치와 의의는 사라졌다는 뜻입니다.

한국 통일부 당국자는 30일 언론브리핑에서 북한이 세습독재의 틀을 갖춰가고 있고 사상도 ‘주체사상’에서 ‘김일성-김정일주의’로 바뀌고 있다면서 ‘사회주의’라는 표현을 쓰든 안 쓰든 의미가 없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이 당국자는 북한이 겉으로는 사회주의를 표방하고 있지만 껍데기와 속은 다르다고 덧붙였습니다.

북한은 최근 23년 만에 열린 ‘김일성사회주의 청년동맹’ 제9차 대회에서 단체 명칭을 ‘사회주의’라는 표현을 뺀 ‘김일성-김정일주의 청년동맹’으로 변경했습니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8일 5월1일경기장에서 열린 청년동맹 제9차대회 경축 횃불야회를 참관했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8일 5월1일경기장에서 열린 청년동맹 제9차대회 경축 횃불야회를 참관했다.

한국의 북한 전문가들도 북한의 ‘사회주의’는 헌법이나 당 규약 같은 공식적인 담론 속에는 존재하지만 현실정치에서는 사실상 빈 껍데기가 됐다고 평가했습니다.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장용석 박사는 ‘김일성-김정일주의 청년동맹’으로의 명칭 변경은 민족주의와 함께 선대 수령의 업적에 기대어 권력 승계 등 김정은 정권의 정당화를 보여주려는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녹취: 장용석 박사 /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실질적으로 고전적 사회주의의 계획경제의 틀이 얼마나 남아있는지 의문스러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에요. 전통적 이념에 근거한 사회주의 정치체제라고 보기보다는 일당독재의 체제로서 북한체제를 보여주는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들고요. 청년동맹 조직을 김일성-김정일주의 동맹으로 바꿈으로써 수령의 개인적인 조직, 단체로 만들겠다는 의지를 보다 분명하게 노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죠.”

고려대 북한학과 임재천 교수는 북한에서 김일성, 김정일 2명의 선대수령의 이름이 붙여진 단체나 조직은 지금까지 없었다면서 지도자에 대한 우상화, 충성을 고취시키기 위한 내부 결속의 목적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녹취: 임재천 교수 / 고려대 북한학과] “지금 현재 북한에서 공식적인 이데올로기가 효과도 별로 없는 것 같고 이런 상태에서 청년들이 쉽게 외부 사조에 물들 수 있고 사실 물들어 왔는데 그런 것을 어느 정도 청년들이 흔들릴 수 있는 것을 사전에 방지하고자 하는 노력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런 이름 붙이는 것은 내부 결속용이죠. 김일성, 김정일이라는 이름을 동시에 가진 조직이기에 자부심 갖고 흔들리지 말고 지도자에 대한 충성을 지속하고 고취시키려고 하는 목적이죠.”

임재천 교수는 과거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신성시 되던 ‘김일성’이라는 이름을 붙여 ‘김일성사회주의 청년동맹’으로 단체명을 지정했던 것도 김일성 주석 사망 후 청년들이 외부의 문화적 침투에 흔들릴 위험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북한은 23년 만에 개최한 청년동맹 대회에서 단결 구호를 기존의 ‘총폭탄이 되리라’에서 ‘핵폭탄이 되리라’로 바꾼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북한 관영매체들은 29일 청년동맹 관련 보도에서 일제히 청년들을 500만 핵폭탄이 비유하며 태양을 옹위하고 억세게 싸워나갈 것을 강조했습니다.

선전 구호에 ‘핵폭탄이 되리라’라는 문구가 처음 등장한 것은 지난 3월 청년동맹 중앙위원회 대변인 성명에서입니다.

당시 청년동맹 대변인은 청년들이 수령결사옹위의 500만 핵폭탄이 되어 도발자들을 무자비하게 쓸어 버릴 것이라고 선동했습니다.

또한 지난 5월, 36년 만에 개최된 제7차 당 대회 당시 횃불행진의 주축이 됐던 청년학생 대표단 역시 500만 핵폭탄을 언급하며 충성을 다짐했습니다.

[녹취: 북한 청년대표단] “경애하는 원수님만을 끝까지 따르며 결사옹위하는 오늘의 7연대, 500만의 핵폭탄이 되겠습니다.”

이는 김정은 집권 이후 핵 강국, 핵 보유국을 자처하는 북한이 이를 대내외에 과시하는 동시에 청년층의 충성을 유도하기 위한 선전선동의 전략으로 풀이됩니다.

아울러 청년동맹 대회를 시작으로 앞으로 북한의 모든 기구와 단체의 선전구호에 ‘총폭탄’ 대신 ‘핵폭탄’이라는 단어가 들어갈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한상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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