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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따라잡기] 쿠릴열도(북방영토) 분쟁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총리가 일본과 영유권 분쟁을 겪고있는 '쿠릴열도' 지역의 쿠나시르 섬을 방문하기 위해 지난 2012년 접안시설에 도착해 상륙하고 있다. (자료사진)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총리가 일본과 영유권 분쟁을 겪고있는 '쿠릴열도' 지역의 쿠나시르 섬을 방문하기 위해 지난 2012년 접안시설에 도착해 상륙하고 있다. (자료사진)

뉴스의 배경과 관련 용어를 설명해드리는 뉴스 따라잡기 시간입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다음 달 2일부터 이틀 동안 러시아를 방문합니다.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리는 ‘제2차 동방경제포럼’에 참석하기 위해서인데요. 특히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는 따로 정상회담을 갖고 쿠릴열도 문제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알려져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오늘은 ‘쿠릴열도 분쟁’에 대해 알아보죠. 김현숙 기자가 소개합니다.

“쿠릴열도 분쟁의 시작”

러시아에서는 쿠릴열도 분쟁, 일본에서는 북방영토 문제라고 부르는 쿠릴열도와 관련한 논란은 분쟁은 60년간 이어오고 있는 국제 영토 분쟁입니다.

러시아의 동쪽 끝에 위치한 캄차카 반도와 일본 열도의 최북단 섬인 홋카이도 서북쪽에는 여러 섬이 있는데요. 이 가운데 이투룹, 쿠나시르, 시코탄, 하보마이, 이렇게 4개 섬의 영유권 문제를 둘러싸고 일본과 러시아가 오랫동안 분쟁을 겪어왔습니다. 2차대전 이후 러시아가 이들 4개 섬을 실효적으로 지배하고 있지만, 일본은 1855년 제정 러시아와 체결한 조약을 근거로 자신들의 영유권을 꾸준하게 주장하면서 쿠릴열도 분쟁이 시작됐습니다.

“쿠릴열도 분쟁의 역사”

일본은 제정 러시아와 1855년, 통상과 국경에 관한 양자 조약을 맺게 되는데요. 당시 4개 섬에 대한 영유권은 일본에 있었습니다. 하지만 쿠릴열도는 2차대전 종전 후 전승국과 패전국간의 배상 문제를 규정한 1951년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에 따라 러시아에 귀속됩니다. 이후 러시아와 일본은 쿠릴열도를 놓고 계속해서 협상을 벌이지만 해결책을 찾는데 어려움을 겪게 되죠.

1956년에 러시아는 소련-일본 공동선언에 기초해 일본에 시코탄과 하보마이 등 쿠릴열도 2개 섬을 돌려주겠다고 제안했고 대신 일본은 나머지 2개 섬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하지 않겠다고 합의했는데요. 하지만 소련은 이후 체결된 미국-일본 안보조약에 반발해서 1956년 공동선언에 담긴 쿠릴열도 관련 내용을 무효화 합니다.

이후 한동안 협상이 중단됐다가 2001년 일본과 러시아는 1956년에 맺은 공동선언은 유효하다는 내용을 담은 ‘이르쿠츠크 성명’을 발표하는데요. 이로써 논쟁이 해결되는 듯했지만, 이후 집권한 일본의 고이즈미 준이치로 내각이 4개 섬 동시 반환을 주장하면서 쿠릴열도에 대한 논쟁은 다시 불붙게 됩니다.

“쿠릴열도 분쟁의 원인”

일본이 1855년 제정 러시아와 체결한 조약을 통해 쿠릴열도의 영유권을 갖게 된 이후, 2차 세계대전 전까지 1만7천 명의 일본 주민이 쿠릴열도에 살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2차 세계대전 이후 일본이 패전국이 되고 영유권이 러시아로 넘어가면서 현재 3만 명의 러시아인이 쿠릴열도에 거주하고 있고 이투룹 섬에는 러시아의 군사 기지도 있습니다. 그런데 쿠릴열도의 주인이 바뀐다면 현재 거주하고 있는 러시아 주민들이 섬을 떠나야 하는 상황이다 보니 러시아 측은 영유권을 포기하지 못한다는 입장입니다.

거기다 쿠릴열도 아래에는 풍부한 어족자원이 있고 특히 쿠릴열도 해저에는 많은 양의 석유와 천연가스가 매장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러시아는 지난 2006년 쿠릴열도의 지하자원 개발과 시설 확충을 위해 6억 3천만 달러를 투자한 바 있습니다. 거기다 독특한 화산지형을 가진 쿠릴열도는 관광수익도 가져다주는데요. 쿠릴열도 분쟁에는 바로 이런 경제적인 이유가 크다고 하겠습니다.

또한, 러시아로서는 동쪽으로 패권을 뻗어갈 수 있는 길목이 바로 쿠릴열도이고 한국, 중국과도 영토 분쟁을 벌이고 있는 일본으로서는 전략적으로 포기할 수 없는 곳이라는 점에서 쿠릴열도 분쟁은 쉽게 해결되기 힘든 영토분쟁 지역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쿠릴열도 분쟁의 해결 노력”

오랫동안 난항을 겪었던 쿠릴열도 관련 협상은 2013년 2월, 일본의 모리 요시로 전 일본 총리가 아베 신조 총리의 특사 자격으로 러시아를 방문하면서 다시 논의되기 시작했습니다.

앞서 러시아의 블라드미르 푸틴 대통령은 2012년 대통령 선거 직전에 쿠릴열도 분쟁과 관련해 러시아와 일본이 수용할 수 있는 타협안을 찾아야 한다며 ‘무승부론’을 제기했는데 러시아를 찾은 모리 전 총리 역시 푸틴 대통령의 무승부론을 수용하는 자세를 보이며 두 나라가 각각 2개의 섬에 대한 영유권을 갖는 1956년의 소련-일본 공동선언을 다시 한번 언급하게 됩니다.

이후 일본 최고지도자로는 10년 만인 2013년 4월에 아베 신조 총리가 러시아를 찾게 되는데요. 아베 총리는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통해 평화조약 체결 협상을 재개하고, 쿠릴열도 문제를 양측 모두가 수용할 수 있는 조건으로 해결하기로 합의했습니다. 하지만 구체적인 합의 실행 방안은 마련되지 않았는데요. 오는 9월 2일, 3년여 만에 푸틴 대통령과 아베 총리가 이 문제를 놓고 다시 만나게 되는 겁니다.

‘제2차 동방경제포럼’에 참석하기 위해 러시아를 찾는 아베 총리는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단독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경제협력 논의와 함께 영토분쟁 해소 방안에 대한 의견을 교환할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특히 앞서 두 정상이 기존의 발상과는 다른 ‘새로운 접근’ 방식으로 이 북방영토 문제, 쿠릴열도 분쟁을 해결하기로 의견 일치를 본 상황이어서, 이번 정상회담에서 획기적인 합의가 나올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러시아와 일본 간의 쿠릴열도 분쟁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지금까지 김현숙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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