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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ARF 참석 전망… "제재 회피 외교전 펼칠듯"


북한의 리용호 신임 외무상이 지난해 1월 당시 외무성 부상으로 싱가포르에서 미국의 전직 관리들과 회동한 후 기자들에게 북한의 입장을 설명하고 있다. (자료사진)
북한의 리용호 신임 외무상이 지난해 1월 당시 외무성 부상으로 싱가포르에서 미국의 전직 관리들과 회동한 후 기자들에게 북한의 입장을 설명하고 있다. (자료사진)

미국과 한국, 북한, 중국 등 북 핵 6자회담 당사국 외교수장이 오는 26일 라오스에서 열리는 제23차 아시안 지역안보 포럼, ARF 외교장관회의 참석을 계기로 한 자리에 모일 전망입니다. 북한은 유엔의 제재 국면을 회피하기 위한 공세적 외교를 펼칠 것으로 보입니다. 서울에서 한상미 기자가 보도합니다.

제23차 아시안 지역 안보회의 ARF에서는 한-아세안 외교장관회의와 아세안과 한-중-일 외교장관회의, 동아시아정상회의 외교장관회의 등이 잇따라 개최되고 외교 수장들은 다양한 양자, 다자 외교활동을 펼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특히 북한의 리용호 신임 외무상이 이번 ARF 회의를 통해 다자외교 무대에 처음 모습을 드러낼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6자회담 당사국과 아세안 등 27개국이 가입한 ARF는 북한이 참여하는 유일한 역내 다자협의체로, 북한은 매년 외무상을 파견해 왔습니다.

올해 회의도 리용호 외무상이 참석하는 방향으로 논의가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 정부는 일부에서 제기되는 ARF에서의 남북한 외교장관 대화 가능성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표명했습니다.

한국 통일부 정준희 대변인의 4일 정례브리핑 내용입니다.

[녹취: 정준희 대변인/ 한국 통일부] “리용호 외무상이 참여한다는 이야기도 보도를 통해서 들었는데 여러 가지 가능성이 있겠죠. 좀 지켜봐야 될 것 같습니다.”

북한은 최근 무수단 중거리 탄도미사일, 화성-10의 시험발사를 계기로 핵 보유국 주장 등 공세적인 외교를 펼칠 것으로 전망됩니다.

북한은 지난달 30일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대변인 성명에서 미국을 향해 근본적으로 달라진 북한의 전략적 지위를 강조하고 대화와 대결 모두 준비가 돼 있다며 자신감을 내비쳤습니다.

북한은 또 이에 앞서 리수용 노동당 국제담당 부위원장과 최선희 외무성 미국국 부국장을 잇따라 중국에 보내 국제사회의 제재 공조를 겨냥한 흔들기를 시도했습니다.

한국의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정성윤 박사는 북한이 제재 국면을 회피하기 위한 외교적 노력의 일환으로 ARF 무대를 적극 활용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분석했습니다.

특히 미국과 한국의 합동군사훈련 등을 빌미로 핵무기 개발 지속에 대한 항변과 함께 중국의 추가 대북 제재 방지를 위한 전술적 언행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정성윤 박사는 아울러 북한이 ARF를 통해 ‘강압외교’와 ‘위장된 평화외교’를 병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습니다.

[녹취: 정성윤 박사/ 한국 통일연구원] “핵 강압 외교는 증강된 핵 능력의 시위로서 보여줄 것이고 거짓된 허위적인 핵 평화외교는 ARF와 같은 다자적 무대 적극 활용할 것이다. 그래서 아마도 리용호 신임 외무상이 참석한다면 7차 당 대회에서 이야기했던 ‘핵 선제 불사용 원칙’을 다시 한 번 이야기할 가능성이 높고 그리고 핵 비확산 의무에 북한이 적극 노력할 가능성이 있다는 7차 당 대회 때의 그 주장을 되풀이할 가능성이 높다.”

한편 미국과 한국은 ARF 참가국들을 상대로 대북 압박 공조 다잡기에 나설 전망입니다.

한국 외교부는 중국과 러시아와의 양자 회동은 물론 아세안 다자회의에서 대북 제재에 대한 협력을 재확인하고 ARF 의장성명 등에 강력한 대북 메시지를 담는데 외교력을 쏟을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이번 회의는 시기상 미국과 중국 간 갈등 사안인 남중국해 문제가 최대 현안으로 부각될 가능성이 커, 북 핵 문제에 대한 집중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여기에다 올해 회의를 주재하는 의장국이 북한과 우호적 관계를 맺어온 라오스라는 점 역시 변수입니다.

특히 ARF 의장성명은 성안 과정에 의장국의 영향이 크게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북 핵 문제에 대한 강력한 문안 도출을 장담하기 어렵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한상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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