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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턴, 민주당 대선후보 공식 지명...백악관, 사이버 위협 대처방안 발표


26일 필라델피아에서 진행된 민주당 전당대회 이틀째 일정에서 힐러리 클린턴 대선 후보의 모습이 현장에 중계되고 있다.
26일 필라델피아에서 진행된 민주당 전당대회 이틀째 일정에서 힐러리 클린턴 대선 후보의 모습이 현장에 중계되고 있다.

미국 내 주요 뉴스를 정리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김현숙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민주당이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대통령 후보로 공식 지명했습니다. 이 소식부터 자세히 알아보고요. 이어서 프레디 그레이 사망 사건과 관련해재판을 앞두고 있던 경관 3명에 대해 주 검찰이 기소를 취하했다는 소식, 또 미국 정부가 점점 발전하는 사이버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내놓은 새로운 대처 방안살펴봅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먼저 민주당 전당대회 소식부터 살펴볼까요?

기자) 네, 민주당이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대통령 후보로 공식 지명했습니다.

[녹취: 마샤 퍼지 전당대회 의장] “All in favor of the motion say aye…"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이 주요 정당의 대통령 후보로 탄생하는 순간을 들으셨습니다. 민주당은 전당대회 둘째 날인 화요일(26일) ‘롤콜(Roll Call)’이라고 부르는 호명투표를 실시했습니다. 각 주와 미국령 대표들이 차례로 나와서 각각 경선 결과와 지지 후보를 밝히는 절차가 바로 롤콜입니다.

[녹취: 뉴욕 주 대의원단] “And New York state pledges 181 delegates…”

대의원 181명이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지지한다는 뉴욕 주 대의원단의 발표 내용을 들으셨습니다. 이런 식으로 각 주 대표단이 나와서 경선 결과를 발표하는 건데요. 화요일(26일) 민주당 호명투표 과정에서 마지막 순서는 버몬트 주였습니다.

진행자) 버몬트 주는 바로 민주당 경선에서 끝까지 클린턴 후보와 경쟁했던 버니 샌더스 연방 상원의원의 지역구죠.

기자) 맞습니다. 원래 ‘롤콜’, ‘호명투표’는 영어 알파벳 순으로 하는데요. 전당대회 측은 일부러 버몬트 주의 발표 순서를 마지막으로 미뤘습니다. 버몬트 주 대의원단의 발표가 끝난 뒤, 샌더스 상원의원이 나섰습니다.

[녹취: 샌더스 상원의원] “I move that Hillary Clinton be selected….”

남은 규정에 따른 절차를 생략하고, 클린턴 후보를 당의 대통령 후보로 지명하자고 제안한 겁니다. 그리고 전당대회장에 모인 대의원 대부분이 이에 동의하면서 클린턴 후보가 공식적으로 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된 거죠.

진행자) 그런데 이런 일이 전에도 있지 않았나요?

기자) 맞습니다. 바로 8년 전 민주당 전당대회 때 일이죠. 당시 바락 오바마 상원의원과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이 민주당 대통령 후보 자리를 놓고 치열하게 경쟁했는데, 오바마 후보의 승리가 확정된 상황이었는데요. 호명투표가 진행되는 중간에 클린턴 후보가 들어와서 남은 절차를 생략하고, 오바마 후보를 대통령 후보로 지명하자고 제안했던 겁니다.

진행자) 한 가지 다른 점이라면 이번에는 호명투표가 다 끝난 다음에 샌더스 의원이 나섰는데, 8년 전에는 중간에 클린턴 후보가 들어왔다는 점이 아닌가 싶습니다.

기자) 그렇습니다. 뉴욕 주 순서에서 클린턴 후보가 들어와서 제안을 했죠. 8년 전에도 그렇고 이번에도 그렇고, 승리한 후보와 패배한 후보 지지자들이 대립하는 양상이 벌어졌는데요. 이들을 달래고 당원들을 단합시키기 위한 노력이라고 하겠습니다.

진행자) 샌더스 의원 지지자들 가운데 일부는 여전히 경선 결과에 불만을 보이고 있는데요. 이날 반응이 어땠습니까?

기자) 네, 대부분은 클린턴 후보 지명을 받아들이는 모습이었습니다. 하지만 클린턴 후보가 대통령 후보 지명을 받자, 샌더스 지지자 수백 명이 전당대회장을 빠져나가기도 했습니다. 일부는 기자들이 일하는 프레스센터에서 침묵 시위를 벌였고요. 또 일부는 대회장 밖에서 항의 시위를 벌였는데요. 샌더스 의원 지지자들은 경선 과정에서 민주당 지도부가 편파적으로 클린턴 후보를 지지했다며 분개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렇군요. 어쨌든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으로서 주요 정당의 대통령 후보가 됐는데요. 소감이 어떤가 궁금합니다.

기자) 네, 클린턴 후보가 화요일(26일) 직접 전당대회장에 나타나진 않았습니다만, 영상을 통해 감사의 뜻을 나타냈습니다.

[녹취: 클린턴 후보] “This is really your victory…"

클린턴 후보는 여성이나 소수계의 사회 진출을 막는, 그러니까 더 이상 위로 올라가지 못하게 가로막는 유리천장에 큰 균열을 가져왔다면서, 이는 모두의승리라고 강조했고요. 지금 집에서 TV를 보고 있는 여자아이들 가운데 다음 미국 대통령이 나올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클린턴 후보가 만약 11월 본 선거에서 승리한다면, 여성 최초의 미국 대통령이란 기록과 함께 또 한 가지 기록을 세우게 되죠? 부부 대통령이 탄생하는 것 아닙니까?

기자) 맞습니다. 클린턴 후보의 남편이 바로 42대 미국 대통령 빌 클린턴이기 때문인데요.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나와서 아내를 위해 지지 연설을 했습니다.

[녹취: 빌 클린턴 전 대통령] “In the spring of 1971…”

클린턴 전 대통령은 1971년 봄에 한 여성을 만났다는 말로 연설을 시작했는데요. 45년동안 친구에서 부부로, 또 정치적 동반자로 함께 지낸 세월을 회고하면서, 아내와 어머니로서 힐러리 클린턴 후보의 개인적인 면과 미국 사회를 위한 열정을 소개했습니다. 클린턴 후보는 어떤 힘든 상황에서도 그 상황을 좀 더나은 방향으로 발전시키는 능력이 있다고 클린턴 전 대통령은 설명했는데요. 그러면서 아내 클린턴 후보에 대한 지지를 당부했습니다.

[녹취: 빌 클린턴 전 대통령] “Those of you who have more yesterdays…”

내일보다 어제가 더 많은 사람들, 그러니까 나이든 사람들은 자녀들과 손주들에게 더 신경을 쓴다고 말했는데요. 지구상에서 가장 위대한 나라인 미국에서는 미래를 더 신경 쓴다면서, 그러려면 자녀들과 손주들을 위해서 클린턴 후보에게 투표해야 한다는 겁니다.

진행자) 화요일(26일) 연사로 나온 사람들 가운데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가장 관심을 끌긴 했는데요. 그 밖에도 많은 사람의 연설이 있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국무장관, 에릭 홀더 전 법무장관 등 민주당 행정부 전직 관리들과 여배우 아메리카 페레라 씨, 9.11 테러 생존자 등의연설이 이어졌습니다. 그런가 하면, 경찰이나 총기로 인한 폭력으로 자녀를 잃은 어머니들의 연설도 있었습니다.

[녹취: 트레이본 마틴 어머니] “Hillary Clinton has the compassion…”

사이브리나 풀턴 씨의 연설 내용을 잠시 들으셨는데요. 클린턴 후보는 슬픔에 빠진 어머니들을 이해하고 위로해주며, 총기 규제 강화를 촉구하는 용기까지 지닌 여성이라고 풀턴 씨는 칭찬했습니다. 풀턴 씨는 17살 나이에 총격으로 숨진 흑인 소년 트레이본 마틴의 어머니인데요. 지난 2012년에 자경단원으로 동네 순찰에 나섰던 중남미계 미국인 조지 짐머맨이 비무장 상태의 마틴을 총으로 쏴 숨지게 한 겁니다. 하지만 이후 재판에서 짐머맨이 무죄 평결을 받으면서 미국에서 큰 논란이 일었죠.

진행자) 자, 이렇게 해서 민주당 전당대회 이틀째 소식 알아봤는데요. 마지막으로 수요일(27일) 일정 살펴보고 넘어가죠.

기자) 네, 오늘은 “함께 일합시다”란 주제로 진행되는데요. 바락 오바마 대통령과 조 바이든 부통령의 지지 연설이 있고요. 부통령 후보로 지명된 팀 케인 연방상원의원이 나와서 수락 연설을 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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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지난해 미 동부 볼티모어 시에서 발생한 흑인 청년 사망사건, 일명 프레디 그레이 사망 사건과 관련해 볼티모어 경관6명에 대한 재판이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검찰이 재판을 앞둔 경관들에 대해 기소를 취하한다고 밝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메릴랜드 주 검찰이 수요일(27일) 프레디 그레이 사건과 관련해 재판을 기다리고 있던 경관 3명에 대한 기소를 취하하기로 했습니다. 이날은원래 가렛 밀러 경관에 대한 재판이 열릴 예정이었는데요. 마이클 샤초우 메릴랜드 주 수석 지방검사 차장은 재판을 맡은 볼티모어 순회법원의 배리 윌리엄스판사에게 이 같은 뜻을 밝혔습니다.

진행자) 앞서 6명 중 3명에 대한 재판은 마무리가 됐는데요. 유죄 판결을 받은 경관은 한 명도 없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해 12월, 기소된 6명 가운데 윌리엄 포터 경관에 대한 재판이 처음 열렸습니다. 하지만 당시 윌리엄스 판사가 재판 무효를 선언했습니다.배심원단이 합의를 이루지 못했기 때문인데요. 참고로 미국에서 형사 재판에 대한 배심원 평결은 만장일치로 나와야 합니다. 그리고 지난 5월에는 에드워드 니로 경관이 무죄 판결을 받았는데요. 니로 경관 측은 배심원 재판 대신 판사 재판을 선택하면서 볼티모어 순회법원의 베리 윌리엄스 판사가 재판을 맡았었죠.

진행자) 그리고 최근에 3번째 경관에 대한 재판이 열리지 않았나요?

기자) 맞습니다. 프레디 그레이 사망사건으로 기소된 최고위직 경찰관인 브라이언 라이스 부서장에 대한 재판이 있었는데요. 지난 18일 윌리엄스 판사는 라이스 부서장에 대해서도 무죄를 선고했었습니다.

진행자) 프레디 그레이 사망 사건, 한때 미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사건이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사건은 지난해 4월로 거슬러 올라가는데요. 흑인이 많이 거주하는 볼티모어 시에서 프레디 그레이라는 이름의 20대 흑인 청년이 경찰에 연행되는 과정에서 목이 부러져 척수를 다치게 되는데요. 이후 병원에서 숨졌습니다. 그런데 그레이가 경찰차에 강제로 호송되면서 비명을 지르는 장면이 찍힌 손전화 동영상이 공개됐고요. 그러면서 경찰이 과잉 진압한 게 아니냐는 논란이 일었죠. 이에 항의하는 시위가 격화되면서 폭동으로 번졌고요. 결국 메릴랜드 주 검찰이 사건에 연루된 경관 6명을 기소했습니다.

진행자) 검찰의 기소 혐의가 구체적으로 무엇이었나요?

기자) 대부분 폭력과 직권남용 중과실치사 등의 혐의였는데요. 검찰은 경찰들이 우범지대에서 특별한 이유 없이 달아나던 그레이를 멈춰 세운 것은 타당했다고 인정했습니다. 하지만 검찰은 경관들이 그레이에게 수갑을 채우고, 경찰차로 호송하고 또 수색하는 과정에서 법적인 절차에 따르지 않고 권력을 남용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리고 그레이를 경찰차에 태울 때 안전띠를 채우지 않는 등 용의자의 안전을 도모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는데요. 하지만 결국 이런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은 겁니다.

진행자) 이 프레디 그레이 사건으로 인해 ‘블랙 라이브스 매터’, ‘흑인들의 생명도 소중하다’는 운동이 더욱 확대되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당시 흑인에 대한 경찰의 공권력 남용을 규탄하는 시위가 전국적으로 퍼졌는데요. 최근에도 비슷한 사건들이 연이어 일어나면서 ‘흑인들의 생명도 소중하다’ 운동은 현재 미국 사회의 최대 화두 중 하나이기도 하죠. 이런 상황에서 볼티모어 경관들이 모두 법적인 처벌을 면하게 되면서 인터넷 소셜미디어등에서는 이번 결과를 비난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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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 소식입니다. 최근 미국 정부 기관이나 기업에 대한 사이버 공격이 심심치 않게 일어나고 있는데요. 백악관이 사이버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새로운 방안을 내놓았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화요일(27일) 대규모 사이버 공격으로부터 미국 정부 기관과 기업 등을 보호하기 위한 정책 명령에 서명했습니다.사이버 공격과 관련해 연방 정부 차원에서 긴급 대응 지침이 나온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진행자) 백악관이 이번에 지침을 내놓은 배경이 궁금합니다.

기자) 컴퓨터 해킹 위협이 하루가 다르게 커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리사 모나코 백악관 국토안보반테러 담당 보좌관은 ‘혁명’이라는 표현을 썼는데요. 사이버 공격 기술이 그만큼 빠르게 진보하고 있다는 겁니다. 또 해킹이 전보다 더 자주 일어난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습니다.

진행자) 누가 이렇게 해킹을 하는 거죠? 미국에 대한 사이버 공격의 주체는 누구입니까?

기자) 모나코 보좌관은 러시아와 중국을 주요 사이버 위협국으로 꼽았습니다. 이들이 더욱 다양하고 위험한 방식으로 미국의 사이버 안보를 위협하고 있다는겁니다. 모나코 보좌관은 또 북한과 이란 역시 미국에 막대한 피해를 안길 만한 사이버 공격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하지만 미국 전산망을 노리는건 외국 정부뿐만이 아닌데요.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ISIL) 같은 테러단체 역시 경계 대상으로 지목됐습니다.

진행자) 이런 위협에 구체적으로 어떻게 대응한다는 건지 궁금합니다.

기자) 네, 사이버 위협의 정도를 0에서 5까지 여섯 단계로 분류했는데요. 위협 정도가 3단계 이상이면, ‘중대한 위협’으로 간주해서 정부가 신속하게 대응하게 했습니다. 가장 높은 단계가 5인데요. 미국 정부는 대규모 필수 기관시설과 정부의 안정, 미국인들의 생명에 즉각적인 위협이 있을 경우를 ‘가장 심각한 위협’인 5단계로 규정했습니다.

진행자) 어떤 정부 기관이 담당하게 되나요?

기자) 앞으로 미국 법무부, 특히 미 연방수사국(FBI)이 모든 사이버 공격에 대한 수사를 이끌게 되는데요. 국토안보부는 기업이 사이버 공격을 받을 경우, 제일 먼저 보고를 받고 지원하는 접촉 창구 기능을 하게 되고요. 사이버 공격 주체를 밝히기 위한 정보 수집은 정보기관들이 맡습니다.

진행자) 혹시 사이버 공격 주체에 대한 보복 방안도 포함됐나요?

기자) 그렇진 않습니다. 일부 정부 관리는 보복 방안이 충분치 않다는 반응을 보였는데요. 지난해 4월에 오바마 대통령이 사이버 공격 주체에 대해 경제 제재를가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하긴 했습니다. 하지만 아직 실행에 옮긴 일은 없습니다.

진행자) 마침 얼마 전에 민주당 전국위원회 전산망이 해킹 당하면서 관계자들이 주고받은 이메일이 공개됐는데요. 배후에 러시아가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죠?

기자) 그렇습니다. 민주당 지도부가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편파적으로 지지한 사실이 이들 이메일을 통해 드러나면서 논란이 일었는데요. 클린턴 후보측은 러시아가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후보를 돕기 위해서 이메일을 해킹했다고 주장했습니다. 현재 FBI가 이번 사건을 조사 중인데요. 러시아 정부와 트럼프후보 측은 이번 해킹 사건과 관계가 없다고 부인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김현숙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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