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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륙간탄도미사일


러시아의 대륙간 탄도미사일 야르스 RS-24. (자료사진)
러시아의 대륙간 탄도미사일 야르스 RS-24. (자료사진)

뉴스의 배경과 관련 용어를 설명해드리는 뉴스 따라잡기 시간입니다. 지난 6월 22일 북한이 또다시 탄도 미사일을 발사했습니다. 북한은 이례적으로 구체적인 측정 정보와 미사일의 정식 이름까지 공개하면서 탄도 미사일 발사 성공 소식을 대대적으로 선전하고 있는데요. 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탄도 미사일 가운데서도 '대륙간탄도미사일', ICBM이란 과연 뭔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심현지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대륙간탄도미사일은 무엇인가요?”

[녹취: G.I. Joe 2 예고편]

악당이 음흉한 미소를 지으며 미사일 발사 버튼을 누르자 격납고가 열리면서 거대한 미사일이 치솟아 오르고, 이를 지켜보던 사람들이 이내 충격에 휩싸입니다. 영화 ‘G.I. 조’ 2편에 나오는 장면인데요. 이렇게 할리우드 영화에 자주 등장하는 미사일이 바로 대륙간탄도미사일입니다.

대륙간탄도미사일은 사정거리 5천500km 이상으로 핵탄두를 장착하고, 한 대륙에서 다른 대륙까지 비행해 공격할 수 있는 미사일인데요. 영어로 Intercontinental Ballistic Missile을 줄여서 흔히 ICBM이라고 부릅니다.

대륙간탄도미사일은 핵탄두를 탑재하는 핵무기의 주요 운반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재래식 폭약을 탑재할 수도 있지만 건물 하나를 폭격하기 위해 수만 km를 비행하는 것은 비효율적이고요. 미사일 제조와 기술 개발에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공격력을 극대화하기 위해서 핵무기 용도로 쓰는 겁니다.

대륙간탄도미사일은 발사 방식에 따라 고정식과 이동식으로 나뉘는데요, 사용연료에 따라 액체연료 방식과 고체연료 방식으로 구분됩니다.

또 대륙간탄도미사일은 우주로 날려 보낸 뒤 초속 5~7km의 엄청난 속도로 대기권에 재진입해 적을 공격하기 때문에, 미사일 방어 시스템으로도 방어가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총알로 총알을 맞추는 것만큼 힘들다는 겁니다.

“대륙간탄도미사일 개발 경쟁”

탄도미사일의 원조는 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독일이 개발한 ‘V-2’로 알려졌습니다.

당시 독일은 ‘V-2’를 기반으로 미국을 공격할 수 있는 사정거리 5천 km 이상의 탄도미사일을 개발하려 했지만, 패전하면서 계획이 수포로 돌아갔는데요, 전후 미국과 소련이 관련 기술을 입수하게 되고, 동서 냉전이 시작되면서 대륙간탄도미사일 개발 경쟁이 본격화됩니다.

개발 경쟁에서 먼저 앞서 나간 것은 소련이었는데요, 1957년 세계 최초의 대륙간탄도미사일인 ‘R-7’ 발사에 성공했습니다. 한발 늦은 미국은 1959년부터 ‘아틀라스(Atlas)’ 미사일을 배치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소련과 미국의 당시 대륙간탄도미사일은 초저온을 유지해야 하는 액체 추진체를 사용해서 발사 직전이 아니면 추진체 내에 연료를 주입할 수 없었고, 발사준비에만 최소 10시간 이상이 걸렸습니다. 따라서 긴급한 상황에서 무기로 사용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했습니다.

1960년대에 이르러 2세대 대륙간탄도미사일이 등장하면서 발사시간 단축과 핵탄두 위력의 증대, 고체연료 사용 등 기술이 향상되었고, 미국의 ‘미니트맨(Minuteman)’, 소련의 ‘SS-9’ 등 영화에서처럼 단추만 누르면 곧바로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추게 되었습니다.

[녹취: Air Force Report: Minuteman III]

미국의 최신 대륙간탄도미사일인 ‘미니트맨 3’의 시험 발사 내용을 듣고 계신데요, 이처럼 정확성과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서 기술 발전에 노력을 기울여왔습니다.

1970년대 들어서면서 미국과 소련간의 대륙간탄도미사일 경쟁은 고정형을 벗어나 이동식 발사대를 운용하는 것으로 옮겨가게 되는데요, 이동식 대륙간탄도미사일은 고정형과 달리 이동이 가능하기 때문에 적의 탐지가 쉽지 않아 선제 공격에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현재 대륙간탄도미사일을 개발해 보유하고 있는 나라는 미국과 러시아, 중국, 프랑스, 영국, 인도, 이스라엘로 알려져 있는데요, 특히 중국이 최근 의욕적으로 관련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면서 미국과 러시아를 위협하는 수준까지 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또 북한도 ‘KN-08’ 등 사거리 6천에서 1만 km의 대륙간탄도미사일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발사 시험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대륙간탄도미사일, 죽음의 무기인가 평화의 수호자인가"

많은 전문가는 대륙간탄도미사일이 위협적인 이유가 바로 핵탄두를 실어 나를 수 있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실제로 미국의 대륙간탄도미사일인 ‘미니트맨 3’의 경우, 2차 대전 히로시마 핵폭탄 투하 당시 위력의 22배에 해당하는 양의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이 때문에 각 국가가 대륙간탄도미사일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서, 또는 기술 확보를 막기 위해서 치열한 힘겨루기를 하고 있다는 겁니다.

하지만 대륙간탄도미사일이 실질적으로 전쟁이나 도발을 억제하는 수단이 되고 있다는 의견도 있는데요, 엄청난 위력을 가진 만큼 섣불리 공격했다가는 모두 공멸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 미국의 대륙간탄도미사일인 ‘미니트맨’의 경우, 최초의 이름은 평화의 수호자를 뜻하는 ‘피스키퍼(Peacekeeper)’였다고 하는데요, 인류의 최종병기라고 일컬어지는 대륙간탄도미사일에 인류의 평화가 달려있는 역설적인 상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대륙간탄도미사일이 최종병기로서의 본연의 임무 대신, 평화의 수호자라는 보조 임무를 성실히 수행해 세계의 전쟁 위기를 억제할 강력한 수단으로서만 작용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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