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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공화당 내 트럼프 거부 움직임


도널드 트럼프 미 공화당 대선 후보가 18일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열린 유세장에서 지지자들의 환영을 받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공화당 대선 후보가 18일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열린 유세장에서 지지자들의 환영을 받고 있다.

미국 공화당 내에서 도널드 트럼프 후보 거부 움직임이 나오는 가운데, 트럼프 후보의 이슬람 관련 발언이 또 다시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부지영 기자와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공화당은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 후보, 민주당은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각각 대통령 후보로 확정된 상황인데요. 공화당 내에서 계속 트럼프 후보를 거부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공화당 내 일부 세력이 다음 달에 열리는 전당대회에서 다른 후보를 밀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데요. 트럼프 후보가 이에 대해서 불만을 표시했습니다. 트럼프 후보는 공화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 나섰다가 중도 사퇴한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 등을 들면서, 자신에게 패한 후보들 가운데 일부가 일종의 반란을 계획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는데요. 구체적으로 증거를 대진 않았습니다.

진행자) 부시 전 주지사와 테드 크루즈 전 연방 상원의원 등은 아직 트럼프 후보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히지 않았죠?

기자) 맞습니다. 트럼프 후보는 지난 주말 네바다 주에서 유세하면서 반대 세력이 누구를 내세울 수 있겠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는데요. 이미 자신이 다른 모든 후보를 크게 물리쳤다고 강조했습니다. 부동산 기업인 출신인 트럼프 후보는 공직 도전이 이번이 처음인데요. 공화당원들이 도와준다면 도움이 되겠지만, 당의 도움이 없어도 승리할 수 있다고 자신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후보가 일부 공화당원이 일종의 반란을 계획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는데요. 구체적으로 어떤 움직임을 말하는 겁니까?

기자) 네, 다음 달 오하이오 주 클리블랜드에서 열리는 공화당 전당대회에 참가할 대의원들 가운데 일부가 규정을 바꾸기 위해서 노력 중이라고 합니다. 대부분 대의원은 전당대회에서 소속 주에서 승리한 후보에게 투표하게 돼 있는데요. 그러지 않고 각자 양심에 따라서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하는 후보에게 투표할 수 있도록 규정을 바꾸고 싶다는 겁니다.

진행자) 다른 후보들이 모두 사퇴하고 트럼프 후보가 과반수 대의원을 확보하면서 사실상 공화당 후보로 확정된 상태 아닙니까?

기자) 네, 하지만 공식적인 지명 절차가 남아 있는데요. 다음 달에 열리는 전당대회에서 각 주를 대표하는 대의원들이 정식으로 투표를 실시하고요. 여기서 과반수 대의원의 지지를 얻어야 공식적으로 공화당 후보가 되는 거죠.

진행자) 일부 대의원이 트럼프 후보에게 반대하는 이유가 궁금한데요.

기자) 일단 트럼프 후보의 지지율이 떨어지고 있다는 점을 들 수 있습니다. 최근 여러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후보가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확정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에게 뒤지고 있는 것으로 나왔는데요. 이 점을 우려하는 겁니다. 또 한 가지는 언론이 ‘막말’이라고까지 표현하는 트럼프 후보의 강경한 발언을 들 수 있습니다.

진행자) 그동안 트럼프 후보가 멕시코 이민자들을 범죄자로 묘사하고, 무슬림, 그러니까 이슬람 신자들의 미국 입국을 금지해야 한다는 등의 발언을 해서 논란을 일으켰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해 프랑스 파리와 미국 캘리포니아 주에서 테러가 발생하자, 미국 내 이슬람 신자들을 면밀히 감시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는데요. 이번에 다시 그 같은 발언을 했습니다. 그저 이슬람 신자들의 미국 입국을 막을 게 아니라, 이미 미국에 있는 이슬람 신자들을 ‘프로파일링’할 필요가 있다는 겁니다. 트럼프 후보가 어제(19일) CBS 방송의 일요 시사 프로그램 ‘페이스 더 네이션(Face the Nation)에 출연해서 한 말 직접 들어보시죠.

[녹취: 트럼프 후보] “I hate the concept of profiling……”

기자) 트럼프 후보는 ‘프로파일링’ 개념을 좋아하진 않지만, 신중하게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스라엘과 같은 다른 나라를 보면, 이런 제도를 도입해서 성공적으로 시행하고 있다는 겁니다.

진행자) ‘프로파일링’이라고 했는데, 무슨 뜻입니까?

기자) 네, 인권단체 미국시민자유연맹(ACLU)은 경찰과 같은 사법 당국이 개인의 인종이나 민족, 종교, 국적 등에 따라서 범죄 용의자로 보는 차별 행위를 ‘프로파일링’이라고 풀이하는데요. 그러니까 트럼프 후보의 말은 이슬람 신자의 경우, 잠재적인 테러범으로 보고 이들을 대상으로 한 검문이나 검색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미라고 하겠습니다. 하지만 이런 ‘프로파일링’은 차별과 인권 문제로 연결되기 때문에 논란이 나오고 있는 겁니다.

진행자) 이런 반트럼프 세력의 움직임에 대해서 공화당 지도부는 어떤 반응입니까?

기자) 네, 라인스 프리버스 공화당 전국위원회(RNC) 위원장이나 다른 지도자들은 대의원들이 소속 주의 경선 결과에 따라서 투표해야 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프리버스 위원장은 워싱턴포스트 신문이 처음 보도한 이런 움직임에 대해서 “어리석은 일”이라면서 “언론이 지어낸 얘기”라고 일축했습니다. 하지만 현재 공화당 내 가장 영향력 있는 정치인이라고 할 수 있는 폴 라이언 하원의장은 어제(19일) NBC 방송과 인터뷰에서 자신이 결정할 일이 아니라고 말했는데요. 대의원들이 결정할 일이라고 말한 겁니다. 이에 대해서 반트럼프 세력은 라이언 하원의장이 허락했다는 의미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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