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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잉원 타이완 신임 총통


차이잉원 타이완 신임 총통이 지난 20일 취임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차이잉원 타이완 신임 총통이 지난 20일 취임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뉴스의 배경과 관련 용어를 설명해드리는 뉴스 따라잡기 시간입니다. 지난 1월 타이완 총통 선거에서 승리한 차이잉원 당선자가 5월 20일 공식 취임식을 가졌습니다. 이로써 타이완 역사상 최초의 여성 총통이 탄생했는데요. 하지만 미국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나 미얀마의 민주화 운동가인 아웅산 수치 여사 같은 다른 여성 지도자들과는 달리 차이잉원 총통에 대해서는 국제사회에 별로 알려진 것이 없습니다. 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차이잉원 타이완 신임 총통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박영서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녹취: 차이잉원 총통 선거 당선 현장음]

지난 1월 16일 타이완 총통 선거에서 ‘민주진보당’, 약칭 '민진당'의 차이잉원 후보가 집권 국민당 후보에게 압승을 거두면서 8년 만에 정권교체에 성공했습니다. 차이잉원 타이완 신임 총통은 타이완 최초의 여성 총통이라는 수식어 말고도, 최초의 미혼 총통, 최초의 소수민족 출신 총통이라는 수식어도 갖고 있습니다.

“9남매의 막내, 유복했던 유년시절”

차이잉원 타이완 신임 총통은 1956년생으로 올해 만으로 59살입니다. 타이완 수도 타이페이에서 태어났는데요. 한족의 일파지만 타이완 원주민의 피가 섞여 있습니다.

정치인 아버지를 두었던 한국의 박근혜 대통령이나 미얀마의 아웅산 수치 여사와는 달리 차이잉원 총통의 집안은 정치와는 전혀 관계가 없었습니다. 차이잉원 총통의 아버지는 자동차 수리업으로 시작해 나중에는 부동산과 건설, 호텔업 등으로 큰 부를 거머쥔 사업가였고요. 그 덕분에 차이잉원 총통은 경제적으로 윤택하게 지낼 수 있었다고 합니다.

차이잉원 총통의 부친은 4명의 부인에게서 9명의 자녀를 두었는데요. 일설에는 부인이 5명에 자녀가 11명이라는 주장도 있습니다. 차이잉원 총통은 넷째 부인에게서 난 막내였습니다.

차이잉원 총통이 2011년에 낸 자서전이 한국에서는 “보통 사람의 특별한 인생”이라는 제목으로 발간됐는데요. 이 책에서 차이잉원 총통은 어릴 때 혼자 있기를 좋아하고, 책 읽기는 좋아했지만, 성적은 썩 좋지 않아 부모님을 걱정하게 만든 아이였다고 자신을 회고했습니다. 하지만 이복 언니와 오빠들을 본보기 삼아 열심히 공부해 국립 타이완대학교 법학과에 진학할 수 있었고요. 졸업 후에는 미국의 명문대학인 코넬대학교 법률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영국 런던 정치경제대학교에서는 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27살에 타이완 대학교에 최연소 교수로 부임해 학자의 길을 걷게 됩니다.

“학자에서 정치인으로 변신”

차이잉원 총통은 한 번도 자신이 정치인이 되리라고는 생각한 적이 없다고 합니다. 차이잉원 총통은 교수로 재직하면서 타이완 행정원 국제경제부처의 법률 자문을 맡았습니다. 당시 타이완은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을 준비 중이었는데요. 차이 총통의 전공이 법학과 국제무역이었기 때문에 바로 적임자였던 거죠. 이 협상에서 차이 총통은 좋은 성과를 거두고요. 일약 타이완 정계에서 주목받는 인사가 됩니다.

그리고 2000년, 천수이벤 총통 정권에서 대륙위원회의 주임위원으로 발탁됩니다. 이 대륙위원회는 양안 관계의 핵심 업무를 담당하는 부서로, 주임 위원은 장관급에 해당합니다. 이후 차이 총통은 2004년 민주진보당에 정식 입당해 본격적인 정치 행보를 걷는데요. 부총리급에 해당하는 행정원 부원장을 역임하는가 하면 두 번이나 민진당의 주석으로 선출되기도 합니다. 2012년에는 민진당의 후보로 총통 선거에 참여했는데 졌고요. 하지만 2016년 1월 다시 도전해 마침내 타이완 역사상 첫 여성 총통이라는 쾌거를 이룩합니다.

“동성 간 결혼과 여권 신장 지지하는 진보 정치인”

차이잉원 총통은 평소 화장을 거의 하지 않고, 단발머리에 안경을 쓰고 다닙니다. 한국 드라마와 고양이, 만화를 아주 좋아한다고 하는데요. 60이 다 되도록 결혼을 하지 않아 일각에서는 동성애자가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하는데요. 하지만 사귀던 사람이 교통사고로 사망한 뒤 특별히 연애할 만한 기회가 없었다는 설명입니다.

본인은 동성애자가 아니라고 부인했지만, 차이잉원 총통은 동성 간 결혼을 적극 지지하고 있습니다. 모든 사람은 동등하고 자유롭게 사랑과 행복을 추구할 권리가 있다는 입장인데요. 사실 타이완은 동성애자들의 권리에 대해 아시아권에서는 가장 진보적인 정책을 갖고 있습니다. 차이 총통은 또 ‘성 평등 고용법안’을 적극 지지하는 등 여권 신장 역시 강력히 추진하고 있습니다. 한편 타이완은 현재 극심한 취업난과 함께 몇 년째 저조한 경제 성장률을 보이고 있는데요. 차이 총통은 최우선 과제의 하나로 타이완의 경제 회복을 꼽고 있습니다.

“대중국 외교 정책”

[녹취: 차이잉원 총통 취임식]

지난 5월 20일 차이잉원 총통이 공식 취임식을 갖고 제14대 타이완 총통 자리에 오르자, 차이 총통이 이날 취임사에서 중국과 타이완 관계에 관해 어떤 발언을 할지가 초미의 관심사였습니다. 차이 총통이 속해 있는 민진당이 원래 타이완 독립 성향이 강한 데다가, 이날 차이 총통의 대중 관계 발언이 앞으로 4년간의 양안 관계를 전망할 잣대가 될 수 있기 때문이었죠.

하지만 이날 차이 총통은 중국이 주장하는 ‘하나의 중국’ 원칙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고요. 다만 “1992년 양안 대표가 대화와 협상을 통해 합의를 이뤘고 나는 이러한 역사적 사실을 존중한다” 고 말했는데요. 전문가들은 이 같은 발언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표방한 이른바 ‘92 공통인식’, 그러니까 92년에 합의한 ‘92공식’을 존중하라는 중국 측의 요구와 타이완의 독립을 요구하는 국내 목소리를 모두 고려한 발언으로, 차이 총통이 다소 온건한 양안 정책 노선을 천명한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녹취: 중국 외교부 화춘잉 대변인]

하지만 현재 중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또다시 강조하면서 만약 타이완의 독립 움직임이 가시화되면 그동안의 노력이 수포가 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고요. 반면 타이완에서는 정권 교체와 함께 타이완 독립에 대한 기대감과 여론의 지지가 고조되는 상황이라 양안 관계는 한동안 안개 정국이 될 전망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차이잉원 타이완 신임 총통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지금까지 박영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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