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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전문가 "북한, 무수단 미사일 실패 통해서도 성능 개선"


지난 2010년 10월 평양에서 열린 노동당 창건 65주년 기념 열병식에 등장한 이동식 중거리 탄도미사일. '무수단' 미사일로 추정된다. (자료사진)
지난 2010년 10월 평양에서 열린 노동당 창건 65주년 기념 열병식에 등장한 이동식 중거리 탄도미사일. '무수단' 미사일로 추정된다. (자료사진)

미국의 저명한 로켓 전문가가 북한의 무수단 미사일 발사시험을 완전한 실패로 보는 관측을 경계했습니다. 북한이 시험하고자 한 특정 기술을 가려낼 수 없는데다 발사대를 벗어나자마자 얻을 수 있는 기술정보가 적지 않다는 이유를 들었습니다. 백성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지난 4월 15일부터 5월 31일까지 한 달 반에 걸쳐 4차례 무수단 미사일을 발사한 북한. 모든 시도가 공중폭발과 추락으로 끝나면서 일부에서는 무수단 미사일 프로그램의 폐기 가능성까지 제기했습니다.

그러나 미 하버드-스미스소니언 천체물리학센터의 조너선 맥도웰 박사는 실패한 발사 시험을 통해서도 얻을 수 있는 기술적 성과가 적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조너선 맥도웰 박사]

발사 장치를 비롯한 일부 기기는 발사 이후 불과 몇 초 안에 시험할 수 있어 설령 미사일이 폭발해도 성능을 개선시킬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북한의 로켓 기술을 연구해 온 맥도웰 박사는 미국 최초의 중거리 탄도탄 토르(Thor) 미사일 시험이 실패를 거듭했던 전례를 들며, 무수단 미사일의 오작동도 예외적인 경우가 아니라고 지적했습니다.

게다가 북한이 무수단 미사일을 발사할 때마다 어떤 측면을 보완하고자 했는지 알 수 없는 만큼 최근의 잇단 발사를 완전한 실패로 단정지을 수도 없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조너선 맥도웰 박사]

특히 현재로선 공개된 정보가 충분치 않아 수 십 가지 가능성 가운데 무수단 작동 실패의 원인을 구분해내기 어렵다는 겁니다.

다만 엔진 성능을 높일 때 새 엔진이 열과 압력을 견디지 못하고 폭발하는 경우와 극도로 미세한 균형을 잡아주는 유도장치가 오류를 일으키는 상황을 가장 흔한 초기 실패 요인으로 꼽았습니다.

맥도웰 박사는 무수단의 실패 정황을 레이더 정보만으로 발견했다면 오작동 이유를 파악하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대신 미사일의 무선신호를 포착하는 ‘원격측정 (telemetry)’ 방법으로 엔진 가동 상태를 분석했다면 실패 원인에 대해 훨씬 더 많이 알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미사일을 제대로 시험하려면 지상의 통제센터에서 로켓 본체의 수 백 군데가 넘는 부분의 온도와 전류의 흐름 등 각종 정보를 파악해 실패의 원인을 찾아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이 과정에서 수집한 자료를 적용해 오류를 하나씩 바로잡음으로써 결국 성공적 발사에 이르게 된다는 겁니다.

맥도웰 발사는 그러나 해당 절차에 비용이 많이 들 뿐아니라 정치적 지도력과 인내심을 필요로 하는데, 북한이 이 같은 조건을 갖추고 있는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조너선 맥도웰 박사]

브루스 벡톨 미국 안젤로주립대 교수는 이란이 2005년 북한제 무수단 미사일 18 기를 확보했다는 보도가 있었고, 실제로 이란은 이듬해 무수단 미사일 시험에 성공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습니다.

물론 북한이 11년 전 이란에 넘긴 미사일과 다른 종류의 무기를 시험 중일 가능성이 있지만, 기술 제공자로서 오히려 시험에 실패한 것은 이상한 일이라는 지적입니다.

[녹취: 브루스 벡톨 교수]

앞서 폭로전문 웹사이트 `위키 리크스'는 지난 2010년 이란이 사거리 3천km 이상인 북한제 BM-25 (무수단) 미사일 19기를 확보했다는 미국 정부의 외교전문을 공개했었습니다.

또 미 의회조사국 (CRS)은 2006년 11월 북한 미사일 관련 보고서에서 북한과 이란이 미사일 기술에 있어 긴밀한 협조체제를 유지하고 있다면서, 북한이 사거리 2천700km 이상인 BM-25 미사일 18 기를 이란에 수출했다고 언급했습니다.

벡톨 교수는 북한이 알려진 것처럼 50 기가 아니라 최소 2백 기 가량의 무수단 미사일을 보유한 것으로 본다면서, 300mm 대구경 다연장 발사체나 대포동 미사일, 핵실험 등 전례에서 봤듯이 결국은 기술을 완성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녹취: 브루스 벡톨 교수]

북한이 괌까지 사정권에 둘 수 있는 무수단 미사일을 매우 중요한 무기로 인식하는 만큼 앞으로도 시험발사를 멈추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이미 기술적 안정성을 입증한 옛 소련의 ‘SS-N-6’ 미사일이 무수단의 모태라는 사실을 상기시켰습니다. 북한이 소련제 미사일의 길이를 늘리는 등 여러 부문에서 개량을 시도하고 있는데 특히 새 모터를 제작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것 같다는 설명입니다.

[녹취: 브루스 베넷 연구원]

베넷 연구원은 북한이 실패를 거듭하는 것을 보면 현재 큰 기술적 문제에 부딪친 것 같다면서도 결국 시행착오 과정을 거쳐 실패의 원인을 바로잡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VOA 뉴스 백성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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