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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 경제 위기


지난 18일 베네수엘라 카라카스의 국가선거본부 앞에서 경찰과 반정부 시위대가 실랑이를 벌이고 있다. (자료사진)

지난 18일 베네수엘라 카라카스의 국가선거본부 앞에서 경찰과 반정부 시위대가 실랑이를 벌이고 있다. (자료사진)

뉴스의 배경과 관련 용어를 설명해드리는 뉴스 따라잡기 시간입니다. 남미 국가 베네수엘라가 극심한 경제난과 사회 불안으로 위기에 직면해 있습니다. 대통령은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야권과 시민운동가, 시민들은 연일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고 있는데요. 전 세계에서 몇 안 남은 사회주의국가 베네수엘라에서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걸까요? 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베네수엘라의 경제 위기 상황 짚어보겠습니다. 박영서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심각한 경제위기와 사회 혼란”

베네수엘라에서는 지금 햄버거 1개가 베네수엘라 돈으로 1천700볼리바르에 팔리고 있습니다. 공식 환율이 미화 1달러당 10볼리바르니까, 1천700볼리바르면 170달러인데요. 하지만 베네수엘라의 화폐 가치가 폭락해 실제 암시장에서는 1천 볼리비아를 내야 1달러를 구할 수 있다고 합니다. 어쨌거나 베네수엘라에서 햄버거 하나를 먹으려면 미화로 200달러 가까이 내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나마 재료가 없어 만들지도 못하는 실정입니다.

베네수엘라의 물가는 하루가 다르게 폭등해 현재 720%까지 치솟았습니다. 먹을 게 없어서 거리에서 개나 고양이 같은 동물을 잡아먹는 사람들까지 나오고 있다는 게 현지 보도들입니다. 대부분의 상점들은 물건이 없어 문을 닫았고 전기나 물이 끊긴 지 오래인 곳도 많습니다. 곳곳에서 약탈과 폭력사태도 발생하고 있습니다.

[녹취:베네수엘라 시위 현장음]

성난 시민들은 거리로 뛰쳐나와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며 연일 시위를 벌이고 있습니다. 미국의 코카콜라 사는 베네수엘라에서 설탕을 구할 수 없어 설탕이 들어가는 콜라 생산을 잠정 중단하기로 했습니다. 베네수엘라에 진출한 다른 많은 외국 기업들도 철수를 고려 중이거나 철수 중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유가 하락과 경제위기”

최근 몇 년째 계속된 국제 유가의 하락은 베네수엘라 경제에 커다란 악재로 작용했습니다. 베네수엘라는 남미 최대 산유국으로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입니다. 전 세계에서 원유가 가장 많이 매장돼 있는 나라기도 합니다. 현재 베네수엘라는 전체 수출의 95%를 원유가 차지할 만큼 석유 의존도가 높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동안 국제 유가가 많이 하락했다는 겁니다. 지난 2014년 배럴당 88달러에서 2015년에는 45달러, 2016년 5월 중순에는 배럴당 35달러까지 내려가기도 했습니다.

유가 하락은 곧 베네수엘라의 돈줄이 마르고 있다는 것을 뜻합니다. 다른 산유국보다 베네수엘라의 상황이 특히 더 좋지 않은 것은 베네수엘라의 경제 구조가 석유 관련 분야에만 치우쳐 다양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나라에 돈이 없으니 생필품이나 원자재같이 국민이 필요한 물건을 수입하는 것이 힘들어졌고 이런 상황이 몇 년째 계속 이어지면서 급기야 베네수엘라 경제는 지금 붕괴 직전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사회주의 경제정책”

베네수엘라의 야권과 시민 운동가들, 많은 전문가들은 베네수엘라가 지금 겪고 있는 경제 위기의 또 다른 요인으로 우고 차베스 정권 때부터 시행돼온 사회주의 경제정책 때문이라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1999년부터 2013년까지 집권한 우고 차베스 전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남미의 대표적인 좌파 지도자였는데요. 차베스 전 대통령은 혁명적인 사회주의 국가를 표방하면서 무상의료, 무상교육은 기본이고, 저소득층과 빈곤층을 위한 주택, 식비 보조 등의 정책을 펼쳤습니다.

2003년에는 쌀과 설탕, 기름, 밀가루, 우유, 커피 같은 생필품에 대해 일정 이상 가격을 올리지 못하도록 제한하는 정책을 실시했습니다. 생산업자들은 적자를 본다며 불만을 터뜨렸고요. 정부가 운영하는 상점에 물건 공급을 거부하거나 아예 생산을 포기하는 사람들도 속출했습니다.

가격 통제는 저소득층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나온 정책이었는데요. 하지만 이는 베네수엘라가 점점 더 많이 수입에 의존하는 나라가 되게 하는 결과를 낳았다는 지적입니다.

“차베스의 뒤를 이은 마두로 대통령”

지금 베네수엘라의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은 지난 2013년 3월 우고 차베스 대통령이 암으로 사망했을 당시 부통령이었습니다. 차베스 대통령의 죽음으로 한 달만에 치러진 특별 선거에서 마두로 부통령은 차베스의 후계자로서 집권 여당 후보로 출마하지만 야권 후보를 불과 1.5% 차로 누르고 가까스로 대통령 자리에 올랐습니다.

하지만 3년 집권 동안 국제 유가가 하락하고 경제가 붕괴되면서 지금 총체적 난국에 직면해 있습니다. 급기야 지난해 12월에 실시된 총선에서는 야권연합에 국회의 다수당의 지위를 잃을 만큼 인기 없는 대통령이 돼 있습니다.

[녹취: 마두로 대통령 연설]

지난 5월 13일 마두로 대통령은 약탈과 폭력 등 사회를 어지럽히는 행위에 단호히 대처하고 경제 회복을 다짐하며 60일간의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했습니다. 마두로 대통령은 이미 지난 1월에도 60일간의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했었습니다. 국가 비상사태가 발효되면서 강력한 권한을 갖게 된 군과 경찰과 시민, 시위대 간에 곳곳에서 충돌이 빚어지고 있습니다.

[녹취: 마두로 대통령] “the Nationa assembly has lost political validity, it is matter of time before…”

마두로 대통령은 베네수엘라의 현 상황은 야권을 지지하는 미국을 비롯한 해외에서 꾸민 거짓 정보와 도발 때문이라고 비난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야권이 장악하고 있는 지금 국회는 정치적 타당성을 잃었고 자취를 감추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국민소환투표”

현재 베네수엘라 야권과 시민 운동가들은 마두로 대통령의 퇴진을 위한 국민소환투표 운동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국민소환투표를 지지한다고 서명한 사람들이 현재 180만 명이 넘습니다. 원래 국민소환투표 절차를 시작하기 위해 필요한 수는 전체 유권자의 1%에 해당하는 20만 명인데요. 선거관리위원회가 이 서명이 유효하다고 인정하면 400만 명의 지지 서명을 받아 국민소환투표를 실시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베네수엘라 선관위의 검증 작업이 계속 지연되면서 야권과 충돌하고 있습니다.

[녹취: 베네수엘라 야당 정치인] “What we are demanding is that we have a right for…”

베네수엘라의 야당 정치인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 씨입니다. 마차도 씨는 현 정권은 베네수엘라 국민이 자유롭고 평화롭게 살 권리를 막기 위해 무슨 일이든 할 것이라면서 자신들은 평화로운 정권 교체를 요구할 권리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현재 야권연합과 시민 운동가들은 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과 마두로 대통령으로 이어진 사회주의 정권의 실정에 대한 책임을 물으며 국민소환투표를 끝까지 관철하겠다는 각오인데요. 최근 실시된 베네수엘라의 여론 조사에 따르면 마두로 대통령이 물러나고 다시 선거를 치러야 한다는 의견이 7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베네수엘라의 경제 위기 상황에 대해 짚어봤습니다. 지금까지 박영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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