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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언론 '북한서 태양열 에너지 인기...10만 가구 사용'


독일의 구호단체 '카리타스 독일'이 북한 원산 결핵 병원에 지은 태양열 온실. 사진 출처= 카리타스 독일 홈페이지.
독일의 구호단체 '카리타스 독일'이 북한 원산 결핵 병원에 지은 태양열 온실. 사진 출처= 카리타스 독일 홈페이지.

북한의 전력난은 하루이틀된 얘기가 아닌데요. 심각한 전력난을 해결하기 위해 태양열 전지판을 설치하는 주민들이 늘고 있다고 평양을 방문한 미 언론이 전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 ‘LA 타임스’ 신문은 23일 북한에서 태양열 전지판(패널)이 전력용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신문은 평양 현지 취재와 전문가들을 인용해 북한 정부가 전력난 해소 차원에서 태양열 등 대체 에너지 사용을 강조하고 중국산 수입품도 급증하면서 태양광 전지판을 사용하는 가구들이 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평양 보통강정보기술센터 매장에서는 중국에서 수입한 50와트급 태양광 전지판이 미화 35달러, 200와트급 24볼트 전지판은 160달러에 판매되고 있다는 겁니다.

이 매장 관계자는 신문에 한 달에 전지판 150개 정도가 팔리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정부가 자연에너지 사용을 우선적으로 장려하면서 판매가 활기를 띠고 있고 가정들이 먼저 이를 선호하지만 지금은 공장과 사업소들도 전지판을 구입하고 있다는 겁니다.

실제로 ‘노동신문’ 등 북한 관영언론들은 지난해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풍력, 지열, 태양열을 비롯한 자연 에네르기(에너지)를 이용해 전력을 더 많이 생산해야 한다”고 말했다며 이를 적극 독려하고 있습니다.

‘로이터’ 통신은 지난해 4월 북한 전문 여행사 관계자를 인용해 평양 가정집 창문 쪽에 배치한 태양광 전지판이 전년보다 3배 정도 늘었다고 전했었습니다.

‘LA타임스’ 신문은 태양광 전지판이 일반 주민들의 삶에 상당한 영향을 주고 있다며, 손전화기 충전이나 컴퓨터 또는 DVD 기기 사용, 야간 전등용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적은 용량 때문에 공장이나 사업소 전력을 공급하기에는 적합하지 않지만 가정에는 아주 훌륭한 전력 수단이 되고 있다는 겁니다.

특히 겨울에 수력발전소 가동이 멈추거나 가뭄으로 에너지 부족을 겪을 때 태양광 에너지가 매우 유용한 대체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한국의 김흥광 NK지식인연대 대표는 23일 ‘VOA’에 태양광 전지판은 요즘 북한 주민들이 가장 갖고 싶어하는 제품 가운데 하나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김흥광 대표] “그게 북한 주민들의 요즘 로망이죠. 텔레비전도 중요하지만 불을 보고 살아야 하니까. 또 휴대폰도 충전해야 되지 않겠습니까? 그러니까 돈만 생기면 그 것 (태양광 전지판)부터 놓자는 거죠.”

북한의 에너지 상황을 연구하는 일부 서방 전문가들은 신문에 2014년말 기준으로 10만 가구 태양광 전지판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하지만 이는 수력과 화력 에너지가 대부분인 북한의 전체 전력 상황에서는 0.1%에 불과한 것이라고 한 전문가는 지적했습니다.

특히 위성사진을 통해 일부 농장과 군 시설, 라선의 카지노 등지에서 수백 개의 태양광 전지판이 설치된 모습들이 포착됐지만 규모와 용량은 여전히 작다는 겁니다.

‘LA 타임스’는 인구 2백만 명이 사는 서부 캘리포니아 주 리버사이드 카운티에 설치된 태양광 전지판(Desert Sunlight Solar Farm)의 용량이 550메가와트로 북한 전체의 36배에 달한다며, 북한의 시장 규모는 여전히 적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런 제한적인 태양광 에너지가 북한 사회 전체의 고질적인 전력난을 해결할 수는 없다는 겁니다.

신문은 한국에 이런 북한의 전력난 해결을 지원하려는 사람들이 있지만 북한의 핵문제 해결과 북한 고위관리들의 정치적 결단이 있어야 진전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하지만 김흥광 NK지식인연대 대표는 전기를 자급자족하는 주민들이 늘고 있다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김흥광 대표] “이제는 식량 뿐아니라 전기까지도 주민들이 정부에 손을 안 벌리고 자급자족하기 시작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김 대표는 북한에서 가장 심각한 문제는 식량과 전력인데 두 분야 모두 주민들의 정부 의존도가 크게 줄고 있다며 남은 것은 교육 분야 정도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는 주민들에 대한 정부의 영향력 감소 뿐아니라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가 앞으로 주민이 아닌 북한의 기관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다는 논리를 뒷받침하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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