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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소년단·청년 행사 잇달아 개최…"장기집권 포석"

  • 최원기

지난 7일 북한 과학기술전당을 방문한 조선소년단 대표들.

지난 7일 북한 과학기술전당을 방문한 조선소년단 대표들.

북한이 최근 조선소년단과 청년동맹 행사를 잇달아 열고 있습니다. 청소년과 젊은 세대를 김정은 체제의 전위대로 키우려는 의도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최원기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지난 6일 평양 만경대학생궁전에서는 조선소년단 창립 70돌 경축행사가 열렸습니다.

이날 행사에는 최룡해 정치국 상무위원 등 고위 간부들이 대거 참석했고, 이틀 뒤 열린 축하공연에는 김정은 위원장도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방송'입니다.

[녹취:KCNA] “련합단체 차렷! (사회주의 조국을 위하여 항상 준비하자!) 항상 준비!

1946년 창설된 조선소년단은 만 7살부터 13살까지 북한의 모든 청소년이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하는 학생 정치조직입니다. 북한 주민들은 평생 ‘조직생활’을 하게 되는데 그 출발점이 바로 소년단입니다.

소년단에 가입하면 빨간색 목수건을 매고 미국을 증오하는 내용을 비롯한 ‘계급교양’ 수업을 받게 됩니다. 행사에 참석한 소년단원의 목소리입니다.

[녹취:소년단원] “나는 인민군대가 돼서 미국놈들을 덮치는 그림을 그렸습니다. 흉악한 미국놈들을 그림이 아니라 진짜로 족쳐버리고 싶습니다.”

이밖에도 소년단원들은 노동당의 충실한 일꾼이 되기 위해 고철 모으기, 토끼 기르기 등을 하며 돈을 모아 군 부대에 무기를 보내기도 합니다.

[녹취: KCNA] "전국의 학생소년들이 좋은 일하기 운동으로 마련한 소년호 방사포들이 인민군대에 증정됐습니다”

13살에 소년단이 끝나면 이어 청년동맹에 가입해야 합니다. 청년동맹은 각급 학교와 행정, 직장 단위에 거미줄 같이 조직돼 있으며, 14세부터 30세까지 의무적으로 가입하게 되어 있습니다.

소년단과 청년동맹은 김정일 위원장 집권기에는 그리 큰 주목을 받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지난 2012년 김정은 시대가 시작되면서 평양의 수뇌부는 이 조직에 각별한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2012년 6월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열린 조선소년단 창립 66돌 경축 행사에 참석해 4만 명의 어린이를 대상으로 집권 후 두 번째 공개연설을 했습니다.

[녹취: 김정은 제1위원장] “사랑하는 소년단원 동무들, 동무들은 선군혁명의 계승자이고 미래의 주인공입니다.”

북한은 오는 8월에는 평양에서 청년동맹 대회를 열 예정입니다.

전문가들은 북한 당국이 이렇게 소년단과 청년동맹을 중시하는 것은 젊은 세대를 김정은 체제의 핵심 지지기반으로 삼으려는 의도라고 지적합니다. 탈북자 출신인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입니다.

[녹취: 안찬일]”김정은이 젊은 나이에 지도자가 됐고, 300만 소년단, 500만 청년동맹에 상당히 관심을 갖고 함께 하려는 의지를 보여주는데, 그건 이런 젊은 세대를 장악하면 장기집권, 독재정치에 활용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그러나 젊은 세대가 북한 당국의 의도대로 김정은 정권의 전위대가 될지는 의문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습니다. 북한에는 1990년대 후반 발생한 ‘고난의 행군’을 계기로 ‘장마당’세대가 등장했는데, 이들은 아버지 세대와 달리 노동당과 정권에 대한 충성심이 별로 없다는 겁니다.

신의주에 살다가 지난 2008년 한국에 입국한 30대 탈북자 백화성 씨입니다.

[녹취: 백화성] “80년대부터 경제난에 허덕였는데, 거기에 민첩한 10대-20대가 바로 저희들이었고, 국가나 수령에 대한 불만도 저희들부터 시작되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장마당 세대의 또 다른 특징은 한국과 미국, 중국 등 외부 세계의 문화와 정보에 익숙하다는 겁니다. 다시 탈북자 백화성 씨입니다.

[녹취: 백화성] "남한에서 들어온 트로트 가요라든지, 또 라디오를 수리하면서 KBS도 듣고, 미국의 소리 방송도 가끔 듣고 그러면서 외부 세계에 대한 정보를 많이 알게 됐죠.”

현재 북한 사회의 ‘허리’를 구성하는 장마당 세대와 김정은 정권과의 관계는 아직 구체적으로 밝혀진 것은 없습니다.

이와 관련해 지난 2009년 한국으로 망명한 탈북자 권효진 씨는 젊은층 일부에서는 자기와 같은 또래인 김정은 위원장이 하루아침에 최고 지도자가 된 데 심리적 반발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권효진] "김정은과 같은 나이의 군인이 한 명 한국에 왔습니다. 얘기를 해보니, 자기가 생각을 해보니까, 김정은과 자기가 나이가 같은데, 아버지 세대처럼 자기가 김정은에게 30, 40년 충성을 하자니까, 눈앞이 깜깜해지더라고, 그래서 탈북했다고 하더군요.”

한편 미국에서는 북한의 소년단 행사를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있습니다. 밝고 명랑하게 자라야 할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어린 시절부터 수령에 대한 충성을 강요받는다는 겁니다.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디펜스포럼의 수전 숄티 회장입니다.

[녹취: 수전 숄티 회장] “Brain washed children from young age about Kim Jung-un..

북한 정권이 김정은에 대한 충성심을 이끌어 내기 위해 어린이들을 세뇌하고 있다는 겁니다.
유엔 아동보호협약은 어린이들에게 정치적 이념과 충성을 강요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VOA뉴스 최원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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