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가능 링크

[뉴스따라잡기] 일본 황실


아키히토(왼쪽) 일본 천황과 미치코 황후.

아키히토(왼쪽) 일본 천황과 미치코 황후.

뉴스의 배경과 관련 용어를 설명해드리는 뉴스 따라잡기 시간입니다. 일본의 아키히토 천황이 8일, 생전에 퇴위하겠다는 뜻을 밝혀 일본의 정치권은 물론이고 국민에게도 작지 않은 충격을 던져주고 있는데요. 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일본의 황실 제도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박영서 기자입니다.

“전 세계에서 가장 긴 단일왕조”

일본의 왕조는 단일왕조로는 전 세계에서 가장 긴 역사를 갖고 있습니다. 일본의 건국 신화에 따르면, 기원전 660년, 태양 여신의 직계 후손이라고 하는 ‘진무(Jimmu)’ 천황이 나라를 세웠는데요. 그때부터 지금의 125대 아키히토 천황까지 2천700년 가까이 혈통이 끊어지지 않고 왕조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물론 모든 왕이 다 후손을 남긴 것은 아니고요. 양자에게 물려준 경우도 있긴 합니다.

1대부터 25대까지는 다분히 신화적 요소가 강한데요. 하지만 기원후 500년부터 지금까지는 확고하게 황실의 계보가 이어졌다는 사실을 여러 역사적 증거가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일본 천황의 호칭과 의미”

일본의 천황은 일본어로 텐노(tenno)라고 하는데요. 하늘의 황제를 의미합니다.

일본어는 황제를 뜻하는 영어 ‘emperor’를 ‘텐노(tenno)’와 ‘고우테이(kotei)’ 두 가지로 표현하는데요. 하늘의 황제를 뜻하는 ‘텐노’는 일본의 천황들에게만 쓰고요. 다른 나라, 예를 들어 과거 제국주의 시대 유럽의 왕들에게는 ‘고우테이’, 즉 그냥 황제라고 부릅니다.

고대 일본에서는 전통 종교인 ‘신도’를 바탕으로 천황을 살아있는 신이자, 최고 유일한 존재로 추앙했습니다. 그러다 중세 막부 시대에 접어들면서는 그 지위가 추락하는데요. 이후 1800년대 ‘메이지 유신’ 때 권력을 회복한 이래 20세기 들어오면서 군부의 주도로 신격화 작업이 이뤄집니다.

[녹취: 히로히토 천황 1946년 1월 연두교서, 인간 선언]

하지만 2차 세계대전이 일본의 패망으로 끝난 후 당시 일본의 히로히토 천황은 신격을 부정하는 이른바 ‘인간 선언’을 공표합니다. 그리고 1947년 전후에 제정된 헌법에 따라 일본의 천황은 정치적인 권한은 없고, 국가와 국민 통합의 상징적 존재로 남게 됐습니다.

“일본 천황의 이름과 연호”

일본은 다른 아시아권 나라들에서는 일찌감치 사라진 ‘연호’를 아직도 쓰고 있습니다. 연호는 왕이 즉위한 해를 원년으로 해서 해를 세는 방식인데요. 현재 일본의 연호는 ‘모든 곳에 골고루 평화’라는 뜻의 ‘헤이세이’입니다. 지금의 아키히토 일본 천황이 1989년 즉위하면서 붙여진 겁니다.

[녹취: 일본 오부치 게이초 관방장관의 연호 발표]

오부치 게이초 당시 관방상이 쇼와 시대에서 헤이세이 시대로 바뀌었음을 발표하고 있는 소리 잠시 들으셨는데요. 그러니까 아키히토 천황이 즉위한 1989년이 헤이세이 1년이고요. 2016년 지금은 헤이세이 28년입니다.

일본인들은 천황의 재위 동안에는 천황의 이름을 직접 부르지 않고 '천황 폐하" 또는 '금상 폐하’ 즉, 지금의 천황이라고 부릅니다. 그리고 천황이 사망한 다음에 재위 당시 썼던 연호로 천황을 호칭합니다. 예를 들어 아키히토 천황의 부친은 ‘히로히토’인데요. 재위 기간 동안 쓴 연호가 ‘쇼와’였기 때문에 일본인들은 히로히토 천황을 ‘쇼와 천황’이라고 부릅니다.

일본은 재위 중인 천황이 사망하고 새로운 천황이 즉위하면 그 해에 곧바로 새로운 연호를 공표하고 사용하기 시작하는데요. 아키히토 천황이 살아있는데 퇴위를 단행하면 지금 쓰고 있는 연호를 어떻게 해야 할지 논란이 되고 있는 건 바로 이런 이유입니다.

“황위 계승”

일본 황실의 법규를 정해놓은 ‘황실 전범’에 따르면 황위는 황통에 속하는 부계의 남자가 계승하게 돼 있습니다. 역사적으로 여성이 천황이 된 경우도 있긴 한데요. 하지만 2천 년 넘는 기간 동안 겨우 8번에 불과합니다.

2005년에는 여성도 황위를 계승할 수 있도록 법규를 바꿀 것을 의회 차원에서 검토했지만 황실에 아들이 태어나면서 채택되지는 않았습니다.

현재 일본 황실의 계승 서열 1위는 아키히토 천황의 장남인 나루히토 황세자고요. 이어서 차남 후미히토 황자, 서열 3위는 후미히토 황자의 아들인 히사히토입니다. 나루히토 황세자과 마사코 황세자비 사이에는 딸만 있습니다.

아키히토 천황은 처음 평민과 결혼한 왕이기도 합니다. 그전까지 일본의 천황들은 대개 왕족을 배우자로 맞았습니다. 아키히토 천황의 장남 나루히토 황세자도 외교관 출신의 평민 오와다 마사코와 결혼했습니다.

현재 아키히토 천황 일가는 일본 수도 도쿄 시내 한복판에 자리한 거대한 궁궐, 황거에 살고 있는데요. 이 궁궐은 전 세계에서 가장 비싼 부동산 가운데 하나입니다. 일본 황실을 상징하는 꽃은 국화꽃입니다. 황실의 기(旗)나 문장, 왕관의 장식 등에는 국화꽃 문양이 새겨져 있습니다.

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일본의 천황과 황실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지금까지 박영서였습니다.

XS
SM
MD
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