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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돌아온 북송 재일조선인과 자녀들, 소외감·언어 문제로 재정착 어려움"


재일조선인 북송 사업에 의해 북한에 갔다가 다시 고향인 오사카로 돌아와 살고 있는 여성. 일본으로 다시 돌아온 북송 재일조선인과 자녀들은 소외감과 언어 문제 등으로 재정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재일조선인 북송 사업에 의해 북한에 갔다가 다시 고향인 오사카로 돌아와 살고 있는 여성. 일본으로 다시 돌아온 북송 재일조선인과 자녀들은 소외감과 언어 문제 등으로 재정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일본에 정착한 탈북자들의 실태와 현황을 깊이 있게 분석한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이들은 본래 재일조선인 혹은 그 후손들로 일본에 연고가 있지만, 언어 문제 등으로 일본사회에 소속감을 갖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지난 2012년부터 2016년 사이 일본 내 탈북자 35 명에 대한 심층면접을 토대로 이들의 일본 정착에 미친 정치적, 사회적 요인을 분석한 논문이 발표됐습니다.

일본의 한반도 전문가 미야츠카 수미코 박사는 한국 명지대에 제출한 이 논문에서, 탈북자들이 일본 정부의 지원 없이 민간단체와 개인에게 의존해 정착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일본의 한반도 전문가 미야츠카 수미코 박사. 최근 일본 내 탈북자들의 실태에 관한 논문을 발표했다.

일본의 한반도 전문가 미야츠카 수미코 박사. 최근 일본 내 탈북자들의 실태에 관한 논문을 발표했다.

이 때문에 탈북자들은 자신들을 돕는 민간단체가 활동하는 지역에 정착했습니다. 미야츠카 박사에 따르면 일본 내 200여 명의 탈북자 중 150 명은 도쿄, 50 명은 오사카에 살고 있습니다.

또 탈북자들의 정착에 중요한 일본어 교육과 직업훈련도 민간단체들이 담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미야츠카 박사는 탈북자들이 맞춤형 교육도 없고, 공부하는 동안 생활도 보장되지 않기 때문에 일단 돈을 버는데 급급하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젊은 탈북자 세대는 공부에 익숙하지 않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습니다.

[녹취: 미야츠카 박사] “북한에 있었을 때 학교를 제대로 못 다닌 사람이 있어서 학습에 대한 의욕조차 없다는 거죠.”

한편 일본 내 탈북자들은 사회적으로 냉대와 소외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미야츠카 박사는 그 이유로 북한에 대한 일본사회의 부정적 인식을 꼽았습니다.

[녹취: 미야츠카 박사] “북한이라는 나라 국가 이미지가 일본 사람에게 부정적 이미지가 너무 센 거죠. 그것 때문에 자기가 북한에서 왔다고 주변 사람들에게 솔직하게 고백할 수가 없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일본 사람이 가지고 있는 이미지로 ‘납치 국가’.”

일본 내 탈북자들은 한국인을 만나면 중국 동북지방에서 왔다고 하고, 중국인을 만나면 한국에서 왔다고 둘러대는 등 정체성의 혼란도 보이고 있다고 미야츠카 박사는 말했습니다.

재일조선인 북송 사업에 의해 북한에 갔다가 55년만에 일본 고향으로 돌아온 여성.

재일조선인 북송 사업에 의해 북한에 갔다가 55년만에 일본 고향으로 돌아온 여성.

계속해서 조은정 기자와 함께 일본에 정착한 탈북자들의 실태에 관한 연구 결과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조 기자. 이번 보고서는 일본 내 탈북자 실태에 관해 처음 발표된 종합적인 연구 결과라고요?

기자) 예. 이 보고서는 미야츠카 수미코 박사가 한국 명지대학에 박사학위 논문으로 제출한 건데요, 제목이 ‘북한이탈주민의 일본생활 정착과정에 미친 정치적.사회적 요인에 관한 연구’ 입니다.

진행자) 이 논문에 탈북자들의 일본 입국 조건과 과정이 설명돼 있다고요.

기자) 예. 우선 자격조건이 돼야 합니다. 일본 정부는 “일본인, 특별영주자와 그 배우자, 후손”만 인도적 입장에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일본 정부가 이런 내용을 공개적으로 밝힌 적은 없는데요, 미야츠카 박사에 따르면 탈북자 지원단체들 사이에 일반적으로 통용되고 있는 내용이라고 합니다. 미야츠카 박사는 정치인을 통해 일본 국회에 질의서를 보냈지만, 이 자격조건에 대해 명확한 답변을 못 들었다고 합니다.

진행자) 이 자격에 해당하는 사람들이 몇 명 정도가 될까요?

기자) 예. 1959년에서 1984년 실시된 ‘귀국사업’으로 북한에 건너간 재일조선인과 그 배우자는 9만3천340 명에 달합니다. 이들 중 일본 국적은 6천700여 명이고요. 그 후손까지 포함하면 30만 명 정도가 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일본행을 원하는 탈북자들은 어떤 심사를 받게 되나요?

기자) 일본에는 탈북자 지원을 규정한 법률이 없어서, 입국을 희망하는 탈북자에 대해 개별심사가 이뤄집니다. 제3국의 일본 대사관과 영사관에서 심사를 합니다.

진행자) 앞서 말한, 일본 내 연고만 있으면 일본 외교공관에서 보호를 받을 수 있나요?

기자) 한 가지 조건이 더 있습니다. 일본 내 보증입니다. 일본인이 아닌 경우, 보증을 제출하지 않으면 일본 입국도 안되고, 외교공관에서 보호를 받을 수도 없습니다. 하지만 1990년대 이후 북한 내 귀국자들은 일본에 있는 친척들과의 관계가 단절된 경우가 많아서, 친척의 보증을 받기 어려운 실정인데요. 따라서 일본 내 민간단체들이 신원보증을 해주는 경우가 늘었습니다. 이런 확인이 이뤄질 때까지 시간이 걸리는 데, 그동안은 제3국에서 탈북자의 신변보호가 이뤄지지 않습니다.

진행자) 일본엔 어떤 자격으로 입국합니까?

기자) 예. 단기체류 자격으로 입국합니다. 일본인 배우자의 경우 입국 후 바로 일본 국적을 회복할 수 있습니다. 다른 이들은 일반적으로 1년 뒤에는 일본에서 정주권을 받게 됩니다. 정주권을 받은 뒤 10년 정도 지나면 특별영주권을 취득하거나 일본 국적으로 바꿀 수 있습니다.

진행자) 탈북자가 일본에 정착하는 동안 정부로부터 어떤 지원을 받을 수 있습니까?

기자) 구체적인 정착지원 체계가 법률로 규정돼 있지 않은 실정입니다. 지난 2006년 제정된 일본 판 북한인권법 즉, ‘북한인권침해대처법’은 탈북자 보호와 지원을 원론적으로 명시하고 있을 뿐입니다. 다시 말하면 탈북자들만을 위한 정부 차원의 특별한 지원은 없다는 것입니다. 탈북자들은 인도적 차원에서 다른 일본의 저소득층과 마찬가지로 일본 후생노동성에 생활보호를 신청할 수는 있습니다.

진행자) 생활보호를 신청하면 얼마 정도를 지원 받을 수 있나요?

기자) 최저생활비에서 수입을 뺀 나머지 비용을 생활보호 명목으로 받을 수 있는데요. 1인 당 한 달에 11만엔, 미화 1천100 달러 정도를 받을 수 있습니다. 생활비 외에 주거비, 교육비, 의료비 등을 따로 청구해서 받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탈북자 지원단체들은 이런 지원을 받지 말고 경제적으로 자립할 것을 권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왜 그런가요?

기자) 정부에서 생활보호를 받으면 이후 정주권이나 일본 국적을 취득하기까지 시간이 더 오래 걸립니다. 이밖에 일부 일본 국민들이 외국인들에 대한 재정 지원에 거부감을 갖고 있는 것도 한가지 이유입니다. 미야츠카 박사의 말을 들어보시죠.

[녹취: 미야츠카 박사] “헤이트 스피치 대상이 되는 거죠. 일본 사람도 지내기 어렵고, 젊은 사람도 지내기 어려운 중에 쉽게 외국인한테 생활보호를 주는데 대해 아주 거부감이 있다는 점”

진행자) 탈북자들의 일본 정착에 민간단체들의 활동이 큰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활동을 하나요?

기자) 일본어 교육과 직업훈련 등을 하고요. 딸기농장을 개원해 일자리를 주는 곳도 있습니다. 한국 민단에 소속된 ‘탈북자지원 민단센터’는 탈북자들이 입국하면 바로 1인 당 10만 엔, 미화 1천 달러를 정착금으로 지원하는 것이 눈에 띕니다. 민단은 의료지원도 하고, 민단 지부가 소유하고 있는 아파트도 저렴한 가격에 제공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조은정 기자와 함께 탈북자들이 어떤 과정을 거쳐 일본에 입국하고 정착하는지, 어떤 지원을 받을 수 있는지 알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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