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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워싱턴주 승리, 과반수 대의원에 근접...부모와 사는 미 젊은이 많아져


미국 공화당의 유력 대선 주자인 도널드 트럼프 후보. (자료사진)
미국 공화당의 유력 대선 주자인 도널드 트럼프 후보. (자료사진)

미국 내 주요 뉴스를 정리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부지영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화요일(24일) 워싱턴 주에서 실시된 공화당 예비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손쉬운 승리를 거뒀는데요. 하지만 뉴멕시코 주에서는 트럼프 후보에 반대하는 격렬한 시위가 벌어졌습니다. 오늘도 미국 대통령 선거 관련 소식 먼저 전해 드리고요. 미국 법무부가 지난해 발생한 흑인 교회 총격 사건의 용의자에 대해 사형을 구형할 예정이란 소식, 또 독립하지 않고 부모와 함께 사는 미국의 젊은이들이 많아졌다는 소식, 차례로 전해 드립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먼저 화요일(24일) 미국 서부 워싱턴 주에서 열린 예비선거 결과 살펴볼까요?

기자) 네,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76%의 지지율을 보이면서 손쉬운 승리를 거뒀습니다. 공화당은 다른 후보들이 모두 사퇴하고 트럼프 후보만 남아있는데요. 트럼프 후보가 사실상 공화당 대통령 후보로 확정된 상황입니다. 하지만 이미 투표용지가 인쇄된 뒤에 후보들이 사퇴했기 때문에, 테드 크루즈 연방 상원의원과 존 케이식 오하이오 주지사의 이름이 투표용지에 남아 있었는데요. 두 후보는 워싱턴 주에서 각각 10% 지지를 받았습니다.

진행자)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는 높은 지지율로 이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과반수 대의원을 모으는 게 더 중요하지 않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공식적으로 대통령 후보를 선출하는 건 대의원들이니까 그렇습니다. 각 주를 대표하는 대의원들이 7월에 열리는 전당대회에 참가하는데요. 대부분 그 주에서 승리한 후보에게 투표하게 돼 있습니다.

진행자) 공화당 대통령 후보 지명을 받으려면, 전체 대의원 가운데 과반수인 1천237명이 필요한데요. 현재 트럼프 후보가 어느 정도나 대의원을 모았나요?

기자) 네, AP 통신 집계를 보면, 현재 과반수에 28명 모자라는 1천209명입니다. 하지만 CNN 방송은 트럼프 후보가 이미 1천237명을 확보했고, 8명만 더 모으면 된다고 보도했습니다. 어쨌든 트럼프 후보는 오는 6월 7일에 뉴저지 주 예비선거가 끝나면 과반수 대의원을 충분히 확보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날 캘리포니아와 몬태나, 뉴멕시코, 사우스다코타 주, 이렇게 5개 주도 선거를 치르지만, 뉴저지 주가 동부에 있으니까, 제일 먼저 결과가 나오게 되죠.

진행자) 트럼프 후보는 이제 11월에 열리는 본 선거를 염두에 두고 선거 운동을 벌이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후보가 화요일(24일) 뉴멕시코 주 앨버커키에서 선거 유세를 했는데요. 약 4천 명의 지지자들이 유세장에 모였습니다. 하지만 유세장 밖에서는 약 100명이 모여서 트럼프 후보에 반대하는 격렬한 시위를 벌였습니다. 시위자들이 경찰을 향해 물병과 돌을 던지는 등 시위가 폭력 사태로 번졌는데요. 폭동진압 복장을 한 경찰이 시위대를 해산시키기 위해서 연막탄을 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미국 서남부에 있는 뉴멕시코 주는 멕시코계 이민자들이 많이 사는 곳이기도 하죠?

기자) 맞습니다. 남쪽으로 멕시코와 국경을 접하는 곳인데요. 미국에서 중남미계 비율이 가장 높은 주이기도 합니다. 트럼프 후보는 멕시코 이민자들을 범죄자로 취급하고, 미국과 멕시코 국경에 높은 장벽을 세워야 한다고 발언해서 논란을 일으켰는데요. 특히 중남미계 이민자들의 반감을 샀죠. 그래서 수산나 마르티네스 뉴멕시코 주지사가 트럼프 후보의 부통령 후보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마르티네스 주지사가 또 멕시코계 아닙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게다가 여성입니다. 그래서 중남미계 표심을 얻고 여성 유권자들에게 다가가는 데 마르티네스 주지사가 트럼프 후보에게 도움이 될 거란 얘기인데요. 하지만 마르티네스 주지사는 아직 트럼프 후보 지지 선언을 하지 않았습니다. 앞서 마르코 루비오 연방 상원의원을 지지하면서, 트럼프 후보를 강하게 비판했었죠. 트럼프 후보 역시 화요일(24일) 유세에서 마르티네스 주지사가 일을 잘 못해서 뉴멕시코 주가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네, 공화당 상황 살펴봤고요. 이번에는 민주당 쪽 볼까요?

기자) 민주당은 지난 3월 말에 이미 워싱턴 주에서 당원대회 방식으로 경선을 치렀습니다. 당시 버니 샌더스 연방 상원의원이 73%대 23%, 압도적인 지지율 격차를 보이면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눌렀습니다. 하지만 대의원 수에서 클린턴 후보가 크게 앞서고 있는데요. 민주당 대통령 후보 지명을 받으려면, 과반수 대의원 2천383명이 필요한데요. AP 통신 집계에 따르면, 이제 클린턴 후보는 78명만 더 있으면 됩니다.

진행자) 샌더스 후보는 어떻습니까?

기자) 거의 900명이 더 필요합니다. 이변이 일어나지 않는 한, 민주당 대통령 후보는 클린턴 전 장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민주당 대선 후보 지명을 받기 힘든 상황이란 점을 샌더스 후보도 인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중도 사퇴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하는데요. 샌더스 후보는 지난주에 실시된 켄터키 주 경선과 관련해 재점검을 요청했습니다. 샌더스 후보는 켄터키 주에서 0.5% 포인트, 약 2천 표 차이로 클린턴 후보에게 패했습니다.

진행자) 재점검이라고 하셨는데, 재검표와는 다른 건가요?

기자) 다릅니다. 재검표는 일일이 표를 다시 확인하고 세는 것이고요. 재점검은 각각의 표를 확인하지 않습니다. 투표 기계와 부재자 투표만 점검하는 거죠. 또 재검표는 샌더스 후보 측에서 비용을 대야하고, 재점검은 주에서 비용을 댄다는 차이도 있다고 합니다.

진행자) 클린턴 후보는 빨리 민주당 경선을 마무리 짓고 11월 본 선거에 대비하길 바라는데, 샌더스 후보 측은 오히려 지난 선거 결과를 재점검해달라고 요청했군요.

기자) 네, 샌더스 후보가 경선을 포기하지 않고 계속 남아있으면서, 민주당 내 분열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트럼프 후보가 공화당 후보로 확정됐지만, 트럼프 후보에게 투표하느니, 민주당의 클린턴 후보를 찍겠다는 사람이 있다고 전에 말씀 드렸는데요. 민주당 내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는 겁니다. 샌더스 후보 지지자들 가운데 차라리 트럼프 후보를 찍겠다는 사람이 나오고 있다고 뉴욕타임스 신문이 보도했는데요. 민주당의 단합이 클린턴 후보에게 큰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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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듣고 계십니다. 지난해 발생한 흑인 교회 총기 난사 사건과 관련한 소식이 들어왔는데요. 자세히 전해주시죠.

기자) 네, 연방 법무부가 이 사건의 용의자 딜런 루프에게 사형을 구형할 예정입니다. 로레타 린치 법무장관은 화요일(24일) 발표한 성명에서 “모든 관련 사실과 법적 문제를 철저히 검토한 결과, 사형을 구형하기로 했다”고 밝혔고요. “범죄의 성격과 그 결과 발생한 피해에 따라서 이 같은 결정을 내리게 됐다”고 린치 장관은 설명했습니다. 루프의 변호를 맡고 있는 데이비드 브룩 변호사는 이번 법무부 발표에 대해 논평을 거부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먼저 이 사건이 어떤 사건인지부터 살펴보고 넘어갈까요?

기자) 네, 지난해 6월에 일어난 일인데요. 미국 동남부 사우스캐롤라이나 주 찰스턴에 있는 유서 깊은 흑인 교회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당시 9명이 숨졌는데요. 모두 흑인이었습니다. 이 사건은 백인 우월주의자가 흑인들을 겨냥해 저지른 증오 범죄로 드러났는데요. 증오 범죄라면, 특정 인종이나 종교 신자, 성 소수자와 같이, 자신과 다른 사람이나 사회적 약자에게 아무 이유 없는 증오심을 품고 폭력을 가하는 행위를 말하죠.

진행자) 용의자 딜런 루프가 정확히 어떤 혐의를 받고 있습니까?

기자) 루프는 사우스캐롤라이나 주 검찰과 연방 검찰에 의해 모두 살인 혐의로 기소됐는데요. 9건의 살인 혐의와 3건의 살인 기도 혐의 등을 받고 있습니다. 또 증오 범죄와 종교 방해, 총기 관련 혐의 등 33개 연방 혐의를 받고 있죠. 연방 검찰은 찰스턴 시 연방 법원에 제출한 서류에서 용의자 딜런 루프가 아프리카계 미국인들과 다른 인종들에 대해서 증오와 혐오심을 드러냈고, 흑인 교회 총격 사건은 이런 적대감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설명했는데요. 사회에 미치는 파급력을 극대화하기 위해서 교회에서 성경 공부를 하는 사람들을 희생자로 택했다는 겁니다.

진행자) 루프가 체포된 뒤에 범행을 후회한다고 말한 적이 있나요?

기자) 없습니다. 검찰은 루프가 전혀 뉘우치는 기색이 없다는 점도 사형 구형을 결정하는 데 영향을 미쳤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루프가 범행 전에 인종차별을 상징하는 남부연합기를 들고 찍은 사진과 인종차별 내용을 담은 글을 인터넷에 올리기도 했는데요. 이 때문에 미국에서 남부연합기 퇴출 운동이 벌어지기도 했죠?

기자) 맞습니다. 대표적으로 사우스캐롤라이나 주 의회 의사당 앞에 걸려 있던 남부연합기가 철거됐죠. 남부연합기라면, 남북전쟁 당시 남군 사령관 로버트 리 장군의 군대가 사용했던 전투깃발을 말하는데요. 남부연합은 노예제도 폐지에 반대해서 미 연방에서 탈퇴한 남부 주들이 만든 거 아닙니까? 그래서 흑인이나 미국인들 가운데는 남부연합기가 인종차별을 상징한다면서 거부감을 보여왔습니다.

진행자) 사건이 발생한 지 거의 1년이 다 돼가는데요. 용의자 루프에 대한 재판은 언제 열리게 되나요?

기자) 연방 재판은 아직 날짜가 정해지지 않았는데요. 주 차원에서 열리는 재판은 내년 1월 중순에 시작될 예정입니다. 사우스캐롤라이나 주 검찰도 앞서 루프에게 사형을 구형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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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 소식입니다. 미국에서 나이가 들어도 독립하지 않고 부모와 동거하는 젊은이들이 많아지고 있다고 하는데요. 그 배경과 이유가 뭔지, 오늘 마지막 소식으로 알아보죠.

기자) 네, 'empty nest'란 말이 있죠? 빈 둥지란 뜻인데요. 미국에서는 보통 자녀들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나면 독립해 따로 나가 살고 그렇다 보니 자녀가 장성한 부모들은 텅 빈 집에서 단둘이 사는 것이 흔한 모습이었는데요. 최근 부모들의 빈 둥지들이 채워지고 있다고 합니다. 미국의 여론조사 기관인 퓨리서치 센터가 흥미로운 보고서를 발표했는데요. 부모와 함께 사는 밀레니얼(millennials)의 비율이 결혼이나 동거를 하면서 새로운 가정을 꾸린 비율보다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밀레니얼이라고 하면 1980년대 초반 이후에 출생한 젊은이들을 말하죠?

기자) 맞습니다. 나이로 따지면 18살에서 34살 사이의 젊은이들인데요. 밀레니얼 세대 중 32.1%가 부모의 집에서 사는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결혼이나 동거로 독립해 사는 비율 31.6%를 근소한 차이로 앞선 건데요. 부모와 같이 사는 젊은이가 배우자와 같이 사는 젊은이를 앞선 건 1880년에 관련 수치를 기록하기 시작한 이후 처음입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130여 년 만에 처음인데, 이렇게 부모와 함께 사는 젊은이들이 많아진 이유가 뭘까요?

기자) 아무래도 경제적인 이유를 들 수 있겠는데요. 미국의 경제가 나빠지면서 직장을 찾거나 소득을 갖기 어려워진 젊은이들이 부모와 함께 살면서 돈을 아낀다는 겁니다. 부모님 집에는 가구나 생활용품 등이 갖추어져 있으니까 따로 구입할 필요가 없고 또 생활에 필요한 공과금 등도 부모님이 내니까 지출을 줄일 수 있는 거죠.

진행자) 그리고 요즘은 과거에 비해 결혼도 늦게 하지 않습니까? 젊은이들의 독립이 늦어지는 데는 바로 이 영향도 있을 것 같은데요?

기자) 맞습니다. 독립한 젊은이의 비율이 가장 높았던 때가 1960년대인데요. 당시는 결혼 연령이 매우 낮았습니다. 결혼 평균 연령이 여성의 경우 20살, 남성은 22살이었는데요. 지금은 여성이 27살, 남성은 29살입니다.

진행자) 7살이나 높아졌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그리고 1960년대에는 25살이 넘은 젊은이 중 결혼을 한 번도 하지 않은 비율이 10명 중 1명꼴이었는데 현재는 5명 중 한 명꼴입니다. 또한, 1960년과 비교해서 부모 외에 다른 형태로 동거하는 비율 역시 높아졌는데요. 기숙사나 조부모, 형제자매 등과 함께 사는 비율이 1960년대에는 13%에 지나지 않았는데 현재는 22%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 같은 추세가 성별이나 인종에 따른 차이를 보이진 않았는지 궁금하군요?

기자) 조금씩 차이가 있었습니다. 여성보다 남성이 부모를 떠나지 않고 더 의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아무래도 여성이 더 젊은 나이에 결혼해서 부모 곁을 일찍 떠나다 보니까 더 그런 경향이 있겠고요. 인종 별로 보면, 백인에 비해 흑인이나 중남미계, 인디언 원주민이 부모와 동거하는 비율이 더 높았습니다. 특히 빈곤한 가정 출신일수록 부모 곁을 떠나지 못하는 비율이 높았는데요. 경제적인 이유 때문인 것으로 보고서는 분석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부지영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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