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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하원의원 피살, 브렉시트 찬반운동 전면 중단...러시아, 미국 지원 시리아 반군에 폭격


17일 영국 런던 의회 광장에 전 날 피살당한 조 콕스 하원의원을 추모하는 꽃다발이 놓여있다.
17일 영국 런던 의회 광장에 전 날 피살당한 조 콕스 하원의원을 추모하는 꽃다발이 놓여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어제(16일) 백주대낮에 거리 한복판에서 영국 하원의원이 총격 살해됐습니다.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이른바 ‘브렉시트’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를 1주일 남겨둔 시점에서 탈퇴 반대운동에 앞장서던 정치인이 변을 당한 이 사건으로 영국사회가 충격에 빠졌습니다. 러시아가 미국의 지원을 받는 시리아 반군을 폭격했다고 미국 고위관리가 밝혔고요. 전세계 약 2천500만명으로 추산되는 성전환자들이 적절한 의료 혜택을 못 받고 있다는 논문이 저명 의학전문지 ‘랜싯’에 실렸습니다.

진행자) 영국에서 들어온 소식 먼저 들어볼까요?

기자) 23일로 예정된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브렉시트’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를 일주일 앞둔 어제(16일), 브렉시트 반대 운동에 앞장서던 노동당 소속 41세 여성 정치인 조 콕스 하원의원이 괴한의 총격으로 숨졌습니다. 브렉시트 찬반 진영은 모두 콕스 의원 사망에 애도를 표시하면서 유세를 잠정 중단했고요, 브렉시트 국민투표 정국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진행자) 사건 경위가 어떻게 파악됐나요?

기자) BBC 방송과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쯤 콕스 의원이 런던 북쪽에 위치한 자신의 지역구인 웨스트 요크셔의 버스톨에서 간담회를 진행하던 중, 지역 주민인 52세 남성, 토머스 메이어에게 습격을 당했습니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메이어는 “브리튼 퍼스트”, 다시 말해 “영국이 먼저다”라고 소리치면서 콕스 의원에게 총격을 가한 뒤 흉기로 찌르고, 발길질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콕스 의원은 사건 직후 병원으로 옮겨져 수술을 받았으나 끝내 숨을 거뒀습니다.

진행자) 범행 동기가 ‘브렉시트’ 찬반 운동과 관련 있나요?

기자) 현지 경찰은 범행 이유를 아직 단정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영국 정부 관계자들도 메이어의 범행이 정치적인 동기를 가졌는지에 대해 판단하는 데 조심스런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브렉시트 반대 운동에 활발하게 참여하던 콕스 의원의 피살은 영국 정치권에 막대한 파장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진행자) 어떤 파장이 일어나고 있습니까?

기자) 투표일이 임박하면서 달아오르던 브렉시트 찬반 양 진영의 국민투표 유세전이 일순간 멈췄습니다. 브렉시트 반대 진영을 이끄는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는 EU 잔류 지지를 호소하기 위한 지브롤터 방문을 취소하고 “선거운동을 중단하는 게 맞다”고 말했습니다. 콕스 의원이 소속된 노동당의 제러미 코빈 당수도 “주말까지 모든 국민투표 관련 캠페인 활동을 중단한다”고 밝혔습니다. 국민투표를 앞두고 극한 분열로 치닫고 있던 영국의 정치 상황에 또 다른 변수가 생긴 겁니다.

진행자) 정치권 밖에도 영향을 미치겠군요.

기자) 브렉시트 국면이 가열되면서 영국 경제의 불안정성이 확대되던 상황이었는데요. 콕스 의원의 사망으로 시장 안팎에서는 23일로 예정된 국민투표가 연기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돌아 주가가 반등하기도 했습니다. 극우 단체나 반이민 주의자들의 활동에 비판이 쏟아지기도 했는데요. 총격 용의자인 메이어가 범행 당시 외쳤다는 ‘브리튼 퍼스트’는 영국 극우 정당 이름이기도 합니다. 마침 사건이 발생한 어제 오전에는 극우 성향 나이절 패라지 영국독립당(UKIP) 대표가 인종혐오를 자극하는 브렉시트 홍보 포스터를 발표해 논란을 빚었습니다. 영국 언론들은 브렉시트 찬성 진영이 인종혐오와 반이민 정서에 호소하는 극우적 활동가들의 도움을 받아 선거운동을 벌여 왔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사건이 브렉시트 찬반 여론에는 어떤 영향을 줄까요?

기자) 콕스 의원 피살사건 직전까지 최근 여론조사 결과는 유럽연합에서 탈퇴하자는 측, 다시 말해, 브렉시트 찬성 여론이 대체로 우위에 서는 분위기였습니다. 영국 신문 가디언과 여론조사업체 ICM이 지난 월요일(13일)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는 탈퇴가 45%로, 42%를 기록한 잔류를 조금 앞섰습니다. 그러나 양측의 격차가 크지 않은 데다 아직까지 남아 있는 약 13%의 부동층, 다시 말해 아직 찬반 의견을 결정하지 못한 사람들이 열렬한 브렉시트 반대 운동가였던 콕스 의원 사망을 계기로 잔류파로 결집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서방 매체들은 분석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당초 유럽연합 탈퇴 문제에 대해 영국인들의 찬성 반대 여론 격차가 크지 않았군요?

기자) 로이터통신은 콕스 의원 피살 사건 이후 브렉시트 투표의 결과를 더욱 말하기 힘들게 됐다면서 이제는 전보다 더욱 예측 불가능한 상황이 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이번 사건이 EU 잔류를 위한 동정 여론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지만, 이 또한 알 수 없다고 로이터는 분석했습니다. 앞서 말씀 드린 대로 영국의 주가가 오른 것은 유럽 금융의 중심지인 영국이 유럽연합(EU)에 남아 EU 경제 전반의 불확실성이 제거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된 겁니다. 실제 국제 금융권을 중심으로 영국의 EU 잔류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습니다. 미국의 USA투데이 신문은 이번 사건이 브렉시트 캠페인에 그림자를 드리웠다고 보도했습니다. 유럽연합에 남자는 측에 여론이 모일 수 있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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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러시아가 시리아 반군을 폭격했다는 소식이 들어왔군요?

기자) 러시아 군용기가 시리아 남부지역에서 ISIL과 전투 중인 시리아 반군에 폭탄을 투하했고, 이 가운데는 미국의 지원을 받고있는 반군 병력도 포함돼있다고 미국 고위 관리가 어제(16일) 밝혔습니다.

진행자) 자세한 내용 들어볼까요?

기자) 네. 익명을 요구한 이 관리는 시리아와 이라크, 요르단 접경지역인 알탄프 인근에서 발생한 러시아 제트기의 이번 활동과 관련한 러시아 측의 의도에 대해 “심각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은 어떻게 대응할 계획입니까?

기자) 미국은 이번 폭격을 단행한 이유에 대한 설명을 러시아 측에 요구하는 한편, 이런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보장할 것을 바란다고 이 관리는 밝혔습니다.

진행자) 시리아에서 미국과 러시아의 신경전이 가열되고 있군요?

기자) 러시아의 군사력이 시리아에 배치된 데 대해 미국은 줄곧 비판적인 입장을 밝혀왔습니다. 러시아가 단행한 이번 폭격은 이 지역에서 이미 긴장이 고조된 미국-러시아 관계를 시험대에 올릴 것으로 보입니다.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은 며칠 전 러시아와 시리아를 대상으로, 올해 초 체결된 휴전협정을 준수하라고 경고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존 케리 국무장관이 강경한 입장을 담은 메시지도 냈었죠?

기자) 케리 장관은 전날 이란 관리들과 만난 직후, 시리아 내전 사태와 관련해 “러시아는 우리의 인내심이 무한대가 아니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도 최근 시리아 사태와 관련해 입장을 밝혔다고요?

기자) AP통신 보도에 따르면, 시리아 정부군을 공격하는 것은 시리아 전 지역의 혼란을 가중시키는 것이라고 오늘(17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대변인이 미국을 상대로 경고했습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대변인은 이날 “바샤르 아사드 정부를 붕괴시키려는 시도는 테러와의 전쟁을 성공적으로 이끄는 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하며 오히려 이 지역을 완전한 혼란 속으로 빠트리고 말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미 국무부 관리들이 아사드 병력에 대한 미국의 군사 행동을 촉구했다는 보도에 관한 논평을 요구 받고 이같이 답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은 현재 시리아에서 어떤 군사적 활동을 하고 있나요?

기자) 미국은 지난해 초부터 시리아 현지에 병력을 파견해 온건 반군을 훈련시키고 있습니다. 이들 반군이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ISIL과 싸울 수 있도록 역량을 갖추게 하는 겁니다.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2011년 3월부터 시작된 시리아 내전 초기부터 아사드 정권의 교체를 요구했는데요. 하지만 지금까지 오바마 대통령이 미군에 허용한 시리아 관련 군사활동은 ISIL 퇴치작전과 관련된 내용으로 한정돼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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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마지막으로 의학 관련 소식 보겠습니다. 성전환자들에 대한 의료 혜택이 미진하다는 논문이 나왔다고요?

기자) 오늘(17일) 공개된 의학전문지 ‘랜싯’ 게재 논문에서, 전세계 약 2천500만 명에 달하는 성전환자들이 적절한 의료 혜택을 못 받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성전환자 가운데 60%가 우울증을 앓고 있고, 일반인들보다 HIV 바이러스에 감염될 확률이 50배나 높은 것으로 파악되는 등 의학적으로 취약한 데도 필요한 처분에 접근이 제한돼있다는 겁니다.

진행자) 논문 내용 좀 더 소개해주실까요?

기자) 이번 논문의 저자 중 한 명인 호주 커틴 대학교 샘 윈터 교수는 “성전환자들을 성 주체 가운데 하나로 인정하지 않는 법률과 정책들 때문에 이들의 건강상 문제가 더욱 악화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의료혜택이 한 사람의 인권에 관한 문제라는 점이 성전환자들 사이에서 확연하게 부각되는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논문에 따르면, 유럽에서는 현재 8개 국가가 법률적으로 성전환자를 인정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성전환자들을 비정상으로 보는 시각도 지적했다고요?

기자) 논문 저자들은 또한 성전환자들이 “정신적· 행동적 장애”를 가진 것으로 적은 세계보건기구(WHO) 문건에 대한 개정을 촉구했습니다. 논문은 또한 지난 2008년 이후 전세계에서 2천115명에 달하는 성전환자들이 살해된 것으로 기록됐다면서, 실제 숫자는 이보다 훨씬 높을 것이라고 주의를 환기시켰습니다.

진행자) 성전환자들을 상대하는 의료진에 대한 요구도 있었다고요?

기자) 네. 논문은 또 성전환자들에게 필요한 의료 시술이 남성· 여성 호르몬을 주입하는 차원에 머물고 있는 현재 수준을 넘어서 의사들이 전문적인 훈련을 받아야 한다고도 적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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