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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주재 북한 고위 외교관 탈북...가족과 한국 입국


최근 제3국 망명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던 태영호 영국주재 북한대사관 공사가 가족과 함께 한국에 입국했다고 한국 통일부가 밝혔다. 태 공사가 지난 2014년 10월 런던에서 열린 미국 인권 비판 행사에서 강연하는 모습을 담은 유튜브 영상 캡처화면.

최근 제3국 망명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던 태영호 영국주재 북한대사관 공사가 가족과 함께 한국에 입국했다고 한국 통일부가 밝혔다. 태 공사가 지난 2014년 10월 런던에서 열린 미국 인권 비판 행사에서 강연하는 모습을 담은 유튜브 영상 캡처화면.

영국주재 북한대사관의 고위 외교관이 최근 가족과 함께 탈북해 한국에 입국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북한 내 다양한 직업군에서 탈북이 이뤄지고 있으며, 그 빈도도 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한상미 기자가 보도합니다.

최근 제3국 망명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던 태영호 영국주재 북한대사관 공사가 가족과 함께 한국에 입국했다고 한국 통일부가 밝혔습니다.

한국 통일부 정준희 대변인은 17일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영국주재 북한대사관 태영호 공사가 부인과 자녀와 함께 대한민국에 입국했다"고 말했습니다.

태영호 공사와 그 가족은 "현재 한국 정부의 보호 하에 있으며, 유관기관이 통상적 절차에 따라서 필요한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정준희 대변인은 전했습니다.

태영호 공사는 영국주재 북한대사관에서 현학봉 대사에 서열 2위에 해당하며, 지금까지 탈북한 북한 외교관 중에서 최고위급이라고 정 대변인은 설명했습니다.

영국 런던의 북한 대사관. 일반 주택을 대사관으로 사용하고 있다. (자료사진)

영국 런던의 북한 대사관. 일반 주택을 대사관으로 사용하고 있다. (자료사진)

정 대변인은 태영호 공사의 탈북 동기에 대해서는 "김정은 체제에 대한 염증과 대한민국 자유민주주의 체제에 대한 동경, 그리고 자녀와 장래 문제 등이라고 밝히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앞서 영국 `BBC 방송'은 태영호 공사의 망명 신청 사실을 보도하면서, 그가 "영국에서 북한의 이미지를 홍보하고 김정은 체제를 변호하는 일을 맡고 있었지만 그 직무에서 마음이 떠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BBC'에 따르면 태영호 공사는 가족과 함께 10년 동안 영국에 거주해왔으며 영국에서 골프와 테니스를 즐겼습니다. `BBC'는 또 그가 올 여름 임기를 마치고 북한으로 귀국할 예정이었다고 전했습니다.

한편 한국 정부는 김정은 정권 이후 특히 올해 들어 탈북자가 증가하고 있으며 현재 다양한 직업군에서 탈북이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수치로 밝히긴 어렵지만 탈북 빈도 역시 많아지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정준희 한국 통일부 대변인이 17일 통일부 브리핑룸에서 태영호 영국주재 북한공사의 망명 및 한국 입국사실을 밝히고 있다.

정준희 한국 통일부 대변인이 17일 통일부 브리핑룸에서 태영호 영국주재 북한공사의 망명 및 한국 입국사실을 밝히고 있다.

한국 통일부 정준희 대변인은 17일 정례브리핑에서 이처럼 탈북이 증가세로 접어든 데에는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속에 상당한 압박감이 작용했을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녹취: 정준희 대변인 / 한국 통일부] “직접적으로 우리가 증거를, 확증을 잡아서 제재 때문에 넘어왔다고 꼭 보기는 어렵지만 상당한 제재 국면에서의 압박감 때문에 넘어오고 있는 것은 틀림없는 추세인 것 같습니다.”

이와 관련해 한국의 국책연구기관인 국방연구원 김진무 선임연구위원은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가 강화되는 상황에서 북한 외교관들 입장에서는 가장 큰 임무인 김정은에 대한 충성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습니다.

[녹취: 김진무 박사 / 한국 국방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주재국에서 비즈니스를 해서 할당된 금액만큼 충성자금을 김정은에게 바쳐야 된다고, 바치지 않으면 문책을 당하게 되고 소환을 당하게 돼요. 그럼 소환명령 떨어지면 가면 자기비판 해야 되고 혁명화 교육을 받던지 노동수용소 가야 하니까 그럴 바에는 나오겠다…”

김 선임연구위원은 북한 내 외화벌이 사업에 종사하다 한국으로 망명한 탈북자 가운데 상당수는 어떤 이유로든 북한 당국으로 송환될 상황에서 한국행을 택한 경우라고 덧붙였습니다.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장용석 박사는 북한 외교관들의 탈북 원인에는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로 인한 압박감, 북한대사관 내 갈등, 개인적 비리 등 다양한 추론이 가능하다고 분석했습니다.

[녹취: 장용석 박사 /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북한 엘리트계층의 탈북이) 정치적 망명일 가능성도 있지만 다른 가능성도 있고 확인이 안 되고 있기 때문에 이것을 가지고 북한 내 체제 균열이나 이런 것으로 이야기하는 것은 조금 조심스러워요.”

태영호 공사의 한국 입국은 최근 수학영재의 홍콩주재 한국 총영사관 잠입, 북한 군 간부와 외교관 망명설 등에 이어 북한 엘리트층의 탈북 가시화를 뒷받침하는 또 하나의 사례로 지적됩니다.

북한 외교관 출신의 한 인사는 북한 외교관은 당국이 체계적으로 양성하고 키워온 엘리트 계층이라며, 북한의 잇따른 외교관 망명은 북한체제에서 엘리트 집단의 출혈이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앞서 한국 통일부 박수진 부대변인은 지난달 29일 브리핑에서 북한 엘리트층의 탈북은 체제에 대한 불만이나 국제사회의 제재, 그리고 북한경제 상황 등 여러 가지 상황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생각된다고 밝혔습니다.

VOA뉴스 한상미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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