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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평화봉사단 첫 베트남 파견...북한·라오스만 남아


베트남을 방문한 미국 방문단이 24일 하노이에서 평화봉사단 파견에 합의한 후 서명식을 가졌다. 왼쪽부터 데드 이시어스 베트남 주재 미국 대사, 캐롤린 헤슬러-래덜릿 미국 평화봉사단(Peace Corps) 단장,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 팜 쾅 빈 미국 주재 베트남 대사, 팜 빈 민 베트남 부총리 겸 외무장관.

베트남을 방문한 미국 방문단이 24일 하노이에서 평화봉사단 파견에 합의한 후 서명식을 가졌다. 왼쪽부터 데드 이시어스 베트남 주재 미국 대사, 캐롤린 헤슬러-래덜릿 미국 평화봉사단(Peace Corps) 단장,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 팜 쾅 빈 미국 주재 베트남 대사, 팜 빈 민 베트남 부총리 겸 외무장관.

미국이 반세기 만에 베트남에 대한 무기 금수조치를 해제하고 사상 처음으로 평화봉사단까지 파견키로 하는 등 관계가 계속 개선되고 있습니다. 특히 미 평화봉사단은 한 때 전쟁으로 얼룩졌던 두 나라 사이를 잇는 중요한 가교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베트남에 미 평화봉사단 파견이 결정되면서 이제 동아시아 취약국 가운데 봉사단이 한 번도 가지 못한 나라는 북한과 라오스 정도 뿐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 평화봉사단이 그동안 미국의 대외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쳤고 대북 지원 가능성은 어떤지 김영권 기자가 알아봤습니다.

바락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23일 쩐 다이 꽝 베트남 국가주석과 하노이에서 정상회담을 가진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미 평화봉사단을 베트남에 파견하기로 했다고 발표했습니다.

[녹취: 오바마 대통령] “I’m very pleased that for the first time the Peace Corps will come to Vietnam…”

미 평화봉사단을 사상 처음으로 베트남에 파견하게 돼 매우 기쁘며 이들의 활동을 통해 양국 관계가 더욱 돈독해지길 바란다는 겁니다.

미 평화봉사단은 자원봉사 활동이 국민의 삶에 깊이 뿌리내린 미국의 대표적인 해외 봉사 프로그램입니다.

존 에프 케네디 대통령 행정부 때인 1961년 창립된 이후 지난 55년 동안 미국인 22만 명이 전세계 141개 저개발국에서 다양한 봉사와 개발 지원활동을 펼쳤습니다.

[녹취: 미 해외봉사단 홍보 비디오 소리] “Peace Corps is a life-defining leadership experience. Volunteers live, learn, and work with community…

평화 봉사단원들은 경제가 어려운 나라의 취약 지역으로 들어가 27개월 동안 주민들과 함께 거주하며 영어 교육에서부터 농업과 보건, 환경, 개발 지원 등 다양한 봉사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미 평화봉사단은 이런 활동을 통해 수혜 국가는 번영의 기틀을 다지고 미 봉사 단원들을 다양한 체험을 통해 국제사회를 이해하는 능력과 지도력까지 키울 수 있다고 강조합니다.

게다가 평화봉사단의 활동은 미국과 수혜국과의 관계 개선에 기여하는 사례가 많아 민간 외교사절단이라고도 불립니다.

이 때문에 캐롤라인 헤슬러-레들릿 미 평화봉사단장은 23일 하노이에서 가진 회견에서 베트남 내 평화봉사단 활동이 베트남과 미국의 관계 뿐아니라 양국 국민들의 관계까지 더욱 강화하고 심화시킬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The opening of a Peace Corps program in “Vietnam further strengthens and deepens our relationship between two countries and people-to-people…”

미 평화봉사단원들이 베트남의 교원들과 학생들에게 영어 교육을 지원하며 두 나라 간 관계와 베트남의 미래를 더욱 풍요롭게 할 것이란 겁니다.

실제로 이런 평화봉사단의 활동은 장기적으로 수혜국의 번영에 기여하고 미국과의 관계에도 계속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여전히 취약국으로 남아있는 나라들도 많지만 적어도 자유시장과 무역 체제, 자유 민주주의를 적극 수용한 나라들은 대부분 비약적인 발전을 이뤘습니다.

미국인들은 그 대표적인 나라로 한국을 꼽습니다. 한국은 지난 1966년부터 1981년 까지 2천 5백 여 명의 미 젊은이들이 지방 농촌과 벽지에서 봉사활동을 펼쳤고 현재 한국은 세계 경제 10위권의 경제 대국으로 우뚝 섰습니다.

게다가 스무 살을 갓 넘긴 나이로 1975 년 부터 2년 간 충청남도 예산에서 영어 교사로 봉사했던 케서린 스티븐스는 30여년 뒤 주한 미국대사로 부임해 미-한 관계의 가교 역할을 계속했습니다.

스티븐스 전 대사는 이 때문에 ‘심은경’이란 한국이름도 갖고 있고 한국말도 잘해 재임 당시 한국인들의 사랑을 많이 받았습니다.

[녹취: 스티븐스 전 대사] “자주 방문해 주시고 댓 글도 많이 달아 주세요 (중략) 제가 70년대 묵었던 한국 우리 하숙집 아줌마도 이 것을 잘 하셨었어요…”

그런가 하면 역시 주한 미국대사와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를 지낸 크리스토퍼 힐 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담 차관보는 1974년부터 2년 간 아프리카 카메룬에서 역시 평화봉사단원으로 활동했었습니다.

한국은 이런 국내 안팎의 부단한 노력과 지원으로 산업화와 민주화 발전을 동시에 이뤘고 지금은 한국 정부가 미 평화봉사단과 비슷한 ‘월드 프랜즈 코리아’(WFK)를 설립해 세계 100여개 나라에서 나눔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이달 초 퇴임한 김영목 한국 국제협력단(KOICA) 이사장은 지난해 ‘VOA’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이 공여국으로 돌아선 이후 100만 명이 넘는 취약국 주민들의 빈곤 탈출을 도왔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김영목 이사장] “한국의 2015년도 전체 대외원조 예상 규모는 22억 달러 규모고 저희가 6억에서 7억불 정도 규모의 펀드를 운용하고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또 5천 명 정도 규모의 해외연수생, 공무원, 젊은 프로페셔널들을 초청해서 공부시키고 있고 또 똑 같은 숫자의 한국 전문가와 자원봉사자들이 100개 나라에 나가서 그들을 돕고 있습니다.”

김 전 이사장은 특히 이런 다양한 해외 지원과 봉사 활동 경험이 미래 북한의 재건에도 큰 기여를 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김영목 이사장] “저희들이 많은 국가의 보건 시스템, 교육 시스템, 환경 개선, 그리고 질병 구제..이런 것들을 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경험이 북한을 부흥하는데, 북한을 재건하고 회복시키는 데도 유용하게 사용하게 될 것이라고 믿습니다.”

하지만 미국의 평화봉사단과 한국의 월드프랜즈코리아(WFK)의 지원 대상에 북한은 계속 사각지대로 남아 있습니다.

북한 정권의 핵무기 개발과 도발, 세계 최악의 인권 유린 문제가 대외 관계 개선의 발목을 잡아 봉사단이 북한 주민들을 도울 수 있는 길도 가로막고 있는 겁니다.

미국과 한국정부는 대신 한국에 정착한 2만 8천 명의 탈북민들에게 다양한 지원과 함께 봉사 활동도 하고 있습니다.

주한 미국대사관 직원들과 일부 주한 미군들은 특히 개인의 시간을 들여 한국 내 탈북 청소년과 청년들에게 정기적으로 영어를 무료로 가르치고 있습니다.

이런 수혜를 받은 뒤 한국에서 다양한 자원봉사 활동을 펼치고 있는 탈북 대학생 지철호 씨는 24일 ‘VOA’에 나눔이 주는 기쁨이 매우 크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지철호 씨] “내가 열심히 일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내가 이런 사람들과 함께 사회에 내가 할 수 있는 부분들을 이렇게 봉사하는 게 또 다른 살기 좋은 환경을 만들 수 있구나 라는 것을 알게되어 계속 봉사하고 있죠. 일방적으로 주고 받는 게 아니라 사회란 게 이렇게 주고 받으면서 누군가가 능력이 되는 사람이 나를 도우면 나도 나보다 어려운 사람들을 돕고 이런 써클 같은 시스템 같아요”

북한인권단체 ‘나우’의 해외협력팀장으로도 활동하고 있는 지 씨는 그러나 한국에 처음 왔을 때 ‘자원봉사’란 말 자체가 이해가 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지철호 씨] “자원봉사란 말을 처음 들었을 때 자본주의 국가에서도 공짜로 일하는 사람들이 있구나란 생각을 하게 됐거든요. 자본주이란 것은 내가 노동력을 제공한 것만큼 돈으로 받는 거잖아요. 우리가 어렸을 때 북한에서 배울 때는 노동자와 자본가의 대립과 갈등에 대해 많이 배웠는데 한국에 와 보니까 기업가들이라고 해서 우리가 배운 사람들이 있는 게 아니었고 오히려 그런 사람들이 남을 도우려는 모습들 보면서 북한에서 배웠던 게 많이 깨졌죠. 그런 프레임이. 북한은 이런 게 이상하죠. 왜냐하면 정부가 시키는 일만 해도 시간이 부족하고 나머지 시간에 가족들 먹여 살려야 하니까 하지만 한국은 그런 먹는 것에 대해 해방됐으니까 북한의 개념하고 다를 것 같아요”

지 씨는 특히 북한과 한국 사이에 큰 차이점은 강제적 환경과 자율적 환경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지철호 씨] “자원봉사라면 북한은 일단 동원을 많이 생각하죠. 근데 동원은 말 그대로 시켜서 하다 보니 진정성이 우러나는 게 아니고 마지못해 하는 경향이 있는데 한국의 자원봉사는 동원시키지 않고 스스로 한다는데 놀랐었고요. 개인적으로 하고 싶어서 하는 거기 때문에 받는 사람이나 봉사하는 사람이나 다 기쁜 마음으로 하는 환경들. 그런 게 북한과 많이 다르죠.”

미국의 평화봉사단이 베트남에 사상 처음으로 들어가게 되면서 이제 동아시아 취약국 가운데 봉사단이 한번도 들어가지 않은 나라는 북한과 라오스 정도뿐입니다.

미 평화봉사단은 동아시아에서 과거 한국과 인도 등 7개국에서 지원 활동을 했고 현재는 미얀마와 캄보디아, 네팔 등 9개국에서 봉사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미국과 한국 정부는 모두 북한의 비핵화와 인권 개선을 통해 관계 정상화가 이뤄지면 다양한 지원을 통해 북한의 발전을 돕겠다는 의지를 계속 밝히고 있습니다.

VOA뉴스 김영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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