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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전문가들, 김정은 체제 안정성 엇갈린 전망


지난 10일 평양 김일성 광장에서 7차 당 대회 경축 군중집회가 열린 가운데,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주석단 위에서 손을 흔들고 있다. (자료사진)

지난 10일 평양 김일성 광장에서 7차 당 대회 경축 군중집회가 열린 가운데,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주석단 위에서 손을 흔들고 있다. (자료사진)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이 김정은 체제의 안정성 여부에 대해 엇갈린 관측을 내놨습니다. 처형과 숙청을 두려워하는 주변 핵심 세력의 불안이 날로 확산되고 있다는 지적이 있는가 하면, 공포 통치를 통해 오히려 권력을 공고히 했다는 평가도 나왔습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엘리트 계층에서 확산되는 불만을 북한 정권 변화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전문가들의 분석을 백성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7차 노동당 대회를 통해 사회통제체제를 강화하고 핵 보유 입장을 공식화하며 소위 ‘김정은 시대’를 선언한 북한. 그러나 김정은의 절대 권력 이면에 핵심 계층의 동요가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는 관측이 많아졌습니다.

제임스 켈리 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VOA’와 전화인터뷰에서 북한의 고위 관리들이 처형이나 감금될 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느끼며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제임스 켈리 전 차관보]

이런 환경 속에서 자신의 속내를 털어놓기 시작한 북한인들이 과거보다 많아졌으며, 이는 정보의 확산과 관계가 깊어 보인다는 설명입니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엘리트 계층의 누적된 불만이 미미한 경제적 성과와 국제사회의 대북 압박과 맞물려 북한의 전략적 환경을 장기적으로 악화시킬 가능성을 주목했습니다.

데이비드 스트로브 스탠포드대학 한국학연구소 부소장은 특히 점차 더 많은 북한 지도부 인사들이 이런 상황을 이해하게 되면서 국가 전략을 바꾸든지, 아니면 핵심 계층 간 충돌로 비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무엇보다 장성택을 비롯해 군부와 민간 부문 고위 당국자들에 대한 잔인한 숙청이 엘리트 계층의 심리적 긴장을 심각한 수준까지 끌어올렸다고 보는 겁니다.

실제로 김정은 위원장 집권 이후 4년 동안 처형된 간부는 1백 명이 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한국 국가정보원 산하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이 지난해 말 집계한 수치인데, 선대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집권 초기 4년간 10명을 처형했던 것과 비교할 수 없는 규모입니다.

미첼 리스 전 국무부 정책기획실장은 이 같은 추세를 북한 고위 관리들이 “잠을 설칠” 분위기로 표현했습니다. 또 북한 관리들의 탈북을 유도할 수 있는 충분한 기회로도 풀이했습니다.

미국의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의 이 같은 통치 방식이 북한 정권을 오히려 취약하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켄트 칼더 존스홉킨스대 국제정치대학원 교수는 지난 25년간 북한 정권의 즉각적인 붕괴를 오판한 이들이 많았지만, 국내 불안과 외부의 안보 위협이 커지면서 현 정권의 생존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 현실 또한 부인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런 면에서 김정은 체제는 1945년 이래 가장 불안정한 정권이라는 진단입니다.

북한 정권의 불안정성에 무게를 두는 전문가들은 북한 ‘핵심 계층’의 범위를 이른바 ‘돈주’로 불리는 신흥 부유층까지 확대해, 김정은 정권이 이들의 경제적 욕구를 만족시키지 못할 것이라는 점을 치명적 한계로 인식했습니다.

미국의 동북아 전문가 고든 창 변호사는 현재 북한에 “돈의 문화”가 스며들고 있어 김정은이 주민들의 삶을 빠른 시간 안에 개선시켜야 한다는 부담을 안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그런 목표는 군비를 축소해야 가능한 일인데, 핵무기 개발을 추진하는 김정은으로선 그런 선택을 할 수 없는 딜레마를 안고 있다고 풀이했습니다.

전문가들은 결국 북한의 주민들이 그런 한계의 가장 큰 피해자가 된다는 점에서 엘리트 계층 뿐아니라 일반 주민들의 결속력 또한 느슨해지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수미 테리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한국담당 보좌관은 특히 중국과의 접경 지역을 통한 비공식 경로로 들어가는 정보가 늘면서 정권에 대한 주민들의 근거 없는 믿음이 희미해지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김정은이 잠재적 경쟁자들을 숙청과 공포정치로 억누르고 있지만, 이는 장기적으로 권력 기반만 약화시킬 것이라는 해석입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더 나아가 미국과 한국이 이런 변화를 바라만보지 말고 한반도 통일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적극적인 주장을 폈습니다.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북한의 엘리트 계층이 김정은의 잔인한 통치 방식에 극도의 공포를 느끼면서도 한국으로의 탈출이나 한반도 통일을 대안으로 여기지 않고 있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이들은 현재 불안한 가운데서도 어느 정도의 지위와 재력을 누리고 있는데, 북한을 벗어나 한국에 정착할 경우 그런 특혜를 보장받을 수 없다고 인식한다는 설명입니다.

베넷 연구원은 북한의 엘리트들이 통일을 이득으로 느끼지 않는 한 평화통일은 절대 이뤄질 수 없는 만큼, 탈북 혹은 통일을 통해 개인적 혜택을 누릴 수 있다는 믿음을 이들 특수계층에 심어줘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반면 일부 전문가들은 북한 엘리트들의 동요가 북한 정권에 위험 요소라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김정은 체제의 견고성이 선대에 비해 약하다고 볼 수 없다는 대조적인 견해를 보였습니다.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대량살상무기정책조정관은 극도로 비정상적 사태가 벌어지지 않는 한 김정은이 한동안 지도자 자리를 지킬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녹취: 게리 세이모어 전 조정관]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김정은을 아버지 김정일 보다 카리스마 있는 인물로 평가하면서, 김정은이 세상의 이목을 끄는 걸 즐기고 일반 주민들과도 활발히 접촉하고 있다는 예를 들었습니다. 이어 양손에 핵무기와 경제 개발 카드를 각각 들고 있는 김 위원장이 두 가지 목표를 어떻게 균형을 맞춰 추진해나갈지 관심사라고 말했습니다.

켄 고스 미 해군분석센터 국제관계국장 역시 북한의 핵심 계층 내에서 권력 투쟁이 계속될 것이라면서도, 김정은의 입지는 어느 누구도 반대하지 못할 만큼 당분간 공고히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북한의 7차 당대회는 가히 김정은의 대관식이라고 할 만 하다는 지적입니다.

고스 국장은 따라서 김정은 체제를 북한의 역대 정권 가운데 가장 불안정한 정권으로 볼 수 없다는 견해를 보였고 일부 전문가들 역시 비슷한 입장을 밝혔습니다.

존 페퍼 ‘외교정책포커스’ 소장은 6.25전쟁을 일으켜 한반도를 뒤흔들었던 김일성 주석이나 최악의 경제 위기를 불러왔던 김정일 위원장이야말로 김정은 보다 훨씬 불안정한 지도자였다고 평가했습니다. 김정은이 전임 지도자들로부터 시작된 핵 프로그램을 계승하고 고위 관리들을 처형함으로써 불안정을 야기하고 있지만 숙청 규모 역시 김일성 대에 비할 바가 아니라는 겁니다.

마이클 오핸론 브루킹스 연구소 선임연구원도 김일성, 김정일 정권 모두 주변국들에 폭력을 행사하며 김정은 보다 더욱 위험한 행보를 보였다며, 김정은 체제를 가장 불안정한 정권으로 볼 수 없다는데 의견을 같이했습니다.

이처럼 북한 정권을 비교적 안정적으로 평가하는 전문가들은 김정은 식 공포정치 역시 다른 각도에서 바라봤습니다. 앤드루 스코벨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김정은 측근에 대한 숙청이 탈북을 조장하기 보다 오히려 두려움을 확산시켜 그런 행동을 막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따라서 7차 당대회 이후 북한의 행보를 주시하고 있습니다.

찰스 암스트롱 컬럼비아대 교수는 북한이 핵개발 행보를 계속하는 한 미래는 암울하다면서도, 당대회 이후 대화와 개혁을 선택할 수 있는 기회가 남아있다고 말했습니다.

암스트롱 교수는 김정은 위원장이 자신의 지도력을 공고히 할 목적으로 열린 이번 당대회 이후에도 숙청을 계속한다면 이야말로 정권의 불안정성을 보여주는 징표로 읽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VOA 뉴스 백성원 입니다.

[VOA 기획 인터뷰 ‘김정은 체제 전망’ 전문 (13명·무순) ]

· 제임스 켈리 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 북한의 노동당 대회는 36년 만에 열렸다는 사실 외에 특이점을 찾기 어렵다. 김정은의 즉위식이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한국과 미국의 고위 당국자들의 북한 관련 발언을 보면 북한의 불안정성에 대한 긴장감과 우려가 느껴진다. 하지만 북한의 불안정성에 대한 증거는 여전히 분명치 않다. 국제사회의 제재 압박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잘못된 길로 가면서 국제적인 문제를 계속 만들고 있다는 사실에 변화가 별로 없기 때문이다. 미국과 한국이 취한 다양한 대북 접근법과 관계없이 북한은 과거와 동일한 혹은 더 안 좋은 행동을 하고 있다. 이게 북한 문제의 본질이라고 할 수 있다. 국제사회는 북한의 핵실험을 막기 위해 제재를 강화하는 등 온갖 수단을 동원했지만 결국은 제재를 완전히 이해하지 않은 중국의 한계에 부딪혔다. 북한의 핵실험을 막는 거의 유일한 방법은 북한을 군사 공격하는 것이지만, 전쟁의 파괴력을 잘 아는 미국과 한국이 그런 결정을 할 리 없다. 북한을 상대하면서 금지선을 제시하는 건 좋은 방안이 아니다. 금지선은 북한이 교묘한 방법으로 이를 위반할 기회만 제공하고, 금지선을 그은 주체를 종이호랑이로 보이도록 만들기 때문이다. 김정은 체제의 안정성 여부를 김일성, 김정일 시대와 직접 비교하기 어렵다. 그가 처한 환경이 많이 변했기 때문이다. 고위 관리들의 숙청으로 미뤄 내부 불안정이 심화됐다는 관측이 계속 나오고 있지만, 최근 당대회를 통해 권력이 매우 안정돼 있는 듯 외부에 과시하려는 듯 보인다. 측근을 대상으로 한 김정은의 숙청 행태를 보면서 고위 관리들이 두려움을 가질 것이다. 자신들이 처형되거나 가족과 함께 감금될 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어려운 상황을 맞고 있을 것이다. 자신의 속마음을 말하기 시작한 북한인들이 과거보다 많아진 것으로 아는데, 이는 정보의 확산과 관계가 깊은 것으로 보인다. 북한 외교관들 뿐아니라 내부에 있는 사람들도 외부 세계에 대해 더 잘 알게 됐고, 자신들이 처한 특수한 처지를 이해하기 시작했다. 특히 고위 관리들은 외부세계를 경험한 뒤 북한으로 돌아가 어려운 상황을 목격한 뒤 다시 외국으로 나오기도 한다. 이 때문에 북한 당국은 개인들이 모여 음모를 꾸미지 못하도록 공포 정치로 철저한 통제를 유지하는 것이다.

·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대량살상무기정책조정관: 김정은 정권의 미래를 예측하기에는 북한의 내부 정치에 대한 이해가 여전히 부족하다. 김정은은 잠재적 경쟁자에 대한 숙청과 처형 등을 통해 권력을 공고히 한 것이 분명해 보인다. 어떤 면에서 그는 아버지 김정일보다 카리스마 있는 지도자가 아닌가 싶다. 세상의 이목을 즐기고 일반 주민들과의 만남도 자주 갖고 있다. 또 나름 경제 개혁의 중요성도 강조한다. 한 손에는 핵무기 카드를, 다른 한 손에는 경제 개발 목적을 들고 있는 김정은이 이 두 가지를 어떻게 균형을 잡을지 관심사다. 매우 비정상적인 상황이 벌어지지 않는 한 김정은이 한 동안 북한의 지도자 자리를 지킬 것이라는 게 내 판단이다. 현재로선 그가 입지를 매우 공고히 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5차 핵실험을 할 경우 스스로도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북한이 중국의 안보 관련 이해 관계를 해치는 행동을 계속하는 데 대해 중국 당국의 분노가 더욱 커질 것이다. 북한의 최근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의 한반도 배치로 이어지는 데 대해서 중국은 위협을 느꼈고, 유엔 안보리의 강력한 대북제재에 동의한 것도 이 때문이다. 북한이 추가 핵실험을 강행할 경우 중국은 더욱 강력한 안보리 제재에도 찬성할 것이다. 북한의 엘리트들이 생명의 위협을 느낀다는 사실이 김정은 체제에 위험 요소다. 그들은 처벌이 다가오고 있다는 걸 직감하면 신속히 탈북을 감행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김정은 정권 핵심 세력의 역학관계를 충분히 이해할 수 없는 상황에서 이 역시 속단할 수 없다.

· 수미 테리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한국담당 보좌관: 김정은과 그의 정책은 그의 아버지나 할아버지 때보상당히 다 더욱 경솔하고 위험해 보인다. 나는 김정은의 앞 날이 밝지 않다고 생각한다. 북한의 거듭되는 도발과 핵, 미사일 시험 뿐아니라 김정은이 내리는 결정들을 볼 때 정권의 미래가 상당히 불확실해 보인다. 그의 결정들을 보면 무분별하고 변덕스러우며 충동적인 성향을 읽을 수 있다. 그가 스스로의 결정이나 행동으로 나타날 결과에 대해 분명한 그림을 갖고 있는지 의심스럽다. 한국이나 미국을 향한 도발도 선을 한참 넘어서는 등 아무도 원치 않는 충돌을 촉발시킨다. 북한이 향후 5차 핵실험을 하더라도 국제사회가 현재로선 제한된 조치만 취할 수 밖에 없어 북한 정권에 자살 행위가 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고립이 심화되고 대북 제재 또한 더욱 촘촘해 질 것이다. 북한이 그런 상태로 오랫동안 버틸 수 있다 하더라도 중국이 실제로 제재 이행에 나선다면 정권에 심각하게 부정적인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전 세계에서 외교적으로 가장 고립돼 있는 김정은 체재야 말로 북한의 독재자들 중에서도 가장 불안정한 정권이다.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 가장 가까운 동맹이자 후원자인 중국조차 인내심을 잃어가고 있다는 조짐을 보여주고 있다. 게다가 2013년 장성택 처형 이후 계속된 엘리트들에 대한 숙청으로 인해 엘리트 계층에서 정권의 장기적 지지 기반마저 근본적으로 흔들리고 있다. 김정은 집권 이후 당과 군 고위 관리 가운데 절반 가까운 세력이 숙청됐다. 그리고 세뇌와 정보 통제를 통한 정권의 강력한 지배력 무너져 가고 있다. 중국과의 접경 지역을 통한 비공식 경로로 들어가는 정보가 늘어나면서 정권에 대한 근거 없는 믿음이 희미해지고 김 씨 일가의 통제 아래 있는 주민들 간의 결속력도 약해져 가고 있다. 나는 이 같은 경향을 김정은 정권의 취약성을 말해주는 신호로 본다. 김정은도 이런 현실을 알고 있고, 이 때문에 자신의 절대 권력에 도전할 수 있는 잠재적 경쟁자들을 제거하는데 열을 올리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김정은이 이렇게 정권내 잠재적 경재자들을 숙청과 공포정치로 억누르고 있지만, 이는 장기적으로 김정은에 대한 엘리트들의 지지를 약화시킬 것이다. 한때 2인자로서 막강한 권력을 갖고 있던 김정은의 삼촌 장성택을 비롯해 수많은 고위 관리들이 처형되면서 엘리트들은 김정은을 지도자로 받들 가치가 있는지 의문을 키워 나갈 것이다. 그들 중 누구도 김정은의 다음 처형 대상이 되지 말라는 법이 없기 때문이다. 북한이 이토록 오래 지속될 수 있었던 주요 원인은 당과 군부, 정부 실세들의 지지를 확보하고 유지할 수 있었던 김 씨 일가의 역량이라고 할 수 있다. 엘리트들은 현 체재가 지속되는 데 기득권을 갖고 있다. 하지만 장성택과 다른 고위 관리들이 잔혹하게 처형되는 모습을 지켜본 정권 실세들이 장기적으로 충성심을 가질 수 있을지 의심스럽다는 얘기다. 정권 내 최고위 관리들이 자신의 지위와 생명에 대해 더욱 불확실하게 느끼면서 김정은은 엘리트들로부터 역풍을 맞을 수 있으며 결국 정권의 불안정 혹은 엘리트들의 탈북 행렬이 이어질 수 있다.

· 앤드루 스코벨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 김정은 정권이 변화 보다는 현재의 방향을 그대로 유지할 것으로 본다. 또 김정은이 사망하거나 건강이 악화되지 않는 한 정권이 공고히 계속될 것으로 예상한다. 측근에 대한 숙청이 탈북을 조장하기 보다는 오히려 두려움을 확산시켜 그런 생각을 못하도록 막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 데이비드 스트로브 스탠포드대학 한국학연구소 부소장: 북한 당국은 핵무기 계획으로 미국과 한국을 위협해 핵 보유국으로 인정받고 제재에서 벗어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절대 뜻대로 되지 않을 것이다. 대신 북한이 추가 핵실험과 같은 대규모 도발을 할 때마다 국제적 압박은 더욱 강화될 것이다. 각국의 대북 지원은 전례 없이 낮은 수준이고 이에 따라 북한은 더욱 고립돼 있다. 최근 개최된 7차 노동당 대회는 각국 고위인사가 참석했던 36년 전 6차 대회와 대조된다. 또 북한 경제가 다소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한국 경제의 성장률은 매년 북한 전체 경제 규모를 능가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의 전략적 환경은 장기적으로 매년 악화될 것이다. 그리고 점차 더 많은 북한 지도층 인사들이 이런 상황을 이해하게 될 것이다. 결국 지도부가 방향을 바꾸든지, 아니면 지도부 내 충돌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장성택을 비롯해 군부와 민간 부문 지도층에 대한 숙청은 엘리트 계층 사이의 심리적 긴장이 이미 심각한 수준에 달했음을 보여준다. 한국, 미국, 그리고 국제사회는 북한이 방향을 바꿀 때까지 외부세계에 대한 북한의 폭력 가능성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

· 고든 창 변호사/동북아 전문가: 김정은은 거의 성취 불가능한 과제를 안고 있다. 그의 경제와 핵무기 개발을 동시에 추진하는 병진정책은 외부세계의 지원을 필요로 한다. 다시 말해 김정은은 국제사회의 지원을 얻어야 하지만 그럴 수 없다는 뜻이다. 김일성 주석 역시 말년에 김정은과 비슷한 정책을 추진했지만 실패했다. 그러나 김정은은 그의 할아버지와 달리 지속되는 경제적 실정 속에서 권력을 온전히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다. 현재 북한에는 “돈의 문화”가 스며들고 있어 김정은은 주민들의 삶을 빠른 시간 내에 개선시켜야 한다. 군비를 축소하지 않고는 불가능한 일이지만 김정은은 실제로 그렇게 할 수 없을 것이다. 자칫 군부 장성들의 불만이 폭발하는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북한의 5차 핵실험은 국제적 압박 수위를 높일 것이다. 현재 대북제재는 정권을 설득시키기 위한 것이지 파괴시킬 정도로 강하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이 추가 핵실험에 나설 경우 제재가 더욱 강화될 것이고 북한 경제는 구석으로 몰릴 수 있다. 1990년대 고난의 행군 시기를 겪은 김정일 정권이야말로 가장 취약한 정권이었지만, 군부를 틀어쥐면서 동시에 주민들을 실망시키고 있는 김정은 정권 역시 취약성 면에서 아버지의 뒤를 잇고 있다. 그리고 언제든 가장 취약한 정권이라는 오명을 쓸 수 있다. 그는 또 수많은 고위 관리들을 숙청함으로써 남아 있는 관리들로하여금 생존을 염려하게끔 만들었다. 위험 수위를 높여 내부 비판세력들의 탈출 동기를 높이고 있다는 뜻이다. 젊고 취약한 지도자가 택하기에 현명한 전략이 아니다.

· 미첼 리스 전 국무부 정책기획실장: 중국이 대북 식량과 에너지 지원을 철저히 제한하지 않는 한 북한의 현 상황은 상당히 오랫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1990년대 중반 김일성 주석 사후 고난의 행군 시절 김정일 정권의 붕괴 예측이 들어맞지 않았듯이 김정은 정권의 불안정성 여부도 현재로선 가늠하기 어렵다. 김정은이 장성택을 비롯한 측근들을 숙청하면서 다른 고위 관리들도 “잠을 설칠 것”으로 본다. 정보 기관이 북한 관리들의 탈북을 유도할 수 있는 충분한 기회가 있다고 생각한다.

· 마이클 오핸론 브루킹스 연구소 선임연구원: 김정은에 대한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가 반개혁적 성향을 보이고 자국민들에게 잔인한 행동을 하며 핵과 미사일 시험을 계속함으로써 주민들의 고통과 한반도의 위험성을 지속시키고 있다. 1980년대 이후 중국과 베트남이 밟았던 개혁의 길을 걸어야 하는 게 그의 의무다. 북한이 5차 핵실험이 자살 행위는 아니겠지만 그렇다고 큰 성과를 거두지도 못한 채, 이제는 너무나 익숙해진 위험하고 바람직하지 못한 행동 양식을 강화하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다. 김정은 체재가 가장 불안정한 정권이라고 말할 수 있을지 확신이 안 간다. 김일성과 김정일은 한국, 미국, 일본에 폭력을 행사하며 김정은 보다 더 위험한 행동을 했었기 때문이다. 김정은의 측근들에 대한 숙청이 일부 엘리트들의 탈북으로 이어지겠지만 동시에 (그런 시도를 못하도록) 겁을 먹게 할 수도 있다. 잔인한 독재자는 폭력을 통해 권력 기반을 강화하는데 불행하게도 그런 방법을 통해 종종 성공을 거둔다.

· 켄트 칼더 존스홉킨스대 국제정치대학원 교수: 지난 25년간 북한 정권이 즉각 붕괴할 것이라고 오판한 이들이 많았다. 하지만 국내 불안과 외부에 대한 안보 위협이 커지면서 현 정권의 생존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는 점 또한 의심할 여지가 없다. 특히 북한이 추가 핵실험에 나설 경우 강력한 제재와 중국의 더욱 적극적인 이행이 따르면서 북한이 훨씬 더 힘든 상황을 맞게 될 것이다. 김정은 체재는 1945년 이래 가장 불안정한 정권이고, 내부 권력층에 대한 거듭된 숙청은 그들의 탈북을 유도하게 될 것이다.

· 존 페퍼 ‘외교정책포커스’ 소장: 대외관계나 노동당 내부에 심각한 변화가 생기지 않는 한 김정은 체제 하에서 급진적 변화를 기대하기 어렵다. 현 상황이 지속된다면 김정은은 소규모의 경제 개혁 조치를 취하는 동시에 내부 통제와 핵 억지력을 강화할 것이다. 앞으로 군의 통제력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이지만 그렇다고 해도 북한의 정치경제적 방향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북한이 거부할 수 없는 수준의 대규모 경제적 유인책을 핵 프로그램 동결의 대가로 제공할 경우 북한의 계산이 달라질 수 있다. 이를 통해 세계 경제와의 교류가 보다 활발해지고 내부 변화 역시 이뤄질 잠재성이 있다고 본다. 북한의 핵물질 판매나 핵무기 사용은 완전히 다른 차원의 문제가 될 것이지만 핵 실험은 금지선으로 규정된 적도 없고 그저 경제적 제재만을 불러왔을 뿐이다. 따라서 북한이 5차 핵실험을 한다 해도 서방의 정책은 달라지지 않을 것이고 군사적 개입 역시 없을 것이다. 북한의 지도자들은 모두 불안정한 결과를 가져왔다. 김일성은 억압의 정도로 볼 때 가장 불안정한 독재자였다. 6.25 전쟁을 일으킴으로써 한반도를 뒤흔들어 놓지 않았나? 김정은은 나라 전체를 최악의 경제 위기로 빠뜨렸다는 점에서 가장 불안정한 지도자였다. 김정은은 전임 지도자들이 시작한 핵 프로그램을 계승하고 고위층을 숙청함으로써 불안정을 야기하고 있지만 숙청 규모 역시 그의 할아버지의 행동에 비할 바가 아니다. 이런 숙청의 공포 때문에 고위 관리들 역시 자신의 거취를 심사숙고 할 것이다. 그런 고민이 자신의 권력 기반 강화나 불만 표출 같은 형태로 나타날 수도 있지만 반드시 탈북을 의미하는 건 아니다. 김정일 시대에도 황장엽 탈북 사건이 발생했고 김정은 통치 하에서도 그런 일들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숙청된 인사들의 자리를 차지한 관리들은 충성의 대가 또한 크다는 신호를 지도층에 계속 보낼 것이다.

· 찰스 암스트롱 컬럼비아대 교수: 북한이 현재와 같은 핵개발 행보를 계속 보인다면 미래는 암울하다. 하지만 북한으로선 7차 당대회 이후 대화와 개혁을 선택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 김정은은 북한이 미국과 비핵화 대화를 할 수 있다고 암시했으나 실행되기 힘들 것이다.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는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 이미 매우 강해졌고, 중국이 제재를 강하게 이행하지 않는 한 국제사회가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다. 하지만 북한이 5차 핵실험을 강행한다면 국제사회와 중국의 압박이 더욱 강해져 북한 경제에 큰 피해를 입힐 수 있다. 김정은은 세 명의 김 씨 일가 지도자 가운데 가장 잔인하고 예측할 수 없는 인물로 보인다. 앞으로 고위 관리를 포함한 탈북자가 늘어날 것으로 보이지만 엘리트 계층은 이미 김정은 정권에 너무 많은 이해가 걸려있다. 이번 7차 당대회는 김정은의 지도력을 공고히 할 목적으로 열렸는데, 만약 이후에도 숙청이 계속된다면 정권 자체의 불안정을 보여주는 징표가 될 것이다.

· 켄 고스 미 해군분석센터 국제관계국장: 김정은이 7차 당대회에서 북한이 핵 보유국임을 천명한 것은 당대회 이후 5차 핵실험을 하겠다는 의미일 수도 있고, 혹은 핵 보유국 천명을 통해 국제사회의 지원을 얻어낼 수 있는 외교로 돌아가겠다는 뜻일 수도 있다. 김정은의 가장 주요한 목표 가운데 하나가 경제 발전인데, 현 시점에서 북한이 한반도 긴장을 높여 미국과 한국과의 관여 기회를 노리려 할 지 분명치 않다. 북한의 고위 계층 간 권력 투쟁은 계속되겠지만 아무도 김정은에게 반대하지 못할 것이고 정권 내 그의 입지는 당분간 공고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당대회는 김정은의 대관식이라고 할 만 하다. 앞으로 주민들에게 경제적 혜택이 돌아가도록 시장에 대한 규제가 다소 완화될 것이지만 엄격한 내부 탄압은 계속될 것이다. 북한이 5차 핵실험을 강행할 경우 중국의 제재 이행을 더욱 부추길 것이다. 하지만 과거보다 더 강력한 현 제재도 북한의 핵무기 프로그램 개발을 막지 못하고 있다. 제재에 굴복할 경우 미국과 한국의 압박은 더 거세질 것이라는 게 북한 당국의 계산이다. 핵 실험을 계속함으로써 ‘전략적 인내’ 정책이 작동하지 않는다는 걸 입증하고 한국과 미국의 관여 정책을 이끌어내려는 것이다. 김정은 체재를 북한의 역대 지도자들 가운데 가장 불안정한 정권으로 볼 수 없다. 그는 약세에 처한 상황에서 역내 정치적 게임에 참여하는 방법을 배우고 있는 실용적 지도자 임을 입증했다. 많은 어려움 가운데서도 비대칭 전술을 통해 병진노선을 고집하고 있는 김정은이 제정신이 아닌 듯 보이지만, 그건 그를 과소평가하는 위험을 감수하는 것이다. 김정은의 잦은 숙청은 자신의 권력은 공고히 하면서 지도부 고위 관리들의 허를 찌르려는 목적이다. 김정은 주변의 누구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인데, 이건 효과적인 권력 강화 전략이다. 하지만 주변 인물들이 정직하게 조언하기를 두렵게 느끼는 환경을 조성함으로써 결국 잘못된 결정들을 초래할 위험이 있다.

·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 김정은은 잔인성과 도발을 통해 생존하려 한다. 그는 이런 방법이 통한다고 여기겠지만 결국 실패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국, 한국, 중국이 향후 단합해 향후 북한의 도발을 억지할 경우 더욱 그럴 것이다. 하지만 세 나라가 단합하지 못할 경우 북한은 당대회 이후에도 상당히 높은 수위의 도발을 이어갈 것이다. 김정은은 경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대책을 세우지 못한 것으로 보이고 아마 결국 그렇게 할 수 없을 것이다. 게다가 최근 무기 시험에도 연이어 실패했다. 북한이 조만간 추가 핵실험을 강행할 것인지 분명치 않지만, 1월 핵실험의 실패 원인을 극복하지 못해 아직 실험을 못하고 있는 것일 수 있다. 또 북한의 과학자들이 그런 문제들을 극복하는데 얼마나 더 오랜 기간이 소요될지도 확실치 않다. 북한이 5차 핵실험을 하고 훨씬 더 큰 폭발력 실험에 성공한다면 중국이 더욱 심각한 조치를 취할 준비를 할 것이고 결국 북한 주민들에게 나쁜 결과로 이어질 것이다. 나는 김정은 체제를 역대 정권 중 가장 불안정한 권력으로 본다. 사회주의와 주체 사상 강령은 왕조 세습이 아니라 가장 능력 있는 개인에게 권력을 물려주도록 돼 있고, 김일성은 김정일을 그런 후계자로 보이도록 만들기 위해 30년을 보냈다. 하지만 김정일은 김정은으로의 세습을 준비하는데 고작 2년 밖에 시간이 없었고, 김정은이 가장 능력있는 인물이 아니라는 건 명확하다. 따라서 그는 출발부터 북한식 원칙에도 맞지 않는 인물로 비쳐지고, 이미 잔인성과 많은 실패를 통해 그런 사실을 보여줬다. 이런 상황에서 많은 북한 고위 관리들이 김정은을 제거하는 것을 북한의 이해에 부합하는 것으로 느낄 것이다. 김정은 정권을 가장 불안정하게 보는 건 이런 배경이다. 북한의 엘리트 계층은 심각한 난관에 처해있다. 한편으론 김정은과 그의 잔인성에 대해 극도의 공포심을 느끼면서도 다른 한편으론 한국으로의 탈출이나 한반도 통일을 대안으로 여기지 않는 것이다. 북한의 엘리트 계층은 결국 안전함, 권력, 지위, 영향력, 어느 정도의 재력을 누리는데, 한국은 이들이 탈북이나 평화적 통일을 지원한다 해도 그런 것들을 제공한다고 약속하지 않는다. 따라서 북한의 엘리트들은 분명히 불안감을 느끼면서도 김정은의 잔혹성에 노출될 만한 일을 저질렀다고 생각할 때까지-그 때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탈북하지 않는 게 보통이다. 북한의 엘리트들이 통일을 이득으로 느끼지 않는 한 평화적 통일은 절대 이뤄질 수 없다. 한국은 진정으로 평화통일을 원하는지 결정할 필요가 있고, 북한의 엘리트들이 탈북 혹은 통일을 통해 개인적 이득을 누릴 수 있다고 믿게끔 행동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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