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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핵 선제 불사용' 구상 논란..."대 북한 억지력 손상" 우려도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지난 2014년 9월 유엔 안보리에서 열린 국제테러대응 정상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자료사진)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지난 2014년 9월 유엔 안보리에서 열린 국제테러대응 정상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자료사진)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핵 선제 불사용’을 새로운 핵정책으로 발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대해 미 행정부 내부 뿐아니라 주요 동맹국들에서도 반대 의견이 나오고 있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취임 초기인 지난 2009년 ‘핵 없는 세상’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던 오바마 대통령이 퇴임 6개월을 앞두고 미국의 핵정책을 대대적으로 수정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국의 주요 언론들은 오바마 대통령이 ‘핵 선제 불사용’(no first use)과 `경보 즉시 발사 폐기' (no launch on warning) 으로 대표되는 핵정책의 변경을 고려하고 있다고 행정부 당국자들을 인용해 보도했습니다.

`핵 선제 불사용'은 핵을 전쟁무기로 먼저 사용하지 않는 것이며, ‘경보 즉시 발사’는 적의 핵 공격을 감지하는 즉시 핵무기를 발사하는 전략을 말합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오는 9월 유엔 안보리에서 핵실험을 금지하는 결의안을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어떤 장소나 형태, 규모의 핵실험도 금지한다는 내용의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 CTBT의 비준을 미 의회가 거부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회적으로 유엔 결의안을 통해 같은 효과를 얻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하지만 미국의 동맹국들은 특히 ‘핵 선제 불사용’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 14일자 `워싱턴 포스트' 신문에 따르면 “일본, 한국, 프랑스, 영국이 오바마 대통령의 ‘핵 선제 불사용’ 정책에 대해 비공개적으로 우려를 전달"했습니다.

특히 일본의 아베 신조 총리는 오바마 대통령이 ‘핵 선제 불사용’ 정책을 발표할 경우, 북한에 대한 억지력이 줄어들고 분쟁의 위험이 높아질 것이라는 입장을 최근 해리 해리스 미 태평양사령관에게 전달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습니다.

미 행정부 일각에서도 ‘핵 선제 불사용’에 대한 반대 입장이 나오고 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 신문은 지난달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NSC 회의에서 존 케리 국무장관이 동맹국들의 우려를 전달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애슈턴 카터 국방장관도 오바마 대통령의 선언이 동맹국들에 미국의 억지력에 대한 불안을 초래하면서 일부는 독자 핵 개발을 강행할 가능성이 있다며 반대했습니다. 또 어니스트 모니즈 에너지부 장관도 이날 회의에서 반대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 주요 언론들은 오바마 대통령의 핵정책 수정 구상에 대해 찬반 입장을 전하고 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핵 선제 불사용’을 천명하면 70년 간 미국이 유지해온 전략적 모호성이 없어지고, 북한과 같은 나라에 대한 억지력이 손상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미국과 동맹국들에 대해 재래식 무기, 화학과 생물 무기로 공격해도 미국이 핵으로 보복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적에게 알리는 것이 치명적인 흠이라는 것입니다.

외교전문지 `포린 폴리시'에 실린 기고문도 ‘핵 선제 사용’은 잠재적인 적이 미국의 핵심 이익을 심각하게 공격하지 못하게 하는 효과가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미국이 세계 모든 곳에서 군사적 우위를 갖지 못하는 상황에서 핵 억지력이 필요하다고 기고문은 주장했습니다.

반면, 인터넷 매체인 `폴리티코'는 오바마 대통령이 구상하고 있는 ‘핵 선제 불사용’과 ‘경보 즉시 발사 폐기’ 정책은 세계를 극적으로 안전하게 만들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폴리티코'는 현재 미국의 핵 선제공격 전략은 러시아 내 1천 곳, 중국 내 500곳, 북한과 이란 내 수 십 곳을 겨냥하고 있다며, 이는 과도한 수준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 신문은 미국과 한국의 재래식 전력으로도 충분히 북한의 재래식, 핵, 생물, 화학 무기 공격을 손쉽게 격퇴할 수 있다며, 북한을 핵으로 공격하면 일본까지 방사성 낙진이 퍼지는 등 부작용도 크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이 핵으로 선제공격하는 것은 미국의 국가이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습니다.

`뉴욕타임스' 신문은 사설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안보리에서 핵실험 금지 결의안을 추진하는 것을 긍정적인 조치라며 환영했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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