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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히로시마 방문 찬반 논란


세계 주요 7개국 G7 정상회의 참석차 일본을 방문한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왼쪽)이 26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함께 식목행사에 참석했다. (자료사진)

세계 주요 7개국 G7 정상회의 참석차 일본을 방문한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왼쪽)이 26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함께 식목행사에 참석했다. (자료사진)

뉴스의 배경과 관련 용어를 설명해드리는 뉴스 따라잡기 시간입니다. 일본을 방문 중인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금요일(27일) 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군의 원자폭탄 공격을 받았던 히로시마를 방문할 예정입니다. 미국의 현직 대통령이 히로시마를 방문하는 건 처음인데요. 과연 오바마 대통령이 히로시마를 방문하는 것이 타당한지, 일본에 사과를 해야 하는지 등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오바마 대통령의 히로시마 방문을 둘러싼 찬반 논란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김현숙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녹취] 히로시마 원자폭탄 투하

2차 세계 대전 막바지 때인 1945년 8월 6일, 일본 히로시마에 섬광과 함께 거대한 버섯구름이 솟아올랐습니다. 미군이 원자폭탄을 투하한 건데요. 원자폭탄 공격으로 그 해에만 히로시마에서 14만 명이 목숨을 잃었고 사흘 뒤 원자폭탄 공격을 받은 나가사키에서도 7만 3천 명이 숨졌습니다.

“원자폭탄 투하에 대한 미국과 일본의 시각 차이”

미국인들과 일본인들은 미군의 원자폭탄 투하에 대해서 보는 시선이 많이 다릅니다. 항전을 다짐한 일본의 공격이 이어지자 미국은 조속한 전쟁의 종결을 위해 핵무기인 원자폭탄 투하를 결정했는데요. 원자폭탄을 투하하는 것이 미군을 비롯한 연합군의 인명 피해를 줄이게 될 것으로 생각했던 겁니다. 하지만 일본인들은 미국이 원자폭탄을 투하하면서 무고한 시민들과 어린이들이 희생됐고 이후 생존자들과 생존자의 후손들은 원폭 피해로 말할 수 없는 고통을 겪게 됐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해 퓨리서치 센터의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미국인의 경우 56%가 당시 핵무기를 사용한 것이 정당했다고 응답했고 34%만이 그렇지 않다고 답했습니다. 하지만 일본의 경우 응답자의 14%만이 원자폭탄의 정당성을 인정했고 79%는 원자폭탄 투하가 정당하지 않았다고 답했습니다.

이런 시각의 차이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71년 만에 피폭지를 방문하는 오바마 대통령의 행보는 많은 논란을 가져오게 됐습니다.

“히로시마 방문의 역사적인 상징성”

오바마 대통령의 히로시마 방문을 찬성하는 사람들은 그 이유로 역사적인 상징성을 두고 있습니다. 미국 내 일부 전문가들은 미국 대통령이 히로시마를 방문하는 데 찬성하고 있는데요. 매사추세츠 대학의 크리스 애피 교수도 그중 한 명이죠.

[녹취] 메사추세츠 대학 크리스 애피 교수

애피 교수는 오바마 대통령의 히로시마 방문을 환영한다고 밝혔는데요. 많은 일본인이 오랫동안 염원해온 역사적인 행보가 될 거라는 겁니다. 애피 교수는 오바마 대통령이 히로시마를 방문하는 것에서 한발 더 나아가 원자폭탄을 투하한 것에 대해 일본에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죠.

하지만 이를 강하게 반대하는 전문가들도 있습니다.

[녹취] 미국 진보센터의 브라이언 하딩 연구원

미국 진보센터의 브라이언 하딩 연구원은 전쟁을 일으킨 당사자가 일본인 만큼 미국은 일본에 사죄를 할 필요가 없고 일본 정부 또한 사죄를 요구하지 않았다고 강조했습니다.

“핵무기 사용에 대한 미국의 책임감”

하지만 백악관 측은 오바마 대통령이 히로시마를 방문하되 원폭 투하에 대해 사과는 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백악관의 조시 어니스트 대변인은 오바마 대통령의 사죄는 없을 것이라고 밝히면서 오바마 대통령은 2차 세계대전 당시 해리 투르먼 대통령이 원자폭탄을 투여한 데는 타당한 이유가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핵무기 없는 세계를 주창하는 오바마 대통령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핵무기를 사용한 나라가 미국이라는 점에 대해서 특별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히로시마 방문을 바라보는 두 가지 시선”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의 방문 자체를 탐탁지 않게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특히 2차 세계대전에 참전했던 전역군인들은 오바마 대통령의 히로시마 방문을 불편하게 생각하고 있는데요. 베트남 전쟁 당시 미군 포로로 잡혀있다 풀려난 공화당의 존 매케인 연방 상원의원은 오바마 대통령의 히로시마 방문 목적에 의문을 갖게 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존 매케인 상원의원

매케인 의원은 미국의 대통령이 어디를 가야 할지에 대해 말할 위치는 아니지만 오바마 대통령의 이번 방문 목적을 모르겠다며 어떤 면에선 전쟁이 남긴 불행한 기억만을 떠올리게 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히로시마 원폭 피해 생존자들은 오바마 대통령이 일본에 공개적인 사과를 하지는 않더라도 여전히 고통 받고 있는 생존자들에게만큼은 사과하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원자폭탄의 또 다른 피해자들...그들이 바라보는 시각”

히로시마가 원자폭탄 공격을 받은 지 사흘 만에 나가사키에도 원자폭탄이 떨어졌습니다. 히로시마보다는 인명피해가 적었지만 7만 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는데요. 나가사키 주민들 가운데는 오바마 대통령이 히로시마만 방문하는 데 대해 소외감을 느낀다는 사람도 있습니다. 이때까지 히로시마의 그늘에 가려 나가사키는 늘 외면당하고 있었는데 오바마 대통령 역시 히로시마만 방문한다며, 나가사키를 직접 찾지는 않더라고 최소한 피해자들을 히로시마에 초청해야 한다는 의견이죠.

그리고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또 다른 원폭피해자들이 있는데요. 바로 피폭지에 있었던 한국인들입니다. 당시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있던 한국인 4만명에서 5만 명이 목숨을 잃었는데요. 이들은 일본으로 끌려가 강제노동에 시달리던 한국인들이었죠. 아직도 고통 가운데 살아가는 한국인 생존자들은 오바마 대통령의 방문으로 피폭을 초래한 가해자인 일본이 마치 피해자처럼 보일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오바마 대통령이 일본에 사과할 것이 아니라 전쟁을 일으킨 일본이 먼저 한국과 중국의 희생자들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죠.

이런 논란 가운데 오바마 대통령은 금요일(27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함께 원폭 피해자들을 추도하기 위해 세워진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을 방문해 헌화하고 연설도 할 예정입니다. 백악관은 두 정상이 2차 세계대전의 참상을 알리고 핵무기 없는 세계를 만들기 위해 계속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오바마 대통령의 역사적인 히로시마 방문에 전 세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오바마 대통령의 히로시마 방문을 둘러싼 찬반 논란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지금까지 김현숙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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