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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풍경] 탈북 대학생 어학 연수 돕는 한인들


링크 저스틴 휠러 부대표(가운데)가 라구나 우즈 한인회 사람들에게 3천 달러를 기증하고 있다. (자료사진)

링크 저스틴 휠러 부대표(가운데)가 라구나 우즈 한인회 사람들에게 3천 달러를 기증하고 있다. (자료사진)

생생 라디오 매거진, 한 주 간 화제성 뉴스를 전해 드리는 ‘뉴스 풍경’ 시간입니다.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 주 인근 대학교에서 한국에서 온 탈북 대학생들이 어학연수를 받고 있습니다. 이 학생들을 위해 지역 한인들이 발벗고 나섰습니다. 장양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미 서부 캘리포니아 주 라구나 우즈의 한 은퇴자 거주지역.

현직에서 물러난 사람들이 주로 거주하는 이 지역은 주민들의 평균 나이가 70세가 넘고, 전체 주민 1만8천 명 가운데 한인이 1천 명가량 됩니다

인생의 황혼기에 접어든 이들 한인 가운데 일부는 북한이 고향인 실향민입니다.

떠나온 세월은 오래지만 고향 땅에 대한 그리움은 늘 한결같다고 말하는 사람들. 그들에게 반가운 손님이 찾아왔습니다. 북한을 탈출해 한국에 정착한 탈북 대학생들이 그 주인공입니다.

이 지역 한인들은 최근까지 라구나 우즈한인회 활동을 통해 미국 내 탈북자 구출단체 등에 중국 내 탈북자 13명을 구출할 수 있는 기금을 전달한 바 있습니다.

그런 만큼 탈북 대학생들의 방문은 이들에게 남달랐는데요, 지인들과 뜻을 모아 탈북자 구출에 힘써온 라구나 우즈한인회 김홍식 박사에게도 이들 학생들은 특별합니다.

[김홍식 박사] “제가 은퇴했잖아요? 마지막 생애를 어떻게 보람 있는 일로 장식할까, 생명이 가장 중한 거잖아요. 그 일에 좀 헌신하리라 했는데, 탈북자에 대한 것을 접하게 되면서, 이 일이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면서 적극적으로 하게 됐죠. 사선을 넘어서 온 애들이잖아요?”

김 박사는 10여 년 전 중국에서 만난 탈북자 모녀와의 인연을 소개했는데요, 나이 어린 모녀에게 당시 여행경비를 전부 털어준 것이 탈북자와의 첫 인연이었습니다.

김 박사는 자신의 도움으로 탈출에 성공해 한국에 정착한 탈북자 가족을 만난 감격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고 말했습니다.

평생 의사로 살아왔기에 생명에 대한 소중함을 누구보다 잘 아는 김 박사는 목숨을 걸고 자유를 찾아온 탈북 대학생들과 식사를 함께 하며 인생의 선배로서 조언도 아끼지 않았습니다.

[김홍식 박사] “애들이 제일 고민이 한국사회에서 차별대우 받잖아요. 그래서 너희들이 북한 아이들이라고 차별한다고 생각하지 말고, 한국사회에 적응해야 하지만 언젠가 고향에 돌아가서 동포들을 구해야 할 사람이라 목적으로 가지고 열심히 하라고 했죠.”

김 박사는 지역 교회와 한인회가 뜻을 모아 이 학생들을 위한 초청행사를 열었다며 매우 의미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6일 열린 탈북 대학생 초청행사에는 200여 명의 한인이 모였는데요, 당일 즉석에서 진행된 탈북 대학생 돕는 기금 모금 시간에 2만 달러 가까운 금액이 모아졌습니다.

이 행사에서 탈북 대학생 5명은 북한에서 살았던 경험과 탈출 과정 등을 증언했습니다.

한국 동국대학교 학생인 박경호 씨는 한국에서 같은 기회가 있었어도 이번 경험은 특별했다고 말했습니다. 한인들의 뜨거운 관심과 애정에 감동을 받았다는 겁니다.

[박경호] "이번에 와서 저희가 신나서 있는 그대로 더 말해주고 싶고, 듣는 분들의 눈길이 있잖아요. 감동도 받으시고 울기도 하시고.. 가족을 만난 느낌이 들었어요.”

행정학을 전공하는 박경호 씨는 졸업한 뒤 경찰이 되고 싶다며, 북한에서부터 간직했던 꿈이지만 경찰에 대한 생각은 그 때와는 전혀 다르다고 말했습니다.

[박경호] “북한에서는 경찰이 사람들 괴롭히는 사람이었어요. 근데 한국에서 보니까, 구루마 같은 것도 끌어주고.. 감동 먹었거든요. 어릴 때는 돈 많이 버는 경찰이 되고 싶었는데, 지금은 아니예요. 통일되면 경찰청장도 돼야죠.”

이화여자대학교 학생인 이지연 씨는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간호학을 공부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지연] “여러 단체의 도움으로 왔거든요. 다른 분들은 브로커 비용도 많이 들고 했는데, 아무도 모르는 사람인데 우리에 대해 모르는데, 어려운 상황에 있다는 사실로, 도와주는 분들이 있구나 생각해서. 그 때부터 관심을 갖고 있다가, 나도 이런데서 일하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기술을 갖고 있으면 일할 수 있지 않을까 해서 간호사가 되면 일할 수 있는 것이 많아지겠다고 생각해서.”

이 씨 역시 6일 열린 행사에서 2012년 온가족이 두만강을 건넌 사연을 소개했는데요, 지역 한인들과의 만남이 기억에 남을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이지연] “고향이 북에서 오셨다는 분들이 많이 있더라고요, 잘 공감이 가는 거예요. 그래서 뭔가 고향에 계신 할아버지 할머니를 만난 것 같았어요.”

이번 행사에 초대된 5명의 탈북 대학생들은 한국의 탈북자 지원단체인 물망초재단이 3년째 진행하고 있는 미국대학 어학연수 과정을 밟고 있습니다

이들은 5주 동안 하루 6시간씩 영어 수업을 듣고 미국인 가정에서 머물며 미국생활을 체험하고 있는데요, 남은 2주 동안 계획은 역시 영어공부 였습니다.

[이지연] “가능한 영어 배우러 왔으니까 문법은 많이 한국에서 배울 수 있으니까 스피킹 실력을 늘리고 싶다고 생각해서. 수업시간에도 질문을 많이 하고 대화도 많이 하는 것을 목표로..”

박경호 씨는 역시 같은 목표를 갖고 있었는데요, 특별히 한국 내 다른 탈북자들에게도 이런 기회가 많이 주어지기를 희망했습니다.

[박경호] “저희처럼 이런 기회로 미국에 와서 다른 세상을 맛보고 있는 탈북 청년을 많이 응원해 달라고 말하고 싶어요. 미국에 와서 보니까 생각이 많이 들거든요.”

라구나 우즈한인회 김홍식 박사도 탈북자 구출은 물론 탈북자들에게 이 같은 기회가 골고루 돌아가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김 박사는 이번 단기연수에 응모한 학생 수는 당초 100여 명이었지만 비용 문제로 5명 밖에 올 수 없었다며, 탈북 학생들의 미국 연수를 돕기 위한 한인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당부했습니다.

VOA 뉴스 장양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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