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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현대미술관, 북한 비판 기록영화 '태양 아래' 상영 취소 사과


영화 '태양 아래(Under the Sun)'의 한 장면. 사진 출처 = 이카루스 필름스.

영화 '태양 아래(Under the Sun)'의 한 장면. 사진 출처 = 이카루스 필름스.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미술관 중 하나로 꼽히는 뉴욕현대미술관이 북한의 실상을 고발한 다큐멘터리 상영을 취소한 데 대해 사과했습니다. 북한의 보복을 우려한 결정으로 알려졌는데, 미술관 측은 잘못된 판단이었다고 인정했습니다. 백성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러시아 감독 비탈리 만스키가 만든 기록영화 ‘태양 아래’는 지난 2월 뉴욕현대미술관의 연례 다큐멘터리 영화제를 통해 미국 관객들과 처음 만날 계획이었습니다.

북한 정부와 러시아의 지원을 받아 촬영했지만 오히려 극심한 통제 속에 살아가는 북한 주민들의 실상을 담아 북한 당국으로부터 반발을 산 작품입니다.

미국 ‘뉴욕타임스’ 신문은 뉴욕현대미술관이 당초 초청작에 포함됐던 이 영화의 상영을 취소했고, 최근 이런 결정을 내린 데 대해 잘못을 인정했다고 10일 보도했습니다.

라젠드라 로이 뉴욕현대미술관 수석 큐레이터는 이 신문에 “태양 아래”는 주목할 만한 작품이며, 부당하게 상영이 취소됐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자신은 영화제 책임자가 그런 결정을 내린 사실을 미처 알지 못해 어떤 의견도 제시할 수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2월 19일부터 29일까지 열린 영화제 준비는 뉴욕현대미술관 보조 큐레이터인 샐리 버거 씨가 맡았습니다.

‘뉴욕타임스’ 신문에 따르면 버거 씨는 이 영화 제작진에게 지난 1월 말 보낸 이메일에서 작품을 상영할 경우 북한으로부터 보복 당할 위험이 있다는 기사를 읽은 데 대해 우려를 표명했습니다. 버거 씨는 특히 미국 소니영화사가 김정은을 풍자한 영화 ‘인터뷰’를 제작한 뒤 북한으로 추정되는 세력으로부터 해킹 공격을 당했던 사실을 언급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어 며칠 뒤 ‘태양 아래’를 행사에 포함시키지 않을 것이란 사실을 통보하면서, 상영 이후 일어날 수 있는 모든 결과를 검토할 시간이 충분치 않다는 이유를 들었습니다.

뉴욕현대미술관 측은 ‘뉴욕타임스’에 버거 씨가 더 이상 미술관에 근무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이 미술관의 마가렛 도일 대변인은 구체적인 설명을 거부했고, 당사자인 버거 씨 역시 이 문제에 관해 언급하지 않겠다고 말했습니다.

평양에 사는 ‘진미’라는 이름의 8살 소녀와 가족들을 등장 인물로 한 영화 ‘태양 아래’는 북한 관련 다큐멘터리로는 드물게 북한 당국으로부터 촬영 승인을 받은 작품입니다.

만스키 감독은 각본상의 영화 장면을 촬영하는 것은 물론, 그 전의 사전준비 작업 등을 몰래 찍어 북한 당국자들이 제작 과정에 개입하는 장면을 모두 공개했습니다.

만스키 감독은 지난 1월 ‘VOA’와의 인터뷰에서 진실을 영화에 담기 거의 불가능한 북한의 상황 때문에 비현실을 사실처럼 왜곡하는 전 과정을 카메라에 담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만스키 감독은 북한 당국이 영화 제작진의 예정된 방북을 취소하는 등 계약을 위반해 필요한 분량의 30% 밖에 촬영하지 못했다며, 이를 토대로 90분 길이의 영화를 만든 것이라고 ‘뉴욕타임스’에 밝혔습니다.

‘태양 아래’는 올해 리투아니아의 제21회 빌뉴스 영화제 ‘발틱 게이즈’ 경쟁 부문에서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했고, 제 40회 홍콩국제영화제에서 다큐멘터리 경쟁 심사위원상을 수상했습니다.

또 지난해 제 19회 에스토니아 탈린 블랙나이츠 국제영화제에서 최고감독상과 심사위원 특별상을 수상하고, 제 19회 지라바 국제 다큐멘터리 영화제에서 최고상을 수상했습니다.

VOA 뉴스 백성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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