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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중 탈북 중개인 감소...탈북 비용은 높아져


북한 주민들의 탈북과 남한 정착을 지원하는 갈렙선교회의 김성은 목사가 지난 2013년 겨울 북한 접경지역에서 찍은 영상을 공개하고 있다. 기름, 성경책 등을 전달받은 북한 주민 2명이 북-중 국경을 건너가는 모습. (자료사진)

북한 주민들의 탈북과 남한 정착을 지원하는 갈렙선교회의 김성은 목사가 지난 2013년 겨울 북한 접경지역에서 찍은 영상을 공개하고 있다. 기름, 성경책 등을 전달받은 북한 주민 2명이 북-중 국경을 건너가는 모습. (자료사진)

북-중 접경지역에서 월경을 돕는 중개인들이 크게 줄어 탈출 비용이 치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탈북민 1명이 중국에서 한국행에 지불하는 비용은 미화로 2천 달러 안팎이지만 북한에서 탈출하려면 적어도 5-6 배 이상 비싸다고 합니다. 김영권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탈북민 구출활동을 펼치고 있는 한국 갈렙선교회의 김성은 목사는 8일 ‘VOA’에 북-중 접경 지역의 상황이 계속 악화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김성은 목사] “옛날에는 북한에 보내는 돈이나 북한에 연락하는 선이 많았는데 지금 한국에 있는 인원은 과거보다 많아졌지만 북한에 연락할 수 있거나 가족을 데려올 수 있는 줄은 과거보다 100분의 1로 줄어 들었어요. 북한에서 (가족을) 데려오겠다는 수요는 많은데 데리고 올 루트는 거의 없어진 거에요”

김정은 정권 출범 이후 국경 감시와 처벌을 지속적으로 강화하면서 중개인들의 수가 크게 줄었다는 겁니다.

실제로 중국의 여러 소식통들은 북한 당국이 탈출과 송금에 관여하는 화교들의 활동을 제한하고 중개인들에 대한 납치와 처벌을 크게 강화했다고 말했습니다. 게다가 중국 손전화기 (휴대폰)를 탐지 추적하는 최신 기계를 도입해 외부와의 통화를 수시로 단속해 탈출과 송금을 위한 소통조차 매우 위험해졌다는 겁니다.

북-중 접경지역에서 활동하는 한 중개인은 9일 ‘VOA’에 “북한 내 가족 1명을 탈출시키기 위해 미화 1만 5천 달러를 주겠다는 요청도 여러 번 받았지만 모두 들어주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게다가 “북한 주민들의 탈출을 돕던 북한 측 군인들과 내부 중개인들이 계속 북한 당국에 체포”되고 있고 북한 국가안전부위부가 납치조까지 중국에 파견한 것으로 알려져 운신의 폭이 매우 좁아졌다는 겁니다.

한국의 대북선교단체인 두리하나선교회의 천기원 목사 역시 9일 ‘VOA’에 탈출 비용은 치솟는데 진행은 매우 더딘 상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녹취: 천기원 목사] “지금 북한에서 데리고 나오는 가격은 1천 500 백만 원 정도죠. 며칠 전에 제가 미국에 데리고 간 탈북민을 만났는데 자기 가족 데려오느라고 1천 5백만원 줬는데 아직 작업이 안되고 있어요”

실제로 ‘데일리NK’와 ‘뉴포커스’ 등 한국 내 여러 대북 매체들은 최근 북한 내부 소식통들을 인용해 평양에서 파견된 ‘1110 그루빠’가 중국 접경 지역을 장악했고 외부와 통화하는 주민은 ‘반역죄’로 처벌하라는 지시까지 내려졌다고 보도했습니다.

중국 내 관계자는 ‘VOA’에 상황이 이렇게 열악해지면서 1인 당 북한 탈출 비용이 평균 1만 달러를 훌쩍 넘었고 도강을 돕는 북한 군인들은 중개인들에게 3천 달러 이상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중국 내 한국행 탈출 비용이 몇 년째 1천 500 달러에서 2천500 달러 선을 유지하고 있다는 겁니다.

갈렙선교회 김성은 목사는 중국에서 선불을 지불하면 1천 500 달러, 한국에 도착한 뒤 지불하면 2천500 달러 안팎을 중개인들이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일부 관계자들은 특히 중국 공안당국의 탈북민 단속이 이전보다 느슨해진 것 같다며 일시적 현상인지 여부를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 단체 관계자는 두 달 전 중국 남부에서 탈북민 4명과 이를 돕는 사람들이 공안당국에 체포돼 조사를 받았는데 갑자기 풀어주며 지역에서 빨리 사라지라고 말했다는 겁니다.

한편 올해 한국에 입국하는 탈북민이 5년 만에 증가했다는 한국 통일부 발표에 대해서는 일시적 현상이란 지적이 많았습니다.

천기원 목사는 지난해 가을부터 올 초까지 탈북민들이 라오스에 평소보다 많이 몰리면서 대기 기간이 두 달 이상 길어졌다가 이후 갑자기 풀리면서 올해 입국 규모가 일시적으로 많아진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라오스 내 탈북민들의 대기 기간은 평균 15일에서 길어도 한 달 정도인데 이 기간에는 대기 시간이 길어져 빚어진 결과로 본다는 겁니다.

천 목사는 그러면서 지금은 한국행 경유지로 태국보다 라오스를 좀 더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천기원 목사] “60% 이상이 라오스고 나머지 대부분이 태국, 10%는 캄보디아 정도로 봅니다. 왜 (과거보다) 태국을 덜 가는가 하면 어차피 라오스 루트가 제일 짧으니까. 다시 라오스에서 태국 가면 시간이 더 걸리고 돈도 더 들어가니까. 그래서 지금은 6대 4로 바뀐 것 같아요”

주로 노약자와 탈북 고아 지원에 집중하고 있는 김성은 목사는 라오스주재 한국대사관의 탈북민 지원이 태국보다 훨씬 낫기 때문에 라오스를 선호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김성은 목사] “(수도) 비엔티엔은 대사관 안에서 탈북민들에게 음식도 제공하고 편해요. 아프면 병원도 가고. (태국의) 치앙마이는 외국인 수용소에 들어가야 하고 불편한 점이 많아요.”

단체 관계자들은 그러나 어떤 중개인들을 통해 가느냐에 따라 비용과 시간도 달라지기 때문에 태국과 라오스 가운데 어디가 더 낫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가령 라오스는 수용소에서 대기하지 않는 대신 불법 입국에 대한 벌금으로 미화 200달러를 내야 하지만 태국은 과거처럼 벌금을 내지 않는 대신 수용소에 적어도 1-2주 대기하고 통역비로 100 달러 정도를 감당해야 한다고 관계자들은 말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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