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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핵전문가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북한 플루토늄 추출 활발…2020년까지 핵무기 최대 50개 보유"


북한 영변 핵 시설 냉각수조에 폐연료봉이 들어있다. 지난 1996년 촬영된 사진이다. (자료사진)

북한 영변 핵 시설 냉각수조에 폐연료봉이 들어있다. 지난 1996년 촬영된 사진이다. (자료사진)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과학국제안보연구소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북한이 지난 18개월 사이 보유 핵무기 수를 4~6개 늘렸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보고서를 펴낸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소장은 15일 ‘VOA’와의 전화인터뷰에서 독자적으로 입수한 북한 핵 시설 정보와 핵무기 보유 현황을 자세히 공개했습니다. 올브라이트 소장은 북한의 핵무기 생산 추세를 우려하면서도, 지난해 추측했던 것처럼 2020년까지 최대 1백 개를 보유하는 수준에는 도달하진 못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백성원 기자가 인터뷰했습니다.

기자) 보고서에서 북한이 현재 보유한 핵무기 숫자를 13~21개로 제시하셨습니다. 이런 추세를 어떻게 읽어야 합니까?

올브라이트 소장) 북한이 핵무기를 지속적으로 늘리고 있고 증가 규모 역시 크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핵무기 원료로 플루토늄도 사용하지만, 우라늄 농축이 훨씬 큰 비중을 차지한다는 점도 주목할 만 하고요. 무기급 우라늄 생산 여부를 관측하긴 대단히 어렵지만 모든 정황으로 볼 때 관련 시설을 가동 중임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 복잡하지 않은 분석을 통해서도 북한이 지난 1년 반 동안 핵무기 4~6개를 더 만들었을 것이라는 계산이 나옵니다. 2014년 말까지 10~16개를 확보했다고 보면 그 뒤로 상당히 빠른 속도로 보유량을 늘려가고 있는 거죠.

기자) 숨겨진 또 다른 시설에서 생산될 농축우라늄까지 고려하면 핵 보유량이 얼마나 늘어날까요? 최대 30 개까지도 가능한가요?

올브라이트 소장) 그 정도는 아닙니다. 이번 분석엔 제2의 원심분리기 시설에서 생산되고 있을 양까지 포함시킬 순 없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 해도 2~5개 가량 추가될 것으로 보이고, 종합적인 연구를 한다면 숫자를 좀 더 낮출 변수도 생길 겁니다.

기자) 게다가 복수의 원심분리기 시설이 숨겨져 있을 가능성도 있고요.

올브라이트 소장) 알 수 없는 노릇이죠. 보고서에서 제2의 시설 존재 가능성을 언급한 건 그런 시설이 2~3 개 있을 수 있다고 가정한 겁니다. 원심분리기 시설이 단 1개만 존재할 가능성은 별로 없습니다. 하지만 제가 계산에 넣은 건 그 보다 원심분리기 개수였습니다. 그 규모를 파악하기 위해 어느 정도 실태가 알려진 북한의 기존 원심분리기 시설, 또 설비 조달 현황을 염두에 뒀고요. 이런 방식으로 원심분리기의 상한선을 설정해 그 안에서 분석을 진행하는 겁니다.

기자) 북한 어딘가에 있을 그런 추가 핵 시설을 찾아내는 건 불가능하다고 봐야 하나요?

올브라이트 소장) 그렇지 않습니다. 숨겨진 시설을 찾기 위한 노력이 한창 진행 중인 걸로 압니다. 북한에서 정보가 조금씩 유출되고 위성 감식 능력도 강화되고 있어 결국은 발견할 수 있을 겁니다. 이미 원심분리기 시설로 추정되는 몇 개 지점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물론 아무도 추가 시설을 찾았다고 발표하진 않고 있지만, 질문지를 좁힐 만한 정보들이 있습니다. 거기엔 탈북자들의 증언도 포함되고요.

기자) 보고서를 보면 북한 핵시설 인근에서 포착된 차량이나 연료통이 제시되는 데요. 이런 것들이 방사화학실험실에서 이뤄지는 재처리 활동을 입증할 만한 가치가 있는 건가요?

올브라이트 소장) 차량이나 연료통 등은 현장에서 뭔가 활동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 이상을 보여주지 못합니다. 북한이 방사화학실험실을 그리 자주 이용하지 않기 때문에 차량이 등장한다는 건 어떤 일이든 진행된다는 뜻이죠. 물론 플루토늄 재처리나 분리 여부를 알 순 없지만요. 따라서 플루토늄 분리 이후 핵폐기물 처리와 관계 있는 석탄화력발전 상황처럼 추가 조짐들을 봐야죠. 저는 영변의 핵 재처리 시설 내부에서 활동이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을 독자적으로 확인했는데, 그건 위성을 통해 알 수 없습니다. 또 최근 미 국무부 관리가 ‘로이터 통신'에 북한의 플루토늄 생산 재개를 확인해 준 게 결정적 증거가 됐고요.

기자) 제가 차량 등이 충분한 증거가 되느냐고 질문한 건 북한이 위성 감시를 의식해 일부러 그런 정황을 연출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인데요. 어디까지가 실제인지 구분하기 어렵진 않나요?

올브라이트 소장) 북한은 원한다면 플루토늄 분리 작업을 은밀히 할 수 있지만 여기 개의치 않기도 합니다. 이번 경우 역시 위성 감시를 의식하지 않은 실제 재처리 활동으로 보입니다. 미 국무부 관리의 언론 인터뷰를 봐도 그렇고요. 하지만 핵실험장의 경우엔 지적하신 문제가 분명히 있습니다. 현장에 차량이 나타나는 건 핵실험 가능성과 전적으로 무관하니까요. 또 한국 정부 등이 볼 수 있는 정보는 상업용 위성으로는 포착할 수도 없는 것들입니다. 게다가 그런 정밀관측을 통해 핵실험이 임박했다는 징후를 읽어도 실험이 이뤄지지 않는 경우도 종종 있거든요. 이럴 땐 혹시 핵실험이 실패로 끝난 건 아닌지, 혹은 북한이 일부러 혼란을 일으키려고 그런 건지 의문이 가중되곤 합니다.

기자) 핵연료를 전달 받는 건물 앞에 연료통이 놓여져 있는 것과 화력발전소에서 연기가 나오는 정황을 보고서에서 주목하고 있던데, 이게 구체적으로 뭘 뜻하는 겁니까?

올브라이트 소장) 플루토늄과 함께 생성되는 폐핵연료를 원자로 밖으로 꺼내 재처리 시설로 보내는 만큼 그 시설 앞에 차량이 보인다는 건 자연스럽게 폐핵연료를 전달받아 재처리 했을 것이라는 가정으로 이어집니다. 그리고 석탄화력발전소에서 연기가 난다는 건 열이 발생한다는 뜻인데, 핵폐기물과 관련된 현상이라는 사실을 영변 핵 관리로부터 직접 들었습니다. 재처리 과정 중 방사성 물질이 포함된 많은 양의 액체가 나오고 그 부피를 줄이기 위해 이걸 끓이면서 연기가 나는 거죠. 그러니까 연기는 플루토늄 분리와는 별 관계가 없고, 대신 그런 과정 뒤에 남는 잔여물을 “청소”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겁니다.

기자) 영변 핵 관리를 만난 시기는 언제죠?

올브라이트 소장) 지난 2007년 입니다. 북한이 재처리 사실을 숨기기 위해 석탄화력발전소 가동을 훨씬 뒤로 미뤘었다는 게 당시 그 관리의 설명이었습니다. 하지만 제네바합의가 파기된 직후인 2002년과 2003년 초 영변의 화력발전소가 재가동됐는데, 그건 북한이 제네바합의에 의해 중단했던 폐핵연료 재처리를 다시 시작한다는 걸 일부러 보여주기 위한 조치로 풀이됩니다.

기자) 최근 보고서에서 5메가와트 원자로가 부분적으로만 가동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는 관측은 그나마 다행으로 받아들여야 하나요?

올브라이트 소장) 분명히 그렇습니다. 완전 가동되면 훨씬 더 많은 플루토늄이 생산될 테니까요. 하지만 왜 이토록 오랫동안 간헐적으로만 가동되는지는 분명치 않습니다. 이런 정황은 위성사진을 통해 발견한 게 아니라 정부 관리로부터 직접 들은 내용입니다. 다만 어느 나라 관리인지는 밝힐 수 없습니다. 그들은 원자로에서 발생하는 열을 훨씬 정밀하게 관찰할 수 있죠. 5메가와트급 원자로는 3주 가동되다 3주 멈추는 식으로 운영돼 왔고, 20 열출력메가와트 (megawatt thermal) 수준을 넘은 적이 없습니다만, 완전히 중단된 적은 없죠.

기자) 그런 식으로 얻을 수 있는 플루토늄 양은 얼마나 됩니까?

올브라이트 소장) 2013년 재가동한 뒤 3년 동안 5.5~8kg 정도의 무기급 플루토늄을 생산했을 겁니다. 만약 정상 가동했다면 1년에 무려 4~6kg을 생산했을 것이고 3년이면 최소 12kg에 달했을 거고요. 아무튼 핵무기 1개 당 플루토늄 양을 2~4kg으로 보면 최근 3년 동안 핵무기 1~4개, 중간값으로는 핵무기 2.5개에 해당되는 플루토늄을 생산한 겁니다.

기자) 북한이 핵연료 재장전 방식을 개선했다는 관측도 주목할만한 내용이었습니다.

올브라이트 소장) 북한은 더 이상 핵연료 장전을 위해 원자로 가동을 중단할 필요가 없게 됐습니다. 원자로가 계속 돌아가는 중에도 일부 연료를 빼낸 뒤 새 연료로 대체할 수 있게 됐다는 뜻입니다. 북한은 그동안 원자로를 개량해 더 나은 방식으로 무기급 플루토늄을 생산하려는 조짐을 보여왔습니다.

기자) 북한이 2020년까지 핵무기 최대 1백개, 현재 상태가 유지될 경우 50 개를 보유할 것이란 전망을 지난해 내놓으셨습니다. 북한의 현재 핵무기 생산 속도를 감안할 때 그런 추측이 여전히 유효합니까?

올브라이트 소장) 북한이 보유할 것으로 당초 전망했던 핵무기 최대치에는 분명이 이르지 못할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으로선 당시 중간치로 예상했던 핵무기 50개, 혹은 그 미만이 좀 더 적절한 수치 같습니다. 물론 최종 목표는 북한 핵 폐기일지라도 지금으로선 적어도 북한의 핵 프로그램을 동결시킬 협상이 절실한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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